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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글쓰기] 오늘의 한 단어 - 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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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어디가니 118.♡.162.79
작성일 2024.09.27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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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사진을 글 맨 마지막에 넣어야 하는데 방법을 모르겠네요.)



“꺅~. 아빠, 고맙습니다. 이거면 끝장이지!”



달리는 마치 캥거루처럼 깡총이며 기뻐했다. 기뻐하다 못해 뽀뽀 세례까지. 이러다가 스파크가 일겠다. 사춘기 들어서는 데면데면 내 주위를 겉돌기만 하던 녀석이 말이다. 기뻐하리라곤 예상했지만 이정도일 준 몰랐다. 고생한 보람이 있다. 


“아빠, 이것 좀 봐요. 우리랑 닮은 것 같지 않아요?”


달리는 흥분이 가시지 않은지 연방 육성부스에 이마를 부딪히면서도 머리를 드밀었다. 하긴 좋아할 만도 했다. 보통은 강아지나 고양이에 만족했지만 상류층 아이들은 좀 더 튀기를 바랐다. 그래선 평범한 애완생물로는 만족하지 못했다. 그래서 방역법을 위반해가면서도 늑대나 사자, 호랑이를 수입해서 키우는 집도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종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 중급 정도 취미일 뿐이다. 다른 아이들의 선망의 눈길을 얻고 싶다면 더 특별해야 만했다. 보호종 곤충이나 식물, 파충류 정도는 되어야 했다. 그중 어류는 특히 난도가 높았다. 생육 환경을 조성하기가 특히 까다롭기도 하려니와 운송 과정에서 대체로 죽고 말기에 그 희소성은 물을 능가했다.


“아빠, 지난 주에 스티븐슨이 외제 증기기관차를 자랑했잖아요? 산업혁명 … 역사적 가치 어쩌면서요.

우리 건, 그거랑 비교가 안 돼요. 판다, 보아 구렁이를 가져와도 안 되지.”


그렇다, 비교 불가다. 내가 그 어려운 걸 해낸 것이다. 스스로에게 머리 쓰담쓰담! 달리는 다음 주에 있을 ‘우리 집’ 라이브 발표에서 친구들의 환호성과 부러움을 독차지할 것이다. 화면이 육성부스를 비출 때 아이들의 함성과 함께 다른 부모들의 탄식도 흘러나올 것이다. 기체형 행성에서는 액체를 유치하는 게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극독인 산소를 품은 수족관 육성부츠 집에둔다는 건 상상할 수조차 없는 일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일반에서 방법이 없었다. 하지만 난 다르다! 얼마전 항성간게이트개발위원회(Interstellar Gate Development Committee)에서 지구총독부에 직접 연결되는 시험 게이트를 완성했고 내가 그 프로젝트의 장이다. 물론 아직 사적 운융이 허용된 것은 아니지만 내 딸의 위신을 위해서라면야! 난 200년 된 친구인 총독에게 부탁해 우리와 가장 닮은 지구 생물을 보내 달라고 요청했고 이렇게 딸을 기쁘게 할 수 있었다. 어떤 외제 물건도 이 귀여운 애완동물을 뛰어넘을 수는 없을 것이다.물론 경제적으로도 말이다.


 마귀상어(Goblin shark)! 



댓글 3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27 13:54
"아니, 저 친구 도대체 얼마를 쓴 거야?"
"그러게 말일세, 이거 뭐 우린 애들한테 면도 서지 않겠구먼. 대체 어디서 공수한거야?"

"보면 모르겠나, 또 거기에 부탁을 한 것일테지. 하.. 그건 그렇고 저건 대체 뭔가?"
"와.. 감탄이 절로 나오는구먼, 크기가 도대체.. 얼마나 큰 건가?"

"글쎄, 지금 보이는 면은 그저 일부일 것 같은데.. 어쩌면 우리가 서 있는 이 바닥 아래까지.."

두 사람은 한 면에 가득 채운 유리 수조의 크기가 짐작이 되지 않아서 눈만 굴리고 있었다.

"하하하, 어때요? 쪼금 신경 좀 썼습니다. 하하하하"

달리의 아빠는 딸의 어깨에 손을 얹고는 호탕하게 웃으며 두 사람 앞으로 다가왔다.

"달리가 그냥 뭐 보고 싶은 게 있다고 해서 이렇게, 하하하하"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미소를 지어주긴 했지만, 씁쓸함이 가득 했다.
이제 도대체 무엇으로 빌붙여볼 수 있을까, 집에 돌아간 자식들이 또 식음을 전폐하면..

"아버님, 그런데 이건 도대체 어떻게?"
"뭔들 못하겠습니까, 우리 달리가 원한다는데. 하하하하"

하.. 지난 번 증기기관차를 마련하며 빚진 걸 갚는 것도 아직 몇 년이나 남아 있는데,
한 숨이 절로 나오는 순간이었다.


잘 쓰셨습니다. ^^

팬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119.♡.56.66)
작성일 09.28 23:30
언젠가 무궁화호 식당칸에 들어갔을때 커다란 상어의 위장속 같다... 라고 느꼈었는데 그 기분이 되살아네네요

어디가니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어디가니 (118.♡.162.79)
작성일 09.30 08:50
@팬암님에게 답글 예전 '푸시맨'이 있던 시절, 만원 지하철을 타고 밤 한강을 건너면서 문득 '통조림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통조림 안에 오와 열을 맞추어 세워진 청어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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