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전쟁(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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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14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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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장 북플릭스

이번 장은 구독 모델에 대한 장입니다. 한국 역시 밀리의 서재, 리디 셀렉트, 교보문고 샘, 예스 24 북클럽 등의 전자책 구독 모델이 유명합니다. 하지만, 처음 출범 했을때의 기대와 달리 좀처럼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아, 업계 관계자들이 좀 실망한 분위기도 있습니다.

당초에 많은 사람들이 넷플릭스의 영상물 구독 서비스, 스폿티파이의 음원 구독 등을 들면서, 전자책 역시 구독 서비스로 귀결 되리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과는 전혀 다른 그림들이 그려지고 있어서 당혹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들이 있겠지만, 이 장에서 다루는 영미권의 전자책 구독 서비스와도 비슷한 이슈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번 장을 읽어 보신다면 전자책 구독 모델의 명과 암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실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장을 읽기 전에 전자책 콘텐츠 사용에 대한 정산 책정 방식을 미리 알아 두시면 책을 읽으시는데 도움이 될 겁니다. 첫 번째 정산 방식은 선불 정액 방식입니다. 먼저 출판사에 전자책 사용료를 주고 서비스를 하는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기간 매절이라고 해서 6개월 혹은 1년의 사용료를 먼저 출판사에 주고 서비스하는 모델이 유사할 것 같습니다. 저희 회사는 주로 이 방식으로 거래 하는 걸 선호합니다. 이러한 방식은 출판사나 저자에게 먼저 돈이 들어 온다는 장점과 함께, 비교적 수익성이 좋은 방식입니다. 하지만,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 입장에서는 부담이 큰 방식이기도 합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두 번째 정산 방식은 로열티 풀이라고 불리는 방식입니다. 서비스 플랫폼에서 설정한 일정한 총 로열티에서 각 콘텐츠들이 기여한 바를 계산해서 나눠주는 방식입니다. 이 책에서 후에 설명하겠지만, 전체 페이지 분량 퍼센테이지로 계산하거나, 읽은 페이지 수 혹은 단어 수로 이 기여도를 책정하기도 합니다.

짐작하시겠지만 이 방식은 콘텐츠 제공자인 기존 단행본 출판사와 저자에게 그리 환영 받는 모델은 아닙니다. 비슷한 방식으로 대표되는 건 아마도 교보문고의 샘이 아닐까 싶네요. 그 외의 한국 전자책 구독 서비스도 앞선 기간 매절과 함께 이러한 비슷한 모델을 적용하기는 합니다.


스크립드가 감행한 도박

트립 애들러와 재러드 프리드먼이 세운 스크립드의 처음 시작은 전자책 사업이 아닌 논문과 그 밖의 문서 업로드와 검색 제공이었습니다. 대학 교수인 트립의 아버지가 가진 논문 제출의 비효율성에 대한 해결을 목적으로 처음 설립한 것입니다. 이후 대행 모델(에이전시)로 전자책쪽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넷플릭스와 스포티파이를 본따 전자책 구독 모델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습니다. 먼저 콘텐츠를 가진 대형 출파사(책에서는 지속적으로 5대 출판사라고 언급되는)와의 업무 협력의 어려움이었습니다. 이들이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까지 아직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없었습니다. 전자책도 초기 시절이었으니, 전통적인 출판사들의 완고함을 넘기는 그리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정산 방식중 출판사에 유리한 선불 정액 방식은 당시 사업 초기인 이들에게는 큰 어려움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결국 절충적인 방식의 정산안을 고안해 내는데요. 바로 임계값 지불 모델이라고 명명된 방식을 도입합니다. 독자가 전자책 전체 내용의 20%를 읽으면 책 가격 80%를 출판사에게 정산해 주는 방식을 실험하게 됩니다.

20%미만을 읽은 독자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모든 도서에 대한 정산을 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설정한 모델이었습니다. 이 모델은 피트니스 클럽 비즈니스 모델처럼 열성적인 일부 운동 매니아들(여기서는 책을 많이 읽는 애독자들)과 달리 대부분은 몇 달치 회원권을 끊고 가는둥 마는둥 하는 일반 구독자들이 더 많을 것이라고 상정한 모델이었습니다.

