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아메리칸 프로메테우스 - 제 2의 불을 인류에게 건내준 한 남자의 일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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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5.27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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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9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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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개봉한 영화 오펜하이머를 구입해서, 올해 들어 겨우 다 읽었네요. 틈틈히 회사 출근때마다 읽었더니 어느새 1천 페이지 넘는 책을 끝마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많은 페이지 량에도 불구하고 지루함이 전혀 들지 않은 책이었네요.

그만큼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파란만장한 인생사는 여느 창작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서 그런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펜하이머 주변의 그 수 많은 유명 과학자들의 이름이 페이지를 가득 채운 데에 감탄이 들기도 했습니다. 50~60년대까지 여전히 정정한 아인슈타인이야 그렇다 쳐도, 현대 컴퓨터 공학의 아버지인 필립 노이만이나, 보든 교수에, 로렌츠 박사. 로스 앨라모스의 당시 젊은 과학자인 리차드 파인만까지.

대체 저 시대, 20세기초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덕에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여러 과학 기술과 편의가 있기도 하지요.

책의 초반인 오펜하이머의 어린 학생 시절은 그의 날카롭지만 예민한 성격 형성 과정을 보여줍니다. 게다가, 흔히 말하는 똥손이다 보니 당시 주류인 실험 물리학에서 꽤 고생을 하면서, 그런 내성적인 성격이 더욱더 심화 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말년에 메카시 광품때 보안 청문회에서 보여준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태도도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기인했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자칫 연약해 보이는 인물이 로스 앨라모스에 세적인 과학자들을 모아 핵폭탄을 개발했다는 건 어찌 보면 참 놀랍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이 책에서 그의 성장 과정을 짚어 가다 보면, 그의 정치적인 스탠스와 인생관등이 어떻게 그 여정까지 가게 되었는지 서서히 빌드업해 가듯이 설명해 줍니다.

핵폭탄 개발 부분은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는 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많은 과학적인 난관에 붙이칠때마다 좌절과 해결, 반목과 타협의 장면들이 나오는데요. 그 보다는 당시 책임자였던 그로브스 장군과 참여 과학자들간의 기 싸움이 잔재미를 주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이 당시 오펜하이머는 스머프 마을처럼 지적 호기심과 활력이 넘치는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이상향적인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책 곳곳에서 그는 로스 앨라모스에서 일종의 시장처럼 활동했던것으로 보입니다.

드디어 핵폭탄 실험 성공 이후의 삶은 한동안 그에게 명성을 안겨주었지만, 이내 스트라우스라는 정적을 비롯해서 메카시즘이라는 광기의 시대에 아스라져 버리고 맙니다. 마치, 인간에게 불이라는 선물을 안겨준 프로메테우스가 그 죄에 대한 벌로 바위에 묶여서 독수리에 간을 쪼이는 형벌을 받는 것처럼 말이지요.

이 책의 제목은 바로 그런 점에서 적절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인슈타인은 '조국을 사랑한 오펜하이머에게 미국은 고작 이런 처우를 하는가?'라고 한탄하기까지 하니까요.

하지만, 모든 것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프로메테우스의 형벌도 끝이 납니다. 그리스의 프로메테우스도 헤라클레스에 의해 구해지듯이, 오펜하이머 역시 시간과 역사의 인식, 그의 친구들에 의해 말년에 명예를 회복하게 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의 마음의 상처가 완전히 아문 것은 아니지만요.

후반부는 입맛이 씁쓸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역사에서 그의 업적이 여전히 살아 숨쉬듯이 남아 있는 걸 보면, 꼭 그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유지할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까지 매력적인 경우는 매우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렇기에 오펜하이머라는 인물이 꽤 오랫동안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댓글 4

누가늦으래요님의 댓글

작성자 누가늦으래요 (122.♡.0.202)
작성일 05.27 18:13
종이책 1152쪽 45,000원 (전자책 36,000원)인 책을 다 읽으시다니, 대단한 애독가시네요.
올려주신 정성스런 책 소개 글, 잘 봤습니다. 나중에 읽어볼 책에 메모해 뒀어요.

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223.♡.29.86)
작성일 05.27 18:39
@누가늦으래요님에게 답글 과학사 좋아하시면 적극 추천드려요.^^

앙앙이님의 댓글

작성자 앙앙이 (124.♡.6.11)
작성일 05.27 19:50
우와. 그나저나 글 진짜 잘 쓰시네요. 훅 읽혀요. 역시 책 많이 읽으셔서 잘 쓰시는 것 같아요.

메모. 다독왕

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59.♡.172.127)
작성일 05.27 20:53
@앙앙이님에게 답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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