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쌍둥이(초6) + 막둥이(초3) 육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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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빨간용 124.♡.40.93
작성일 2024.08.06 16:03
분류 기타
1,708 조회
42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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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세쌍둥이(초6, 딸/딸/아들)와 막둥이(초3, 딸)를 키우고 있습니다. 

클리앙 시절에 글을 한번 썼었고, 몇 년이 지난 상황이라 업데이트를 한번 해볼까 해서 글을 써봤습니다. 

블로그에도 쓴 글이기는 한데, 다모앙에 맞게 조금 수정했습니다. 


근황

세쌍둥이 중 아드님께서는 5학년 때는 전교 부회장에 나가서 당선되시더니, 6학년 때는 전교 회장에 나가셔서 당선되셨습니다.

요새 초등학교는 전교회장/부회장을 학기별로 선발하더군요. 2학기 전교회장 선거에 나가서 압도적인 표차로(거의 50%의 득표율) 당선되셨습니다.


두 따님께서는 "OO이가 회장에 당선될 것 같아. 투표권이 있는 학년 대부분을 알아." 라고 하더군요.

저도 마누라님도 안 믿었습니다.

그냥 하는 말인줄 알았습니다. 근데... 진짜 되어버렸습니다.


아드님은 여전히 태권도를 좋아합니다. 태권도가 거의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따님들은 피아노를 여전히 좋아하지만, 그중 한명은 플룻을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연습은 하지 않지만, 좋아한다고 합니다. 폐활량이 좋아서 잘하고 있다고 선생님이 그러셨다고 하네요.


막내는 3학년이 되었고, 이제는 아빠에게 잔소리도 많이 합니다. (배나왔다고.. ㅜㅜ)

여전히 엄마 껌딱지이지만, 가끔은 친구집에서 자고 싶어하기도 합니다.

언니 오빠와는 여전히 재미있게 놀고 있습니다.

아. 한글도 잘 읽고 잘 쓰고 있습니다.

특히 글을 잘 쓰는 편입니다. 독서록을 쓰게 하면 색다르게 써서 읽을 때마다 좀 재미있습니다.


공부

아이들은 여전히 학원에는 다니지 않고 있습니다.

집에서는 수학과 영어만 문제집을 풀고 있습니다.


수학은 선행이 아닌 정속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만 난이도를 조금씩 높여가고 있습니다.

문제해결의 길잡이, 최상위 수학 등 조금은 어려울 수 있는 문제집 위주로 풀게 하고 있습니다.

1학기에는 1학기에 해당하는 문제집을 하루에 3~5장 풀게하고 있습니다.

채점은 본인들이 직접 합니다.

틀린 문제는 해답지를 본인들이 찾아보면서 왜 틀렸는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해답을 이해했을 때 스스로 세모 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해주는건 진도 체크이고, 진짜 모르는 문제가 있을 때만 제가 풀면서 설명해줍니다.


영어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루에 정해진 분량을 풀면서 모르는 단어는 찾아보고, 문장을 이해해보고, 그래도 이해가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만 저나 마누라가 설명해줍니다.


어차피 공부는 아이들이 스스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학원을 다니기 전에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심어주는게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도 아이들은 본인이 그 주에 해야할 분량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습니다.

주말에 놀러가는 경우에는 그 주 분량을 미리 해둬야 합니다.

친구들과 놀고 싶을 때도 그 주 분량은 미리 해둬야 합니다. 그게 아니면 놀러 갈 수 없는거죠.

그렇게 하다보니 자신이 해야할 분량은 알아서 하는 습관이 생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개인 차이는 있습니다. 딸래미들은 잘 알아서 하는 편이고, 아들래미는 계속 밀리기는 합니다.

이건 뭐 성별 차라서... 어쩔 수 없는 부분이네요.


독서

독서는 이제 거의 몸에 익은 것 같습니다.

심심하면 책을 보는 수준을 넘어서서, 너무 봐서 문제입니다.

다만, 아직은 독서가 공부 같은데 성과로 연결된다고 보기는 힘든 상황입니다.

어휘력이 좋은 편이기는 하나, 정확한 의미를 설명하는데는 한계가 있고,

이해력이 좋은 편이기는 하나, 그게 독서 때문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긴 글을 무리없이 읽을 수 있고,

어떤 주제에 대해서 그래도 이야기할 수 있는게 늘어났고

무언가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 뭔가를 찾아서 읽으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제가 애들 입학하기 전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한 것 같습니다.

여전히 잘 크고 있습니다.


다음 글은 중학생이 되면 쓰게 되겠네요. 그때도 여전히 잘 크고 있다고 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14 / 1 페이지

꽃부자님의 댓글

작성자 꽃부자 (121.♡.160.207)
작성일 08.06 17:36
자녀 4명이시라니 진짜 애국자시네요 ㄷㄷㄷ
애3은 그저 열심히 키우겠습니다 ㅎㅎㅎ

나의라임오졌지나무님의 댓글

작성자 나의라임오졌지나무 (115.♡.24.163)
작성일 08.06 18:05
아이들이 모두 훌륭하게 자라고 있는 거 같네요. 저도 3학년 딸 아이를 키우고 있는데 집중력이 낮고 충동 억제가 잘 되지 않아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바다와커피님의 댓글

작성자 바다와커피 (91.♡.2.246)
작성일 08.06 21:46
우아... 아이들 키우는 보람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교육 방침도 훌륭한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 선행 학습을 시키면 학교에서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여서 지루함과 공부의 재미를 놓칠 수 있어 선행 학습에 저는 대단히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빨간용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빨간용 (124.♡.40.93)
작성일 08.09 09:26
@바다와커피님에게 답글 실제로 아이들과 4학년 정도에 이야기를 해봤었습니다.
학교에서 반 친구들이 학원에서 다 배운거라고, 수업이 재미없다고 한다고...

