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람찬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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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도 없이 또 이 제목을 갖고 왔네요~^^;;
*생일상
며칠전 동거인 생일이라 생일상 차렸습니다.
동거인이 촌스럽게 불고기를 제일 좋아해요. 갖은 채소 잔뜩 넣고 멸치다시마표고꼬다리 육수 자작하게 부어 국물에 밥도 비벼먹도록 지졌어요.
노각 무침도 소금에 절였다가 고추장에 시원하니 무치고요.
며칠전 강릉 여행에서 사온 젖갈 삼종세트((낙지젓.멍게젓. 명태숙회무침)도 파 숭숭 썰고 참기름 뿌려 대령하고요.
강릉 주문진 풍물 시장에서 까치복이랑 도다리세꼬시랑 오징어회를 떠왔어요.
밥도둑 진미채는 뜨거운 물로 데쳐서 조미료 강한 맛을 빼고 마요네즈에 살짝 재웠다 양념장 끓여 졸였습니다.
미역국도 끓였죠. 애들 젖 먹인다고 미역국을 삼년을 먹어서 거의 발로 끓여도 맛있습니다^^ 이번엔 사태 고기까지 넣으니 얼마나 맛있었게요~
포스팅 하려고 찍은 사진이 아니라 사진은 허접합니다요
*생선조림
동거인 생일은 한 삼박사일 생일주간으로 잡고 연이어 맛있는 거 대령합니다. 다음날은 생선 조림을 했어요. 포실포실한 감자를 깔고 반건조가자미와 반건조 뽈락을 쌀뜨물에 담가 부드럽게 짠기도 빼고 보들보들하게도 만들어요. 살짝 칼집 내어 감자 위에 얹고 파. 양파. 빨간고추를 뿌려 향미를 더하고 고춧가루 간장 베이스의 양념장을 한바퀴 둘러줍니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약불로 줄여 간이 배도록 국물을 계속 끼얹어 줍니다. 요게 관건이여요. 불조절을 잘하고 생선이 마르지도 않고 간도 잘 배게 국자로 국물을 떠서 계속 끼얹어 줘야해요.
다 끓을 때 쯤 파. 고추를 남겼다가 한번 더 뿌려줘요. 먹음직스러우라고요.
저녁상 차려주고 저는 부리나케 일하러 나가서 이건 사진도 없어요.
*어복쟁반
오늘은 미역국에 아롱 사태 넣고난 나머지로 어복쟁반 끓여줬어요. 평양식 음식이라는데 저는 그건 모르고 한번 먹어보고 나서 아무케나 따라합니다.
전골냄비 밑에 배추를 깔고 그 위에 부추. 느타리. 표고. 빨간고추. 청경채 등 있는 야채를 대충 둥그렇게 둘러요. 대추도 몇알 넣고 한 가운데는 회 먹다 남은거를 앉혔고요. 골뱅아 삶은 것도 얹고 아롱사태 삶아 둔 것도 얹었어요.
육수는 멸치. 다시다. 북어대가리. 야채똥가리 넣어 미리 국물을 내두었어요. 원래 사태 삶은 물로 하면 좋은데 미역국에 다 넣어버려서요. 육수를 재료가 잠길만큼 부어요.
육수가 달고 시원해서 간은 소금간만 해도 충분해요. 약간 심심하면 어간장 찌끔 넣고요. 마늘넣고.
어복쟁반은 만두가 들어가야 있어보이죠~. 만두도 몇알 넣어요. 다 끓으면 쑥갓을 얹어 숨만 죽으면 블 끕니다.
양념장은 부추. 파.마늘. 간장.식초. 겨자. 육수 대충 그 정도넣어 새콤하고도 쏘는 맛이 있게 만들었어요.
어복쟁반에 전이 먹고 싶다해 부추부침개도 같이 냈는데 게눈 감추듯 먹어치워 사진이 또 없네요^^;;
부추만 넣고 반죽을 묽은듯이 해서 얇게 둘러 뒤지개로 꾹꾹 누르듯이 부치면 과자처럼 맛납니다.
*김밥
드디어 생일주간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평소 살찐다고 김밥 못하게 하는데 오늘은 하라네요.
우리집은 초밥 베이스여요.
참치. 치즈 다 넣고 당근과 계란도 많이 넣어야해요.
저는 제가 마는 김밥이 제일 맛있습니다^^
싸자마자 바로 썰어서 먹는 통에 식탁에 앉을틈도 없이 사라졌어요.
(김밥은 사진이 안 올라가네요. 어 올라간다. 다 먹고 요거 남았어요)
*저는 오늘 듀오링고 다야몬드 리그에서 2위로 마무리 했어요. 요즘 영어 공부에 맛 들려서 말해보카도 시작하고 얇은 원서도 읽고 있어요.
저는 속시끄러운 일들의 연속인데 엎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이럴때는 공부하고 운동해야지 하는 참입니다.
이래저래 보람찬 하루입니다~~~
지난하게 요리과정을 적은 이유는 자긍심 고취 차원에서요^^;;
문득 이날 입때껏 뭐하고 살아왔나 아무것도 한 게 없는 거 같은 생각이 들 때… 경로당이 뭐하는 데냐는 말을 들을 때….
기냥 삼시세끼 밥하면서 식구들 해 먹이는 낙으로 살았죠. 처음에야 의무방어였지만 화가 나도 야단을 들어도 속이 상해도 절망적이어도 지구가 망해도…밥은 해야 하고 열심히 밥을 하다보니 제가 밥하는 걸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어요.
저는 제 얼굴을 볼 수 없잖아요. 제가 보는 건 주위 사람들의 표정이거든요. 그래서 식구들이 맛있게 먹으면서 행복해하는 거 보노라면 제 시름도 같이 녹아요. 밥 때는 매일 같이 돌아오고 저는 매일 같이 만족스런 표정을 볼 수 있는거죠.
그렇게 열심히 밥한 결과~ 이렇게 뚝딱 한상 차려낼 수 있는거도 전문성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기술 뿐이 아니라 그렇게 누군가를 대접하고 아끼고 싶은 마음.... 이거를 몇십년 동안 연습해오지 않았나 싶어요.
나눠 먹는 것의 소중함. 누군가의 행복이 나의 행복임을 아는 마음. 입을 꾹 닫고 어두운 얼굴로 퇴근한 이에게 어쩐 일이냐 묻지 않고도 따순 밥상으로 위로하는 마음........
환대와 연대의 마음이 저는 경로당의 마음이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 모두 불러서 한 상 차려드리고 싶어요.
남의 시선으로 저를 보지 않으려고요. 운영진이 서로 짬짜미로 불공정하게 행동해 큰 커뮤니티가 깨진 적이 있다죠? 그걸 친목질이라고 부른다죠? 그 경험이 있는 사람...혹은 그 소문을 듣고 미리 걱정하는 사람은 자라보고 놀란 가슴이라 서로 친한 것만 봐도 경기를 일으킬 수 있죠.
하지만 친목과 친목질은 다른 거죠. 다른 거를 구분하지 못할 수 있어요. 애를 목욕시키고 목욕물만 버려야하는데 애까지 버린다던 비유 생각나시죠? (아...소싯적에 그 포이에르바하와 독고종은 구절구절이 왜 그렇게 멋지던지^^) 굳이 해명하지 않으려고요.
보왕삼매론 아세요?
억울함을 당해서 밝히려려고 하지 말라. 억울함을 밝히면 원망하는 마음을 돕게 되나니 억울함을 당하는 것으로 수행하는 문을 삼으라… 이런 구절이 있네요.
안녕히 주무세요~~
제가 꿈에서 따순밥 한 상 차려드릴게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이제 아무 생각없이 뇌를 밖으로 빼놓고 지내려고여^^
MoonKnight님의 댓글

