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노벨상 받은 베이커 교수, 코브라 독 해독제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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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노벨상 받은 베이커 교수, 코브라 독 해독제 개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단백질 설계 연구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데이비드 베이커 워싱턴대 교수팀이 치명적인 독사인 코브라의 독을 중화하는 해독제를 개발했다.
베이커 교수팀은 덴마크 공과대 연구팀과 함께 코브라 독을 중화시키는 단백질을 AI로 설계해 만들고 연구결과를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공개했다. AI로 만든 해독제는 기존 해독제보다 안전하고 생산 비용이 저렴해 독사 피해가 많은 아프리카, 아시아 등 취약 지역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023년 세계보건기구(WHO) 발표에 따르면 해마다 180~270만명의 사람들이 독사에 물려 약 10만명이 사망한다. 사망자보다 약 3배 많은 사람들은 영구적인 장애를 입는다. 독사의 독은 주로 신경계와 세포에 작용해 마비와 호흡장애, 출혈장애 등을 일으켜 사지 절단 등 영구적인 신체 손상을 유발한다.
독사 물림 피해는 농업 종사자와 어린이에게 가장 위험하고 특히 보건·의료 시스템이 부족한 아프리카나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지역 저소득층이 취약하다.
현재 독사의 독을 해독하는 유일한 치료법은 해당 독에 면역이 있는 동물의 혈장에서 추출한 항체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혈장 추출 항체 해독제는 제조 비용이 많이 들고 코브라 등 일부 독사의 독에는 효능이 제한적이다.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독소는 뱀의 종류에 따라 다양하기 때문에 각 지역에 맞는 해독제와 치료법 연구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코브라의 독처럼 인간 면역 체계를 우회해 혈장 추출 방식 해독제가 잘 듣지 않는 '세손가락독소(3FTx, Three-finger toxins)' 계열 독소와 결합해 중화하는 단백질을 설계했다. 이 단백질은 열 안정성, 독소와의 높은 결합력 등을 보였다.
쥐 실험으로 연구팀이 개발한 단백질의 해독 성능도 테스트했다. 그 결과 치사량의 3FTx 계열 독소 3종류로부터 쥐의 생존율은 80~100%까지 확보됐다.
크기가 작은 AI 설계 단백질은 조직에 더 잘 침투해 기존 해독제보다 독소 중화 효과가 더 컸다. 또 개발 시간이 짧고 미생물을 사용해 제조할 수 있어 생산 비용도 저렴하다. 베이커 교수는 "설계 소프트웨어가 워낙 좋아져서 몇 가지 분자만 테스트하면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된 단백질은 새로운 치료법으로 승인될 때까지 기존 치료법 효과를 개선하는 보조제나 강화제로 쓰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구팀은 "AI 단백질 설계는 유해 단백질을 중화시키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독사 물림 치료 외에 잘 연구되지 않은 열대성 질병에 대한 치료제 개발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86-024-0839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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