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중년에 레고를?] 루크 스카이워커 헬멧(레고 #75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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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중년에 레고를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머리에 떠올랐던 것이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입니다. 물론 밀레니엄 팔콘(#75192)이나 X-윙 스타파이터(#75355) 등이 눈에 어른거렸지만, 가격을 떠나서 난이도를 생각하면 아직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레고 공식 홈페이지를 둘러보다 발견한 것이 ‘루크 스카이워커 헬멧’입니다. 어릴 적 봤던 ‘스타워즈 에피소드 4, 새로운 희망’에서 마지막에 반란군 전투기가 제국의 데스스타를 파괴하는 장면은 아직도 잊히지 않습니다. 특히 당시에도 헬멧이 매우 인상적이었기에 주저 없이 구매했습니다. 물론 40% 세일하는 것도 한몫했습니다. 그렇게 내 돈 주고 산 첫 레고였습니다.
조각 수가 675개에 불과해 아무리 노안이라도 2~3시간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후에 벌어진 일은 상상을 못 하긴 했죠. 출근을 앞둔 일요일 저녁이었습니다. 야심 차게 조립을 시작합니다. 저녁 먹고 7시쯤 시작했으니, 아무리 늦어도 10시쯤에 끝날 것으로 예상합니다. 이후 몇 번을 걸쳐 깊은 빡침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50% 정도 진도가 나갈 때쯤 작은 부품 조각 2개가 보이지 않습니다. 보통 여분이 있으면 있지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없습니다. ‘레고의 품질 관리가 허술하지 않을텐데…’ 생각하며 30분 넘게 헤맵니다. 반 포기할 쯤, 문뜩 쓰레기통에 버린 부품을 담았던 비닐봉지를 생각합니다. 꾸겨진 비닐 끝 모서리에 그렇게 찾았던 부품 조각 2개가 보입니다. 하아~!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하지만 시간은 밤 10시를 넘어갑니다.
다시 순조롭게 조립합니다. 90% 정도 진도가 나갔습니다. 시간은 자정을 향해 갑니다. 사진을 보면 이마와 뒤통수 쪽을 연결하는 양쪽의 노란색 줄이 있습니다. 이게 자꾸 빠집니다. 몇 번을 시도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줄을 헬멧 뒤통수 윤곽에 맞게 최대한 구부린 후 초집중하여 넣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할 일인가, 난 손재주가 없는건가… 약간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최종적으로 원통 형태의 각 부분(양쪽 귀)을 조립합니다. 이게 노안인 제게 치명적입니다. 레고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귀를 잘 못 맞춰서 이 역시 고군분투합니다. 그렇게 7시간에 걸쳐서 완성했습니다(휴식시간 포함).
어느덧 시간은 새벽 2시입니다. 내일, 아니 오늘 출근이 살짝 걱정됩니다. 그래도 최종 모습을 보니 뿌듯했습니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스스로 위안했습니다.
포기남님의 댓글
다음에 도전하실 제품은.. 다스베이더의 헬멧입니다. 허허.
https://www.lego.com/ko-kr/product/darth-vader-helmet-75304 (제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