얼핏 보면 이 모델은 괜찮아 보였습니다만… 문제는 이 애독자들이 너무 많이 읽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이 열독자형 회원들은 다수를 차지하는 몇 권 안 읽는 독자들이 제공하는 회원료를 넘어선 독서율을 보입니다. 특히나 로맨스 소설의 겨우는 한 달에 100권을 읽는 이들까지 나오고, 결국 돈을 감당하기 어려워 서비스하던 90%의 로맨스 소설을 사이트에서 내리기까지 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결국 현실적인 타협을 합니다. 구독료를 내면 한달에 3권의 책을 볼 수 있도록 과금 모델을 적용합니다. 이것은 한 달에 책 3권 이상을 읽는 사람이 전체의 3%(그 만큼 이 적은 수의 독자가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을지…)에 불과하다는 분석에서 나온 결론이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여러 경로로 들은 국내 구독 모델 서비스 현황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알고 있습니다. 당연히 바뀐 이 정책은 초기에 비판과 많은 회원 이탈을 발생시켰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수익이 개선되어 이 방식이 옳았다는 게 증명 됩니다.

게다가 이들은 처음 서비스 시작이 문서와 논문 업로드와 제공이었던 만큼, 전자책 구독 서비스에 결이 비슷한 오디오북, 잡지 서비스를 추가해서 어느 정도 독자들의 만족도를 충족시켜 줬습니다.

이러한 아티클 결합 방식은 국내의 리디 셀렉트와 유사해 보입니다.

현재 국내에는 이렇게 월 권수가 정해진 게 아니라 무제한으로 도서를 볼 수 있습니다만, 스크립드처럼 수익에 대한 고민에 이르른다면 이와 같이 월간 읽을 수 있는 책의 종수를 제한하는 안이 나올수도 있지 않을까 예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오이스터의 성장과 몰락

추천 엔진 서비스를 개발하는 일에 종사했던 에릭 스트롬버그가 설립한 오이스터는 앞서 설명한 스크립드와 유사한 구독 모델 서비스였습니다. 출판사에게 정산을 할 때 임계값을 설정(책 전체의 10~20%를 읽으면 책 가격을 책정해 주는)해서 진행한 것도 비슷합니다. 다만, 이 절제목처럼 스크립드와 달리 오이스터는 서비스를 지속하지 못한채 문을 닫습니다.

다행이라면 구글에 해당 회사의 인원들이 인수되었다는 점이겠습니다.

오이스터의 특징은 구독 서비스와 함께 책의 발견성을 출판사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습니다. 출범 당시 보더스 판산이라는 오프라인 서점의 쇠락에 출판사들이 책을 전시할 물리적인 공간을 잃어 발견성에 대해 이슈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오이스터는 이러한 출판사의 가려운 부분을 공략할 추천 알고리즘이 해답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IT 개발자적인 마인드라고 생각하며, 아마도 이 시점에서 돌아 본다면 오이스터의 사업 모델은 구독 서비스와 더불어 일종의 책 광고 플랫폼이었을 거라고 봅니다.

오이스터는 해리 포터 전자책 서비스를 처음 하게 될 정도로 의욕적인 전개를 계속 했지만, 스크립드와 달리 어려운 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임계값이 너무 낮게 책정되어 있었고, 그나마도 전액 지불이라는 면에서 자금줄이 금새 타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구독자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광고비용을 너무 많이 쏟은 것도 패인이었습니다.

이러한 수익보다 매출 우선 확장형 방식은 전형적인 IT 필드에서는 통하기 쉬웠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매출 확장형은 그만큼 큰 파이를 먹으며 지속적으로 굶주림을 참으며 계속 몸집을 키워 가야 하는 위험 부담이 있습니다. 문제는 출판계가 영미권 역시 다른 산업군에 비해 파이가 작았다는 점일 겁니다.