혹시라도 경로당 야유회라도 가면 진짜 맛있는거 많이 먹을 수 있을것 같아요
한요리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언젠가 더 나이들면 모일 수 있겠죠???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하하하 나중에 팔순잔치 순회공연이라도 하게 될까요? 일렉도 있고 베이스도 있고 올라운더분도 있고 보컬도 있으니 만사 오케이구만요~
sanga78님의 댓글


일단 절부터 받으시와요.

초면에 이런 말은 실례지만.... 사랑합니다.

할수만 있다면 저도 어르신의 동거인이 되고 싶네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그 말 물르기 없기요~~
(섶을 지고 불길에 뛰어드신 줄 이제 아시게 될겁니다^^)
내일 당장 티켓팅 하고 날아갑니다~ 슝~~
sanga78님의 댓글의 댓글


높다란소나무님의 댓글

소모임중에 요리당이라고 있는데 가끔 들르셔서 레시피 좀 방출해주세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거품 물고 경기 일으킬 듯^^;;
그게 또 사실이기도 해요.
사람은 다 거기서 거기라...한 곳이 가득 차면 한 곳이 심하게 비더라고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맑은생각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우크렐라랑 건반으로 코드 치면서 반주하는 정도만 하고요.
둘째 아들이 드럼, 건반, 첫째 아들이 기타, 베이스 칩니다.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까만콩님 글이 안정적이고 편안한 거 보면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한바탕 칭찬이 듣고 싶어서요~~
음하하 소기의 목적 달성이요~
역시 쿵이면 짝입니다요~
미선나무님의 댓글의 댓글
(아, 맞다. 레벨 올려준다는 데 혹 했던거구나!!)
감사의 인사를 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같이 먹으니 마음이 약간이나마
풀립니다. 오늘 큰 일 하셨습니다 도미에님! 바베트의 만찬과도 같은 아침상이었습니다.
매일 이렇게 수라를 드시는 전하께서는 도미에님 귀한줄 아시고 통촉하여 주십시오~
존경합니다!!
달콤오렌지님의 댓글

o(*⌒O⌒)b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걍 팔자거니 받아들이라 응수합니다^^;;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숲1님의 댓글

가끔 쓰는 글이 순 먹방이라 진지하게 요리당으로 가야 하는게 아닌가 잠시 고민이 있었는데 도미에님 덕분에 힘? 이 납니다. ㅎㅎㅎ
집에서 어복쟁반이라뇨~~ 와우
덕분에 집근처 어복쟁반하는 집이 아직도 영업을 하나 찾아봤네요. 조만간 한번 가게될듯 ㅎㅎㅎ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어복쟁반 손이 많이갈 뿐이지 금손이신 여름숲님께 껌입니다요~~
조만간 여름숲님 어복쟁반을 마주하겠죠?
비가그치고님의 댓글

정도 푸짐하고 너무 좋습니다.
요즘 개인적으로 좀 우울했는데 이 글에서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드네요ㅎㅎㅎ 복많으신 가족이십니다~~
역시 정성스러운 음식은 무궁한 에너지가 있는것 같아요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프사 사진이... 저는 삼냥이 집사입니다^^
비가그치고님의 댓글의 댓글
삼냥이들은 서로 친한가용? 둘째 데려오려다 포기한 1인인지라 부럽습니다ㅜ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비가그치고님의 댓글의 댓글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도미에님의 댓글의 댓글
빨래집게 놓고 A자나 겨우 알아보니 영어공부하지요~
랑조님의 댓글


노래쟁이냥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