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전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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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05 18:45
분류 독후감
238 조회
3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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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에 LoveMom님 글을 보니 한 번 올려 볼까 용기(?)를 내서 올려 봅니다. 몇년 전에 친한 대표님의 부탁(노안이 오셨는데... 이 책의 전자책 버전이 안나와서 읽이 힘드시다고.. ;ㅁ;)으로 요약+독후감식으로 남긴 블로그 글입니다.

좀 긴것 같아서 각 장마다 나눠서 올려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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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시대에 한동한 출판계의 이슈가 되었던 전자책부터 디지털 전반에 관한 시장 사안을 다루는 책입니다. 영미권에 한정한다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한국과 동시에 진행되는 측면도 있으며, 다른 한편으로는 시간이 지난 이후에 똑같은 면을 보이는 면도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매 챕터를 읽을 때마다 사람 사는 곳은 똑같다고 느낍니다. 시장 크기가 다를 뿐 미국, 영국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과 좌절(?)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제1장 전자책의 불안한 증가

전책의 기원과 부상

전책의 시작점이 되는 시기부터 극적으로 증가해 현재의 소강 상태까지의 국면을 보여줍니다. 다만, 이 책의 저자가 속한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서술된다점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전자책의 시발점이 되는 그 유명한 구텐베르크 프로젝트(1971년)에서부터 전자화된 도서의 형태와 이론에 대해서는 계속 이어져 왔었습니다. 당시에는 로켓북처럼 단말기(eink단말기는 아닙니다.)에 전자책 몇 백종을 함께 넣어서 파는 일종의 전집형 시장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되면 일시 불 구입 가격의 상승과 제조와 제고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종이책 전집 시장이 가지는 문제를 그대로 안고 가는 셈이지요.

이런 상황 속에서 2009년에 등장한 킨들이 상황을 반전 시켜 버립니다. 책에서는 킨들 단말기의 매력적인 어쩌구라고 하지만 사실 단말기의 미려한 완성도는 소니의 PRS시리즈가 더 낫다고 봅니다. 초기 킨들 1 단말기를 보시면 아마 제 말이 이해 될겁니다.

사실 킨들의 성공은 전자책의 아이튠스화를 철저히 따랐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킨들의 서비스 런칭은 철저하게 음원 플랫폼인 아이튠스를 벤치 마킹했다고 이 책은 설명합니다. 킨들 스토어가 아이튠스 플랫폼 그 자체를, 단말기가 아이팟 터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에 지속적으로 나오는 종이책 출판사들이 가지는 공포심을 그저 무지와 자기 합리화로만 볼수는 없습니다. 실제 아이튠스 등장 이후 다운로드화 된 음반 시장이 어떻게 변했고, 그에 따라 메이저 음반사들이 침몰해 가는 과정을 봤으니까요.

미국 시장에서 전자책이 종이책 기반 매출의 25%까지 치솟았을 때는 거의 기절할 정도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이었다면 전자책 매출도 늘었으니 출판사에게 좋은거 아니냐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영미권은 특이하게 에이전시(대리인)를 통해 저자가 출판사와 협력해 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이 시기까지는 전자책 계약이 직접적으로 출판사와 이루어지지 않은 혼돈의 시대이기도 했습니다.(그것은 여전히 구간 도서에도 이어집니다.)

그러니, 다른 회사와 계약한 전자책 매출이 증가할 수록 기존 종이책 출판사들의 매출 감소에 대한 불안은 지속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그들에게는 다행히(?) 2014~15년 경에 전자책 매출 비중이 15% 이하로 줄어서 정지되는 시기가 찾아 옵니다. 이 시기 후 몇년이 지난 다음에 한국에서도 이 데이터를 가지고 전자책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 분들도 일부 계신걸로 압니다.

그러나, 이 책은 역시나 이런 평균의 빠지지 않고 더욱더 파고 듭니다. 한 대형 출판사(올림픽이라는 가명을 쓰지만, 아마도 랜덤쪽으로 추측됩니다.)의 카테고별 전자책 매출을 보니 분야별로 꽤 큰 차이가 나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책 판매의 차별화된 패턴

로맨스 소설을 전자책으로 보는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전자책 분야에서 꽤 이슈가 되었던 걸 기억합니다.(이 책에는 아직 언급이 안되고 마션만 언급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올림픽 출판사의 경우를 보면 무려 55%(년도에 따라 거의 60%에 육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를 차지합니다.

