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전쟁(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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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13 10:09
분류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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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장 크라우드 펀딩 도서

자가 출판 플랫폼이 전통적인 출판사의 편집권에 영향을 줬다면(이 책에서는 침범한다는 늬앙스가 좀 있습니다만, 저는 영향을 준다는 측면으로 봅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기존 출판사의 재정적인 부분(마케팅, 제조, 개발 비용 등)을 대체할 수 있는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책을 만드는데 필요한 제작비용을 구하는 수단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모집 인원들의 피드백을 통해 그 책의 시장성을 검증하는 통로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국내에서도 자사의 출판물을 홍보하는 수단으로 이 크라우드 펀딩 방법을 쓰기도 합니다. 이 장에서는 영미권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인 언바운드와 잉크셰어에 대해 주로 알아 봅니다.


크라우드 펀딩의 성장

출판 관련 크라우드 펀딩을 소개하기에 앞서 이 절에서는 먼저 가장 대중적인 크라우드 펀딩인 인디고고와 킥스타터에 관한 설명을 합니다. 크라우드 펀딩 개념은 웹 이전에도 있었던 개념(무려 1885년 미국 자유의 여신상 받침대 건설 모금부터 볼 수도 있다고 합니다.)이지만,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을 빠르게 이어주고 서로 영향을 줄 수 있게 되면서 각광받기 시작합니다.

독립 영화 제작자들을 위한 기금 마련 플랫폼에서 출발한 인디고고도 그렇고, 킥스타터 역시 최초 설립 취지는 재즈 음악인을 지원이었습니다. 즉, 웹 시대의 최초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들의 본질은 이처럼 창작자들을 지원하고 후원하는 시스템을 위해서였습니다. 그렇기에 창작자들중 한 부류인 작가들을 위한 출판 지원 크라우드 펀딩이 생기는 것도 자연스로운 흐름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창작자들은 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는 재정적 풀을 가질 확률이 높아졌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확률이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항상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이 절에서 설명하는 킥스타터 플랫폼에서 출판물의 성공률은 29%로 생각보다 낮습니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캠페인 주체자(출판이라면 주로 저자나 작은 출판사)의 영향력과 인간적인 네트워크(인맥)의 크기 여부라고 하네요. 결국은 자가 출판도 그렇고 저자의 영향력 혹은 저자 자신이 직접 해야 되는 일의 부하가 많다는 건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크라우드펀딩 출판

앞선 절에서 우리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작가들이 매우 고된 행군을 하게 된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만약 출판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있다면 어떨까요? 그리고, 기존의 종합적인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과 달리 출판사가 해야 될 편집과 마케팅까지 해준다면? 게다가 출간되는 책이 전자책이 아닌 인쇄판이라면?

그러한 의문과 해결을 위해 출발한 플랫폼이 바로 이 절에서 소개하는 언바운드입니다. 어떻게 본다면 기존 출판사와 같은 역할을 하는게 아닌가 할 수도 있는 모델입니다. 다만, 이 회사에서의 편집 기획권은 그렇게 강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여타 크라우드 펀딩에서와 마찬가지로 독자들의 참여와 호응에 기반해서, 일정 수치(판단 기준은 주로 기준 모금액 300% 달성)를 보고 작가와 협업하는 관계입니다.

이것은 안정적인 편집 품질을 지키면서, 작가가 집필에 더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집니다. 이 과정에서 전통적인 출판사가 부담하는 선인세 투자금이 거의 0에 가깝기에 언바운드 출판사(사실상 출판사라고 봐야 할 듯 합니다.)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꽤 넓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독자 큐레이션

비슷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또 하나의 출판용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가 있습니다. 바로 앞서 언급한 잉크 셰어입니다. 잉크 셰어의 설립자들은 자신들이 스토리 콘텐츠 시장의 지배자가 될 이상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판 관련 비즈니스가 IT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하기에 어쩌면 이 생각은 허무 맹랑하게 보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잉크 셰어의 이러한 생각은 꼭 공상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이 책의 창립자 인터뷰에 동석한 영화계 관계자(레전더리 픽처스; 반지의 제왕등의 흥행작들을 제작한 곳입니다.)의 추가적인 이야기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미국 영화계는 마블과 DC처럼 코믹북을 원작으로 한 시나리오가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헐리우드는 오래 전부터 코믹북 외에 소설과 논픽션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영화 제작을 진행해 왔습니다. 이렇게 진행한 이유는 굉장히 모험적이고 투자 위험이 높은 영화 산업의 특성상 확실하게 검증된 원작 콘텐츠로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웹 시대에 들어서 잉크 셰어와 같은 출판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는 영화사들에게는 더욱 더 이러한 위험 분산을 위한 도구로 보인다는 입장입니다. 도서의 제작 과정에서 많은 예비 독자들(후에 이들이 원작을 기반으로 한 영화를 보게될 확률도 높은)의 반응과 호응을 통해 원작 기반 영화의 투자 위험을 줄인다고 합니다.

최근에 영화제 마켓에서 소설들의 판권 홍보가 있는 걸 고려하면 납득이 가는 주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렇게 본다면 출판 크라우드 펀딩은 여타의 크라우든 펀딩과 조금은 괘를 달리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창작자 후원을 위한 자금 마련이 아닌 창작물의 흥행 여부와 그 이후 2차 저작물들의 성패를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수단으로써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주류 출판사로의 이동

여기까지만 본다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은 확실히 기존 출판사(혹은 주류 출판사)의 큰 영향을 끼칠 잠재력을 가진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플랫폼을 이용하는 저자들의 생각은 꽤 다양합니다. 누군가는 자가출판을 기반으로 이 플랫폼을 여전히 매력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은 저자들도 있습니다.

이런 저자들의 경우는 주류 출판사로의 진입 혹은 전환을 꿈꾸기도 합니다. 이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로 압축됩니다.

첫 번째는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는 저자에게 너무 많은 업무가 부담을 준다는 점입니다. 인디고고나 킥스타터의 경우는 저자가 펀딩 프로젝트를 직접 관리하고 인쇄, 유통 등의 기존 출판 업무도 봐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잉크 셰어나 언바운드 역시 출판사로서 제공해 줄 수 있는 여러 역할들을 맡아 주지만, 여전히 사람을 모우고 그 출판사로서의 역할을 해줄 정도의 성과(모금)를 달성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독립 출판물은 저자 커리어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도 있습니다. 아무리 자가 출판과 크라우드 펀딩이 활성화된 시대이지만, 여전히 대중들에게 책이라고 각인된 것은 종이책이며, 이를 출판하는 기존의 출판 권위를 가진 이들이 출간하는 콘텐츠(종이책이든 전자책이든)라는 점입니다.

여전히 전자책이 종이책의 원본에 기대서 존재하는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현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출판사들이 관심을 보이듯이, 크라우드 펀딩이 출판 과정에 한 전형을 맡게 되리라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쩌면 기존의 주류 출판사 입장에서는 또 하나의 출판 방식이라는 도구를 얻은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 본 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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