[보고] malloc 님의 햄버거 만들기 실행 후기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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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앙님여러분.

클리앙에서 10년(?) 쯤 눈팅만 하다가 이번 사태로 다모앙으로 옮겨온 뉴비 아니고 올드비도 아닌 회원입니다.

평소에 한달에 한번 정도 주말엔 아이들에게 요리(?를 해주곤 하는데, 지금까지는 주로 유튜브 만을 참고해서

만들어 주곤 했었습니다.

진짜 맛이 있었던 경우도 있었고, 저 조차 도저히 무슨 맛인지 알 수 없는, 시간과 돈과 노력만 들이고 실패한

경우도 있었지만, 그래도 보통은 먹을만 했기에 나름 자신감(?) 뿜뿜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얼마전 4/26 에 molloc 님이 올려주신 햄버거 만들기(https://damoang.net/lecture/970) 를 보았고,

어린이날이 코앞이니 한번 만들어 볼까? 하고는(속으론 가슴을 내밀며 "햄버거~~~ 풉! 나 부타노 가쿠니도,

만화 고기도 성공한 사람이야!") 강좌를 두어번 정독하고, 때마침 유튜브에 올라온 1분요리 뚝딱이형의 햄버거

강좌도 보면서 칼을(아니 카드를 갈아) 재료를 준비 했습니다.

물론 귀찮은건 딱 질색이니 아내님에게 재료 리스트를 보내고, 집에 없는 건 주문 좀 해주십사 부탁드렸지요.

그리고....드디어 만들었습니다.


자~ 함께 보시죠~! (육식맨버전)

(사진 잘찍어준 딸랑구 고맙다..ㅠㅜ)


고기는 아내님이 시켜준 (무려 호주청정육 냉장ㅋ) 앞다리살과 모듬고기, 버거번은 수제냉동, 감자칩은 냉동을

오븐에 굽고 콜라는 제로콜라(당은 무서우니까) 입니다.

재료 준비까지는 좀 귀찮긴 하지만 원래 모든 요리의 재료 손질은 귀찮은 법이니까 라며 넘어 갔는데...


패티를 만들 때였습니다.

molloc 님의 강좌도 좋지만, 구우며 양념을 하는건 제가 손발이 느린 관계로(네...저 몸치에 느릿느릿 느려요.)

뚝딱이형 영상에 미리 패티를 치댈때 간을 하니까 이 방법을 활용하여 패티를 치대기 전에 소금과 후추를 넣어

고기를 조물딱 조물딱(아...왠지 느낌이...찰지다...) 치대고 나서 둥글게 한개씩 한개씩 모양을 잡았습니다.

원래 음식은 한번 할 때 많이 해야 더 맛이 난다는 경험+뇌피셜로 고기 1.5kg 를 사용하여 패티를 만들었는데

여기서 결정적인 실수를 합니다. 요새 노안이 심해져서 그런지 침침한 눈으로 봐서 그런지 어느새

야구공만한..(이때 깨달았어야 했는데...흑...) 10개의 고기 덩어리가 눈알을 굴리며 저를 바라보고 있더군요.

뚝딱이형은 100g 이라 했으니 15개나 나와야 하는데 좀 커 보이지만 고기는 자고로 입안 가득히 먹어야 맛나!

molloc 님은 100+100 이라 하셨으니 상관없겠지. 그리고 머 이거 눌러주면 얇아지잖아~ 생각하며, 

무쇠팬을 달군 뒤, 고기를 올렸습니다. 치지지직~!! 파파파팍~!! 사방으로 튀는 기름~! 향긋~한 고기 냄세!

마땅히 누를 만한게 안보여서 문득 생각난 포테이토 매셔를 사용해 고기를 누릅니다.

(매쉬드 포테이토 만들때 사용하는 이거랑 비슷하게 생긴 놈입니다.)


어....그런데 고기가 자꾸...네모나게 눌러집니다(?), 모양을 잡으려 해도 자꾸 네모나게 변합니다.(?) 지가 다 구워

지고 나면 식빵 사이에 들어갈 줄 아나 봅니다.(?), 중간중간 빈틈으로 고기가 올라오며 빨래판 같아 보입니다.

(?), 어느정도 누르고 나면 누르는 면보다 고기가 커서 균일하게 눌러지지 않게 됩니다.(?)

점점 이렇게 변해갑니다.(?)