이 분야는 전자책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책임 지고 있는 셈입니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에서 열풍이 불고 있는 웹장르 소설과 비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 웹장르 소설에 큰 축을 이루는 여성 독자 대상인 BL의 시장 규모와 영향력등은 종이책 시장에 비할 바가 아니니까요.

그 뒤를 이어 SF/판타지 등의 일반 장르 소설이 30~40%를 보여줍니다. 이 시장 기록 대로라면 소설을 메인으로 내는 한국 출판사의 전자책 매출도 이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실제 전자책 예찬자들이 가장 매출이 높을 거라고 생각했던 분야는 경제와 경영서 분야였다고 하네요.(어디까지나 영미쪽입니다.) 그러나, 이쪽 매출은 15~20%정도 선에서 현재 정체 중입니다.

물론 적은 수치는 아니지만, 종이책 시장에서 가장 돈이 되고 핵심 타겟 독자군으로 설정했던 것과는 조금 다른걸 알 수 있습니다. 그 밖의 실용서들(프로그래밍 책, 취미 실용, 어린이, 유아)들은 5~10% 미만으로 매출 비중을 차지한다고 합니다.

한국도 수치 자체는 조금 다를지 모르지만, 대체적으로 이런 매출 패턴을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소설에 대한 사람들의 전자책화 기대가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아직 한국의 전자책 시장이 저 수치까지 가려면 꽤 시간이 걸릴 거라고 보며, 이러한 긴 시간의 유예는 저처럼 전자책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희망적인 신대륙의 존재를 풍문으로 듣고 도전하는 대항해 시대처럼 느껴집니다.


도서 범주에 따른 전자책 판매가 차이 나는 이유

이 책의 저자는 이러한 판매 패턴을 보이는게 서술적인 선형성(소설들)과 비선형성(실용서들)의 특징 때문이라고 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서술적인 책들이 비교적 쉽게 대중 독자들에게 다가가는 면이 있습니다만, 꼭 그것만일까라는 생각이 저는 듭니다.

왜냐하면 실제 킨들을 비롯해서 저자가 말하는 비선형 도서들의 전자책 버전들 품질이 그렇게 뛰어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더러는 스캔본이나 PDF 이미지화된 도서들(게다가 해상도가 낮음)이 이 시장에서 꽤 보이며, ePub처럼 리플로우화 된 도서들의 디지안이나 만듦새도 꽤 엉성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품질 저하의 이유는 선형적인 도서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도판과 복잡한 레이아웃에서 기인할 겁니다. 게다가 이런 제작에 대한 노하우는 우리도 그렇지만 영미권도 그렇게 굳건하게 축적된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이 책에서 저는 좀 놀란 게 종이책 조판 마저도 중국처럼 인건비가 싼 곳에 맡긴다는 언급입니다.

전자책 분야에서 일해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전자책 제작에 로우 데이터가 될 조판 데이터의 품질은 이후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영미권은 이 부분을 모두 외주로 주는 바람에 문서내 서식의 통일성을 기대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이는 마찬가지로 여러 나라와 회사로 보내는 외주 전자책 제작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저희 회사에서 영미쪽 인디자인 데이터를 받아 본적이 있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깨끗하지(?) 않은 서식 사용을 보고 좀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을 보니 왜 그런지 어느 정도 짐작이 갑니다.


형태 대 포맷

전자책을 어떤 관점에서 봐야 하는가라는 게 이 부분의 요점입니다.

여기서 형태는 전자책에 담기는 콘텐츠의 제작 및 서술 방식을 말합니다. 초기 시장에서 전자책이라면 반드시 이렇게 해야 된다는 강박관념적인 생각들이 있었습니다. 무조건 동영상이나 인터렉티브한 기능들을 다 집어 넣고, 마치 게임처럼 여러 가지 주인공의 선택지를 주어서 분기 스토리를 이룬다는 등이지요.

전자책은 거기에 담기는 새로운 콘텐츠를 개발해야 된다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그에 비해새 포맷은 책의 모습 혹은 내용이 담기는 매체의 종류를 말합니다. 양장본, 반양장본, 페이퍼백이 전통적인 포맷 구분이었다면 이제 PDF, epub 등의 전자책화된 파일 형태도 포맷으로 구분하는 사람들이 여기에 속할 겁니다. 저처럼요.

