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9/02) 오늘의 한 단어 -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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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09.02 09:59
본문
= 참여 방법 =
어떤 한 단어를 출제하고, 3줄로 된 글 쓰기를 해봅시다.
( 3줄이 넘어도 괜찮습니다. )
( 개그, 푸념, 에세이, 소설, 댓글, 일기, 언어유희.. 모두 괜찮습니다. )
저도 글 쓰기를 해볼께요.
( 본인 만의 이야기를 마음껏 풀어보세요. 릴레이소설 아니어도 됩니다. )
*
"이제 한 걸음을 때는 것도 힘들어요. 계단이 너무 높아요."
"아직도 고정관념을 떨쳐버리지 못했군."
"무슨 말씀이시죠?"
"우리가 지금 계단을 걷고 있는 것인가? 오르는 것인가, 내리는 것인가?"
"보세요. 위로 올라가는 계단이잖아요. 부들 부들거리는 거 안 보이세요?"
"머리라는 게 말이야, 육체적 피로가 극심해지면 착각을 일으킨다네."
"네?"
"잘 봐봐. 지금 걷고 있는 이게.. 계단인가?"
이때부터였다. 나는 평지를 걷고 있는 것인지, 오르고 있는 것인지, 내리고 있는 것인지.
아무 것도 확신할 수 없었다.
또한, 내 다리가 부들 부들거리는 게 맞는지, 힘들다는 생각이 진실인지 착오인지 알 수 없었다.
오로지 그의 태연한 미소와 무엇이든 내게 진실을 말해줄 것이라는 그의 다문 입술만 보였다.
*
* 앙님도 단어 하나를 출제해주세요. 저도 참여해보겠습니다.
// 글쓰기 모임
댓글 2
벗님님의 댓글의 댓글
@하늘걷기님에게 답글
그로부터 다섯 계단인가 올랐을 때 누군가 내 발목을 붙잡았다. 순간 휘청 거렸다. 깜짝 놀라 소리를 내지를 뻔 했다.
뒤를 돌아 보니,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잘 살아가고 있겠지 라고 머릿 속에서 이미 지워버렸던 그녀가 있었다.
구슬픈 표정으로, 이내 잡고 있는 손아귀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궜다.
하.. 정말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를 매정하게 버리고,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우지 못했던 SNS, 그 안에 가득했던 아름다움과 질투를 촉발하는.. 그런 그녀가 왜..
잘 쓰셨습니다. ^^
뒤를 돌아 보니,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잘 살아가고 있겠지 라고 머릿 속에서 이미 지워버렸던 그녀가 있었다.
구슬픈 표정으로, 이내 잡고 있는 손아귀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는 고개를 떨궜다.
하.. 정말 잘 살아가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나를 매정하게 버리고, 나보다 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고 하지 않았던가.
지우지 못했던 SNS, 그 안에 가득했던 아름다움과 질투를 촉발하는.. 그런 그녀가 왜..
잘 쓰셨습니다. ^^
하늘걷기님의 댓글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아서 몇 걸음 가다가 금방 퍼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그런데 계단을 한 계단씩 오를 때마다 잊었는지도 몰랐던 기억들이 하나씩 떠 올랐다.
첫 계단에 오르자마자 태어난 첫날의 기억이 갑자기 떠 올랐을 때는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한참을 서 있었다.
한 계단씩 오르다 보니 계단 하나는 하루를 보여주기도 했고 며칠이나 몇 주를 건너뛰기도 했다.
대단한 것 없는 인생이라 계단이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아직도 까마득해서 끝이 보이지 않았다.
저 끝에는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
종교가 없었는데 내가 싫어하던 종교의 신이 계단 맨 위에서 기다리고 있다면 나를 지옥에 보낼까?
아니 신이 그 정도로 쪼잔하지 않겠지.
일단은 계단 끝에 도달하는 게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