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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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서 동일한 결과가 나오는 법칙을 알아내는 것입니다.”
“마법과 같지 않은가?”
“마법은 마나를 느끼는 마법사만 사용할 수 있어서 보편적인 것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아하! 마나를 느낄 수 없는 사람도 사용해야 한다? 그러면 마법 양초라든가 마법 물통이라든가 마법 가방같이 마법진이 새겨진 마법 물품들을 통해 보편성을 획득하면 되지 않는가?”
“그게 사용은 가능하지만, 원리를 설명할 수 없기에 그것 역시 힘듭니다.”
“마법진의 문양과 문자의 내용을 풀어서 설명할 수 있네. 거기에 원리가 다 나와 있지.”
“솔직히 말씀드려서 그런 것들 보다 마나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게 가장 큽니다. 저희는 마나를 관측할 수 없습니다.”
“양자역학이라고 그랬나? 그것 역시 관측은 못 하지만 존재는 인정하는 것 아닌가? 마나와 마법은 왜 존재를 인정하지 않지?”
“저희가 쌓아온 지식체계와 마법은 다르기 때문입니다. 저희로서는 이해 안 되는 힘입니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자네의 세계와 우리의 경험이 다르니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는 건 이해하는데 실체 자체를 인정 안 한다는 데에는 좀 놀랐네. 그런 지식을 쌓는 방식을 과학이라고 한다고?”
“예. 쌓는 방식, 태도, 쌓아온 지식 자체가 다 과학입니다.”
“지식엔 경험이 필요하고 경험엔 시간이 필요하네. 이해는 안 되지만 지식에 대한 신중한 태도 자체는 마음에 드네.”
“감사합니다.”
“반대로 우리는 자네들의 기술과 ‘과학’에 관대하네. 자네들의 ‘과학’에 관해 이야기해 보게.”
“예. 과학은 처음에 자연 현상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했습니다….”
벗님님의 댓글
잠시 뜸을 드린 후, 그가 말을 이었다.
"결국은.. 마법의 힘을 규정할 새로운 기준 자체를 만들면 되는 게 아닌가?"
"네, 그렇죠. 그렇지만 그 마법의 힘에 대한 기준 자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마련해야 하는데.."
"왜 그렇지?"
"기존에 잘 완성된 과학적인 방법을 토대로 하지 않으면 과학이라는 범주 안으로 넣을 수가 없습니다."
"음.. 마법도 현상이고 실체화되어 있는 거지 않은가?"
"네, 그렇긴 하지만, 아직 과학적으로 어떻게 그렇게 되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면, 기운, 인기척 같은?"
"아직 제대로 분석되지 않은 부분들이죠."
"좋아요, 좋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이었네. 결론은 우리의 통치를 막을 수 없다는 거군."
마법사가 손가락을 튕겼다. 대화를 나누던 과학자의 입술이 들러붙으며 입이 사라졌다.
과학자는 등 뒤에서 끌어당기는 것처럼 뒤로 밀려나더니 벽에 딱 달라붙었다.
마법사는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과학? 우습군."
잘 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