망했습니다.(ㅠㅜ) 

(요거보단 조금 낫습니다. 덜 길쭉하고...음...두께는 이 빨래판이 더 균일해 보이네요...먹음직스러움도..ㅜㅠ) 

무엇보다...한번에 두개의 패티를 동시에 구워야 하는데, 한개만 눌러도 후라이팬이 꽉 찹니다(?)

전략을 수정해 한번에 하나씩만 굽기로 합니다. 어차피 고기는 굽고 나면 잠시 레스팅 해야 더 맛나니까 라고

변명을 생각해 둡니다. 

그런데 두장을 굽고, 다시 버거번을 굽고 하면 왠지 첫번째 패티는 너무 차갑게 식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그래서 급히 남은 후라이팬 구석에서 버거번도 패티 하나와 함께 굽자 생각하고 실행하려 합니다.

버거번이 안보입니다. @#$@#! 버거번이 아직도 냉동실에서 크라이오테라피 중입니다.

운송은 쿠팡기사님이 해주셨는데 지가 멀 했다고 아직도 회복중인건지요..ㅠㅜ

급히 꺼내서 다닥다닥 붙어 있는 녀석들을 떼어 놓고 버거번 중간에 칼을 넣어 자르기 시작합니다.

취지지직~!! 파밧 파밧...기름이 온 천지에 튀고 있고, 고기 색이 점점 흑형을 닮아 가는 모습이 곁눈에 보여

마음이 급합니다.~ 어서 잘라야돼 어서~~슥삭슥삭.....이런..

(그래도 이정도는 아니었으니 다행이랄까요ㅜㅠ)


어찌어찌 팬에 버터를 넣고 그 위에 버거번을 올려 굽는데 패티가 옆에서 구워지며 엄청난 기름을 버거번에

튀기고 있지만, 난 노안이 있어 저 버거번에 튀는 기름은 안보이고, 그러니 모르는 일이라고 애써 외면합니다.

그렇게 패티1번에 슬라이스 치즈를 올려 마저굽고, 버거번 밑장을 굽고, 다 구워진 패티에게 휴식시간을 주고,

구워진 버거번에 양상추와 잡다한 풀을 올리고, 앗 깜박했다 소스 발라야지, 다시 야채를 들어내고, 소스를

바르고 야채를 올리고, 패티2번을 굽고, 옆에 버터를 올리고 버거번 뚜껑을 올려 굽고, 패티2번에

슬라이스 치즈를 올리고, 아~~~!$$$@!#(햄버거나 이렇게 어려운 음식이었다니..버거킹 너네들 정말......)

두번째 패티2번과 버거번이 다 구워진 뒤 조립한 모습

드디어 1번 버거를 완성!! 이미 오버쿡 된 감자칩을 오븐에서 꺼내어

접시에 담고, 그 옆에 버거를 올려 사랑하는 따님에게 조공합니다.


냐냐냐!! 언넝 앉아 언넝 먹어! 지금이야 지금! 지금 먹어야 해!.

아참! 딸랑구 사진! 사진 찍어줘 사진! 아 콜라 줄께 콜라!

pepsi 싫은데....제로야 먹어~! 자꾸 그럼 수돗물 준다! 

아빠 이거 어떻게 먹어? 높이가 내 팔뚝 만한데? 아 몰라 걍 위에서 콱 눌러! ......칼 주세요.

칼은 무슨! 햄버거는 무조건 꽉 눌러서 한입씩 베어 먹는거야. 칼로 잘라 먹는 건 햄버거가 아냐!


네...이렇게 세번 했습니다.

계산해 보니...일인당 소고기 300g 이 들어간 햄버거를 먹은 셈이군요.

다들 먹고 나선 숨도 못쉬겠다 합니다.


하지만 맛있다며 다음에 또 해달라는 딸랑구와 아드님의 말씀에 기분이 조아집니다.

캬~ 이맛에 음식하는 거죠~!!


(오후 4시에 이걸 하나씩 먹은 가족들은 그날 잘때까지 아무것도 못 먹었습니다.)


팁-1. 고기간은 미리 해놓는거 나쁘지 않습니다.

팁-2. 파인애플 넣은거 다들 좋아했습니다.

팁-3. 패티 무게는 반드시 계량하세요. ㅠㅜ 골프공에 1.5배 정도 크기가 맞는 양이 아닐까 예상합니다.


다시한번 molloc 님께 감사 드리며, 전국의 모든 수제햄버거집 사장님들 존경합니다.~!


이상 보고를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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