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니스의 상인(2004)」 재미있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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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여름밤의 꿈』 말곤 셰익스피어의 책, 엄밀하게 말하자면 그의 극본을 책으로 편집한 것을 읽어 본 적이 없습니당. 그 작품 말곤... 셰익스피어에 관한 기억이라곤. 독서에 관한 강연에서 연사 분이 『줄리우스 시저』를 변주하신 겁니당. 본작에 등장하는 카이사르의 장례식 장면 중 브루투스와 안토니우스의 연설을 활용해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꾸민 게... 기억이 나네영. 여하튼 저는 소양이 부족해 『한여름밤의 꿈』을 통해서는 셰익스피어 작품의 재미를 느낄 수 없었고, 그래서 셰익스피어를 일방적으로 경원시하며 세월을 보냈졍. 그런데 유료 팟캐스트 방송 「월간 김어준」을 통해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듣고 나니, 셰익스피어의 작품에 관해 다시 흥미가 동하게 되었습니당.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책으로 읽어 볼까 영화로 볼까 고민하던 차에, 마침 「월간 김어준」에서 마이클 래드포드 감독의 2004년 작 「베니스의 상인」이 언급되서 이 작품을 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당. 그리고 유튜브 영화보다 DVD가 싸기에 DVD로 보게 되었지용.
다 본 후 제가 느낀 점은 고전적이지만 여전히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점입니당. 연출은 연극을 고려해서 상당히 정적인 장면 구성이 많습니다만, 흥미로운 점을 잘 조명하고 관객으로 하여금 이야기에 집중하게 해 줍니당. 그리고 그렇게 관객의 눈에 들어 온 셰익스피어의 이야기는 현대에도 강한 '소구력'을 갖습니당. 그 소구의 좋은 점은 생각을 하게 해 준다는 점이졍.
한 파운드의 살은 가져 가도 좋지만 피를 가져 가지 말라는 건 코셔 식으로 고기에서 피를 빼고 먹어야 하는 유대인인 샤일록에 대한 일종의 인종 차별을 담고 있다는 생각. 안토니오는 '좋은' 기독교인으로서 성경에 반해 대부업을 하는 유대인을 멸시하면서도 동시에 그 파멸까지는 바라지 않는 자비를 찾춘 자이지만, 베사니오에게는 주체하지 못할 정도의 헌신적인 '사랑'을 보여 주는 입체적인 인물이라는 생각. 샤일록의 딸 제시카가 제노바로 사랑의 도피를 해서 아내의 터키석 반지를 원숭이에 넘겼다는 게 완전 거짓이라는 점을 보여 주며, 중세나 현대나 오정보의 폐해는 심각하다는 생각 등등을 하게 해 주더군영.
여하튼 저는 본작을 보고 본래 연극으로 나온 작품을 책이라는 매체로 보는 것도 재미있지만, 영화라는 매체로 보는 것도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당. 여러분께서 이번 설 연휴 동안 책으로 이미 알고 있던 작품을 다른 매체와 문화 형식을 통해 즐겨 보시길 권하고 싶네영.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공, 즐거운 설 연휴 되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