근데, 솔직히 말하면, 학원에서 다 배우기는 했지만, 정확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더라구요.
아이들도 '이거 다 배웠다는데 왜 이걸 모르지?'라고 이야기 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도 동일하게 선행보다는 정속으로 가면서 난이도를 높여가는게 더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트레콰르님의 댓글

작성자 트레콰르 (118.♡.7.221)
작성일 08.06 22:15
교육 방식이 제가 생각하는것과 매우 근접한 방법인거 같아 추천누릅니다
이제 20개월 남매둥이인데, 또래보다 둘 다 말이 빨라서 와이프랑 슬슬 어찌 교육해야하나 고민을 하는데
방향을 정리하는데 너무 도움되는 글입니다!

까사포르투갈님의 댓글

작성자 까사포르투갈 (59.♡.92.190)
작성일 08.06 22:33
독서록을 잘 쓴다
긴 글을 무리없이 읽는다
호기심이 생기면 찾아서 읽는다
자녀분들 너무너무너무너무 잘 키우셨네요 존경합니다

스파이쿠당님의 댓글

작성자 스파이쿠당 (14.♡.75.126)
작성일 08.07 09:08
저희 집 아3들은 못하는 ...  부럽습니다.

뭐.. 부모인 제가 잘 못 가르치는 것이겠죠..

푸하하님의 댓글

작성자 푸하하 (211.♡.206.176)
작성일 08.07 10:31
독서는 나중에 논술에서 많은 도움이 될겁니다.
우리 큰애가 그랬어요. 초6까지 책을 달고 살았는데, 그게 나중에 대입 논술에 많은 도움이 되더군요.

날씨는어때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날씨는어때 (95.♡.77.176)
작성일 08.07 19:57
너무 잘 키우시고 계시네요..

달콤한딸기쨈님의 댓글

작성자 달콤한딸기쨈 (115.♡.195.188)
작성일 08.09 04:07
첫애가 이제 초등학교 들어갔습니다.
앞으로 애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하나 생각했었는데 배워갑니다.
(핸드폰만 보는 저부터 고쳐야겠습니다. ㅜㅜ)

빨간용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빨간용 (124.♡.40.93)
작성일 08.09 09:24
@달콤한딸기쨈님에게 답글 애들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마누라와 이야기했던 목표가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졸업 전까지 2가지만 심어주자.

1. 책읽는 습관
- 어떤 책이든 좋으니, "책 읽기는 재미있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자.
- 그래서 거실에는 TV가 없고, 장난감도 없고, 휴대폰은 사주지 않았고, 패드는 정해진 시간에만 할 수 있도록 제한했습니다.
- 그리고, 거실은 사면을 다 책으로 채웠습니다. 심심하면 책 꺼내서 보도록.
- 다만,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았고, 애들이 보고 싶어하는 만화책이든 뭐든 그냥 읽게 했습니다. 주로 만화책을 봤지만..
- 너무 심심하면 만화책을 꺼내 읽기 시작하더라구요. 4학년 넘어가면서 줄글로 된 책들을 서서히 읽기 시작합니다.

2. 자존감?
- "난 괜찮은 사람이다" 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 혼낼 때나 애들을 설득할 때 '정확한 이유'를 이야기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 내가 못된 아이라서, 내가 못난 아이라서, 내가 멍청한 아이라서 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행동한건 잘못된 판단'이어서 그런 행동을 한거다라는걸 설명해주려고 했습니다.
- 그러니까 아직 어린이라 배운적이 없고, 잘 몰라서 판단을 못한거고, 아직은 좀 더 많이 배워야 하는거다. 니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이런 생각을 심어주려고 했습니다.


이런 확고한 목표를 가지고 초딩들을 다루니, 이제는 2가지 다 어느정도는 목표 달성한게 아닌가 싶네요.
좀더 두고봐야죠.

총각같은아저씨님의 댓글

작성자 총각같은아저씨 (175.♡.128.1)
작성일 08.09 16:11
저도 우리 애들 책 보고 있으면 참 좋더라구요.

아이들이 책 읽는 걸 좋아한다고 하니 든든하시겠습니다.ㅎㅎㅎ

아리아리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아리아리션 (125.♡.111.106)
작성일 08.12 11:13
독서는 정말 잘 시키셨네요
수학문제 마저도 서술형 문제라서 읽기능력이 기반되지 않으면 풀수가 없는 시대니까요
선행에 대한 학습 철학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하시다고밖에 말씀드릴수 없겠네요.
저흰 그 철학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고 결국 엄청난 선행을 시키고 있어서요..
사실 뭐가 맞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들 성향에 따라가는게 맞는것 같아요.
저희 아이는 본인이 선행하려는 욕심이 너무 많아서 기초다지자며 억누르다가 많이 싸웠거든요.
아이들이 잘 따라준다면 어느 방향이든 좋은거죠.
부디 끝까지 잘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중2+초4 아들 둘 키우고 있는데 이제 다 키운것 같아서 많이 편해지긴 했습니다만
세쌍둥이+1 존경합니다 ㄷㄷㄷ

빨간용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빨간용 (124.♡.40.93)
작성일 08.13 09:46
@아리아리션님에게 답글 저도 선행에 부정적인 입장은 아닙니다. 아이가 원한다면 하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기초가 갖춰지지 않은 선행에 반대하는거죠.
다른 과목은 모르겠지만, 수학은 기초가 탄탄하지 않으면 선행을 하더라도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기초를 탄탄하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선행보다는 정속으로 가면서 난이도를 올려보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난이도가 올라가면 선행을 하지 않으면 접근이 안되는 문제들이 있어서 좀 고민이 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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