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몬 드 보부아르의 『피로스와 키네아스』 한국어판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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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포도포도왕포도 208.♡.104.184
작성일 2024.07.15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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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외국 작가가 쓴 책의 한국어판을 찾을 수 없을 땐, 원서명으로 검색해 보세영. 굿리즈(Goodreads)에서 원서명으로 검색하고 원서의 판본 정보를 살펴 보면 한국어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당. 이런 말씀을 드리게 된 이유는 제 삽질 때문입니당.

저는 오전에 웹서핑을 하다가 우리에게 피로스의 승리로 잘 알려진 피로스와 그의 조언자인 키네아스의 일화가 문뜩 떠올랐습니당. 플루타르코스의 『영웅전』에 따르면 기원전 2세기 경 로마와 전쟁을 준비하던 에페이로스의 왕 피로스는 자신의 조언자 키네아스와 대화를 나눕니당. 키네아스는 피로스에게 묻습니당. 로마와 전쟁에서 승리하면 무엇을 할 거냐고 말이죵. 피로스는 답합니당. 로마의 전쟁이 끝나면 이탈리아를 정복하고, 이탈리아를 정복하면 시칠리아를 정복하고, 시칠리아를 정복하면 카르타고와 리비아를 정복하고, 카르타고와 리비아를 정복하면 그제야 쉬며 이야기나 하겠다고용. 키네아스는 전쟁의 끝이 쉬며 이야기하는 거라면 지금도 할 수 있는데 왜 전쟁이라는 개고생을 하려 드냐고 물었다고 합니당.

이 일화에 관해 검색하다가 프랑스의 철학자인 시몬 드 보부아르가 『피로스와 키네아스(Pyrrhus et Cinéas)』라는 제목의 글을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당. 보부아르는 비독점적 다자연애 같이 호사가들이 좋아할 만한 화제로만 들어 봤징, 보부아르의 철학에 관해서도 아는 게 없는지라 흥미가 동해 이 책을 찾아 읽어 보기로 했죵. 교보문고에 들어가 "피로스 키네아스"로 검색했습니당. 결과가 전무하더군용. "시몬 드 보부아르"나 "Pyrrhus et Cinéas"로도 찾아 봤는뎅, 검색 결과엔 '피로스와 키네아스'나 '피뤼스 에 시네아스' 비슷한 서명을 가진 책이 없었습니당. 그래서 한국어로는 이 책이 번역되지 않았구나 했졍.

그래서 영문판이라도 읽어 보려구 킨들을 검색해 봤는뎅, 불어판 밖에 없는 겁니당… 그래서 서평이라도 보자하고 굿리즈에 들어가서 그 불어판 페이지를 보다가, 이게 왠걸… 판본 중에 한국어 번역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당 🤯

다른 언어 판은 서명이 모두 '피로스와 키네아스'라는 식인데 한국어판만 『서명이 모든 사람은 혼자다』더군용. 이러니 찾을 수가 있나영… 😫 교보문고에선 이 책의 소개 내용에 원서가 뭔지, 피로스와 키네아스의 일화가 소재라는 내용은 일언반구도 없었는뎅… 💢 

이 삽질을 통해 한국어판 『피로스와 키네아스』를 찾은 후 제가 느낀 점은 디지털 시대에서도 여전히 꼼꼼한 목록 레코드 작성은 중요하다는 점입니당. 도서관에서 목록 카드를 만들던 시절부터 데이터베이스 레코드를 기입하는 지금까지 여전히 말이졍. 교보문고 데이터베이스에 『서명이 모든 사람은 혼자다』 레코드의 원서명 필드에 "Pyrrhus et Cinéas"라는 값만 적어 뒀어도, 아니면 출판사 선생님들이 책 소개글에 "이 책은 피로스와 키네아스의 일화로부터 시작된다" 같은 문구만 넣었어 두었어도 제가 아마존이나 굿리즈까지 갈 일도 없었겠지용. 

아무튼 여러분도 외국 작자가 쓴 책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굿리즈나 국립중앙도서관 같이 전거 제어를 하는 기관에서 검색을 해 보세영. 한국어 판이 없는 줄 알았던 책이 예상하지 못한 서명을 가지고 등장할지도 모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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