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Dune (1965) 프랭크 허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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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4.22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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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가을 10월, 클리앙에 적었던 글을 새집에 온 기념으로 약간 손보고 다시 올려 봅니다.
듄 Dune (1965) 프랭크 허버트 940쪽.
pc와 3.5인치 플로피 디스크로 접했던 듄2 게임, 데이비드 린치 감독을 알게 된 후 접한 듄 영화 (1984) 이후로 언젠가는 한 번 읽어봐야지 했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런데 재작년에 드니 빌뇌브 감독의 듄이 극장에 걸렸고 이런 영화는 그래도 뭘 좀 알고 봐야 재밌지 않을까 싶어서 원작을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황금가지에서 기존에 있던 18권 분량의 듄 시리즈를 6권으로 합쳐서 듄신장판을 출간한 것을 보고 대강 영화 분량일 것 같은 1권만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책 덕분에 독서란 게 꽤 오랫동안 막히게 되었습니다. 예전 '장미의 이름'을 읽을 때와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되었죠.
몇 줄 읽다 보면 처음 보는 단어에 주석 기호가 나오고 무슨 뜻인지 짐작조차 할 수 없어서 책 읽는 것을 잠시 멈출 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으로 대강 그 뒤를 훑어봐도 여기저기 주석이 많이 보였습니다. '장미의 이름'이나 '푸코의 추'에서는 각주라서 바로 그 페이지 하단에 설명이 나오는데 이 책은 주석이 '미주'라서 두꺼운 책 맨 뒤에 부록으로 실려 있는 '제국의 용어들'을 읽어봐야 하고, 거기에 주석 번호도 없이 별표만 있고 용어들이 가나다순으로 되어 있어서 매번 찾을 때마다 번거로웠습니다. 더불어 책이 꽤 두꺼워서(940쪽) 독서대에 올려놓고 읽지 않으면 어떻게 읽건 불편했습니다.
결국 그렇게 해서 몇 페이지 못 나간 채 한참동안 이 책을 건드리지 않게 되었습니다. 더불어 다른 책들도 함께...
듄을 읽으려고, 단순히 독서력을 높이기 위해서 몇 권의 책을 미리 읽었는데, 그게 상당히 도움이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한번 읽고 쳐다보지도 않았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나 '총균쇠'도 바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낯선 용어들과 만나고 '미주'를 찾아보며 본문을 읽는 과정은 듄의 세계를 머릿속에 하나하나 세워나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결국 주된 내용은 서로 다른 세력, 가문 사이의 대립이고 주인공 혹은 인물들의 성장과 그들 사이의 관계의 변화인데 그걸 감싼 것들을 벗겨내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이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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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보지 않고 영화를 봐도 괜찮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작을 몰라도 극장에서 영화를 봤더라면 스토리에 상관없이 커다란 스크린과 웅장한 소리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았을까?'
'아니면 알 수 없는 설정과 상황 때문에 답답했을까?'
원작을 읽고 갔다면 소설 속의 아라키스를 구현한 것에 더 감탄했을 것 같습니다. 듄 1권 940쪽 중 530페이지까지가 영화 1편이라 책의 분량으로는 비슷하지만 후반부는 내용과 사건이 앞쪽에 비해 훨씬 많은 편입니다. 1권을 포함한 듄 시리즈 전체가 각 권마다 후반부로 갈수록 엄청 빠른 전개와 결말이 진행되는 것을 알게 된 이후 지금 생각해 보면 영화 듄 파트 2는 책의 내용을 꽤 생략하거나 아니면 변형할 것 같습니다. 아직 듄 파트2를 보진 않았습니다. 이미 읽어서 책을 안 보고 영화를 보게 될 상황은 일어나지 않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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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듄의 메시아'와 '듄의 아이들'은 1권을 읽은 덕분에 부담은 줄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4권 '듄의 신황제'가 다시 장벽 같은 느낌을 줍니다. 1권처럼 설정에 대한 어려움은 없지만 듄의 주제의식이 진하게 담겨 있는 곳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5권에서 다시 1권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의 재미를 받았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작년 12월에 '듄시리즈'를 끝냈습니다.
댓글 18
/ 1 페이지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일반회원님에게 답글
아, 그렇군요. 덕분에 작품에 대한 새로운 느낌을 더했습니다. 고맙습니다.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파다닥님에게 답글
다른 유닛은 기억이 안 나고 모래벌레에 하베스터 먹히던 게 생각나네요. ㅎㅎ;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CJBRO님에게 답글
읽는 건 힘들었지만 결국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 쪽이 된 것 같습니다.