그래서, 스크립드가 매출 확장이 아닌 수익 추구형으로 선회한 것과 달리 오이스터는 그렇지 못하고 결국 서비스를 종료할 수 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한국에서 처음 전자책 구독 서비스가 경쟁이 일어났을 때(이전에 이미 교보문고 샘-2013년-이 있었지만, 분격적인 구독 모델 경쟁은 2018년에 일어났습니다.)도 선불 정액 정책으로 경쟁적인 콘텐츠 수급전이 있던 걸 기억합니다. 당시 서비스 계약된 도서들은 타 서점/유통사에는 구독 서비스를 할 수 없는 독점 조항이 들어 있었습니다. 잠깐 동안이었지만 출판사들로서는, 특히나 전자책 담당자들로서는 돈을 끌어 당겼던 황금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현재는 그러한 독점 조항들이 많이 사라지고, 책정 금액도 이전보다 매우 낮아진 상황입니다. 그만큼 독서 시장의 크기가 처음 비즈니스 모델을 세울때의 예상보다는 작았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렇게 두 업체의 흥망성쇄를 보고 있노라면 국내 전자책 구독 모델의 향방도 어느 정도 그려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킨들 언리미티드의 등장

역시나 아마존 역시 구독 모델 서비스에 뛰어 듭니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입니다. 다른 구독 모델인 킨들 오너스 랜딩(월 1종 렌탈) 라이브러리가 있지만, 아마존은 앞선 두 회사의 구독 모델 서비스를 보고 킨들 언리미티드(언리미티드 라이브러리에 입점된 도서 무제한 접근)라는 새로운 구독 모델을 런칭합니다.

이 서비스는 처음 등장했을때 많은 많은 국내 출판사들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게, 무제한으로 책을 독자에게 오픈하고, 다른 곳도 아닌 아마존이 얼마나 공격적으로 프로모션을 할지 가늠할 수 없었으니까요.

만약, 저 모델이 성공한다면 국내에도 분명 저런 서비스가 도입되서 출판사의 매출이 급격하게 감소할 거라는 묵시록적인 생각을 가진 분들도 계셨었습니다.

하지만, 이 서비스는 현재도 그렇고 그렇게 위협적이지 못한 상황입니다. 대형 출판사의 책 대신 자가 출판사(그것도 대부분 KDP를 통한 킨들 자가 출판물이 대부분)나 저자들의 책들이 주류니, 기존 단행본을 찾던 고객들의 니즈에는 크게 미치지 못했던 걸로 보입니다.

다만, 아마존이라는 거물이 구독 서비스에 들어온 만큼 여전히 구독 서비스에 대한 출판사들의 공포(?)는 계속 될 것으로 보입니다.


도서 생태계에서의 구독

이 장의 마지막 절에서 저자는 쉽게 구독 서비스의 미래를 예단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스크립드와 킨들 언리미티드를 찾는 독자군이 크게 겹치기 않는 다는 점이 하나 있습니다. 기존 단행본 도서에 대한 취향을 가진 독자들은 스크립드를, 킨들 자가출판물등의 장르 및 비교적 가벼운 스낵 컬쳐형 전자책을 찾는 이들은 언리미티드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현재 미국내 구독 모델에 의한 시장이 전체 도서 시장에 비하면 여전히 작다는 점도 저자의 신중론을 뒷받침해주는 느낌입니다. 물론, 젊은 세대분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이 소유와 소장에서 구독과 대여로 크게 바뀌고 있는 추세인건 맞습니다. 하지만, 과연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 비교적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책의 구독이 과연 정답인지는 현 시점에서는 알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영미권 전자책 시장의 성장성 정체와 국내 전자책 시장의 느린 성장을 감안해도, 전자책 구독 모델에 대한 미래는 쉽게 그려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2024년 코멘트 추가: 밀리의 서재 상장등의 반대 주장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실제 구독자가 직접적이기 보다는 모회사인 KT의 인터넷 설치에 추가 상품격으로 껴주는 경우를 고려해 봐야 합니다. 또한, 현재 25회 대여에 의한 1카피 정산-25명의 독자가 책을 읽어야 한 권 판매 된 금액으로 정산하는 방식(정가의80%). 신간은 15회-방식은 출판사뿐만 아니라 여러 저자분들이 반발하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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