실제로 독자들은 전자보다는 후자인 포맷적인 부분에서 전자책를 받아 들이는 것 같습니다. 시장 초기에 여러 기능들을 가진 앱형 전자책이 전자에 속했는데, 지금은 찾아 보기 어렵습니다.(모든 것이 떨어져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이제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까요?)

그에 비해 다소 수수한(그리고, 종이책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평을 받는) 포맷형 전자책들은 여전히 살아 남아서 지속적으로 독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출판 관계자들이 잊고 있던 걸 독자들이 알려준 상황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하나의 페이퍼백으로써, 그리고 현재의 종이책 및 물류비가 치솟는 상황 속에서 전자책은 또 다른 페이퍼백으로써 점차 자리를 잡아 가지 않을까 예상해 봅니다.


영국 및 다른 국가의 전자책 판매 패턴

우리 나라도 그렇지만 전자책이나 책 판매에 대한 통계는 좀처럼 찾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인도와 중국을 비롯해서 여러 나라들의 전자책 시장 현황을 알아 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인 것 같습니다.

결론은, 아직 영미권이 비해 성장이 덜 되었지만, 여전히 성장세가 지속중이라는 점입니다. 그것은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 같구요.

참… 사람 사는 곳은 다 똑같은 것 같습니다.^^;

읽어 보시는 분들 가운데 저처럼 전자책 현업에서 일한다면 이런 생각이 계속 들 겁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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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된 댓글입니다]

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59.♡.172.127)
작성일 06.05 21:35
다른 누군가에게 답글 도서관 대출도 어찌 보면 시장 성장에 참 중요합니다. 지자체의 도서관 예산은 도서 이용에 의해 좌우되거든요. 책 대여가 많을 수록 예산타기도 쉽고, 그렇게 늘어난 예산으로 도서관도 전자책이든 종이책이든 구매할 수 있는 도서량이 늘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많이 읽어주시면 좋지요.^^b

메가히트님의 댓글

작성자 메가히트 (172.♡.95.44)
작성일 06.06 09:35
전자책 업계에서 일하시는군요!
저 얼마 전에 개인이 만든 전자책 구입했는데 여기 들어간 이미지가 GIF처럼 반짝거리는 효과를 내더라고요. 알고보면 html 기반이라 충분이 이런 요소를 넣을 수 있을 거 같은데... 맞나요? 예를 들면 선택 버튼 놓고 어떤 버튼 클릭하냐에 따라 어떤 페이지로 이동하고.. 이 정도는 지원하나 궁금합니다. 리디나 크레마 같은 뷰어에서도 지원해야 볼 수 있는 거죠? 괜한 질문 죄송합니다;;;

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59.♡.172.127)
작성일 06.06 13:49
@메가히트님에게 답글 말씀하신 이미지 반짝이 효과는 아마도 GIF로 추정됩니다. 일부 뷰어에서는 CSS애니메이션을 막기도 해서, CSS로 돌아가는 건 아닐것 같습니다. 또한, 말씀하신대로 epub은 html과 css 기반이라서 대부분의 웹에서 돌아가는 건 이론적으로 돌아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다만, 기기 성능이나 epub 표준안에서는 파일내부 자원만 사용할 수 있어서,(외부 유튜브나 지도를 불러오는 건 표준에 어긋납니다.) 그런 부분은 조금 아쉽지요.

대신 실수(웹브라우저처럼 웹킷 엔진을 쓰기 때문에)로 외부 파일 열린적이 있어서, 언급한 지도나 외부 유튜브를 쓴 경우도 예전에는 있었습니다. 곧 막혀서..  환불 소동이...ㄱ-

클릭이나 터치로 페이지 이동은 대부분의 뷰어에서 가능할 겁니다. <a>태그로 적용하면 되고요. 주석등의 처리도 이렇게 합니다. 최근 알라딘 뷰어는 <a>태그로 연동된 주석들을 팝업 주석(화면에 창처럼 띄우는)처럼 띄워줘서 꽤 좋습니다. 리디의 경우는 <a> 태그에 특정 구문을 넣어야 작동하고, epub3 지원하는 교보문고도 이렇게 작동하는 걸로 압니다.

괜한 질문은 아닙니다.^^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메가히트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메가히트 (172.♡.95.45)
작성일 06.07 10:23
@레드엔젤님에게 답글 자세한 설명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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