철이랑님의 댓글
저는 1권 다 읽고 2권을 읽던 도중 포기했습니다. 쉽지 않던데 완독까지 하셨으니 정말 훌륭하십니다^^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철이랑님에게 답글
2권 '듄의 메시아'도 영화로 제작한다고 하네요. 3-4권을 읽었을 때를 생각해 보면 두께나 내용면에서 그래도 좀 수월하게 읽을 만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리버님의 댓글의 댓글
@Vagabonds님에게 답글
2~3권까지는 영화로 만들어도 괜찮을 것 같은데, 신황제가 등장하는 4권은 과연 영화로 만들 수 있을지 의문이 들긴 합니다. 글만 읽어도 그 모습이 괴이한데, 영상으로 묘사를 하게 되면 그 모습이 엄청 기괴할 것 같기도 해서 말이죠... ㅎㅎ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대리버님에게 답글
'듄의 아이들'의 레토는 제임스 맥어보이가 연기한 적이 있더군요.
https://dune.fandom.com/wiki/Leto_Atreides_II
말씀하신대로 4권의 주인공은 생김새부터 그의 생각까지 부담스러웠습니다.
https://dune.fandom.com/wiki/Leto_Atreides_II
https://dune.fandom.com/wiki/Leto_Atreides_II
말씀하신대로 4권의 주인공은 생김새부터 그의 생각까지 부담스러웠습니다.
https://dune.fandom.com/wiki/Leto_Atreides_II
LyhN님의 댓글
제가 그래서 전집 셋트 구매했음에도 불구하고 1권만은 전자책 대여해서 봤습니다. 단어 누를때마다 각주가 바로 나와주니 너무 편하더라구요. ^^
책을 읽은후 영화를 보면 훨씬 재미있어져서 힘들게 읽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ㅋㅋ
책을 읽은후 영화를 보면 훨씬 재미있어져서 힘들게 읽은 보람(?)이 있었습니다. ㅋㅋ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LyhN님에게 답글
저도 그렇게 했다면 듄 1권을 막히지 않고 시작했을텐데 그 생각을 못했네요. 그나마 2권부터는 주석이 없어서 다행이었습니다.
대리버님의 댓글
저는 5권까지는 쭈욱 연결해서 봤는데, 6권은 드문드문 보았더니 잘 연결이 안되더군요.. 스포라 구체적인 내용 적기는 뭐하지만, 읽는데 약간 괴로웠습니다 ㅡㅡ;;;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대리버님에게 답글
6권을 한번에 읽긴 했습니다만... 이야기는 어렵지 않게 흘러 가지만 등장인물들의 목적을 모르겠더군요. (이것도 스포일 수 있겠습니다만) 완결이 아니라는 점을 책을 다 읽고 나서 알게 되었고 그 점이 6권의 애매함에 한몫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대리버님의 댓글의 댓글
@Vagabonds님에게 답글
넵, 선생님 말씀처럼 6권이 끝이 아니었는데, 작가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마지막 결말이 좀 애매하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뭐 열린 결말로 본다면서 그럴 수 있다고도 하겠지요....
에헤라디야님의 댓글
완독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저는 읽다가 포기했습니다. 번역의 문제인지 아니면 오래된 소설이라 그런지 (60년대에 나온 소설이죠) 서술이 굉장히 지루하고 재미없더군요. 게다가 진행도 너무 느리고 조금 읽다보면 졸립고... 소설을 재미있으라고 읽는건데 지루하고 재미없으면 안되잖아요. 그래서 그냥 읽다가 말았습니다. 대충 주인공이 주인공 엄마랑 그 사막행성으로 표류(?) 탈출(?)하는 부분까지 읽고 말았습니다. 영화를 먼저보고 읽으면 오히려 동기부여가 될랑가 싶지만 동기부여까지 해 가면서 소설을 읽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영화도 안보고 있어요.
Vagabonds님의 댓글의 댓글
@에헤라디야님에게 답글
저도 의무감으로 숙제하듯이 읽었습니다. 읽고 나서도 감탄과 여운보다는 완독했다는 뿌듯함이 더 컸습니다. 이게 왜 대단한거지?라는 의문은 지금도 있는 편입니다. 말씀하신대로 읽는 게 힘들고 내용이 지루한 부분이 많습니다.
거의 정확하게 영화 1편까지의 내용을 책으로 보신 것 같습니다. 혹시 영화를 보시고 나면 남겨 둔 뒷부분을 몇 장 더 넘겨 보게 되지 않을까요?
거의 정확하게 영화 1편까지의 내용을 책으로 보신 것 같습니다. 혹시 영화를 보시고 나면 남겨 둔 뒷부분을 몇 장 더 넘겨 보게 되지 않을까요?
일반회원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