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오늘의 한 단어 - 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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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0.1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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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두 발이 모두 이불 밖으로 나와야 잠을 잘 잔다.
아내는 두 발을 모두 이불 속에 넣고 자야 잠을 잘 잔다.
아이는 한 쪽 발은 이불 속에 넣고 한 쪽 발은 밖으로 내어 놓고 잔다.
정말 딱 반반 닮았구나 싶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달빛이 미세하게 스며드는 밤이었다.
강릉의 해안에서 불어온 바람이 살짝 창문을 흔들고, 집 안은 그저 평온해 보였다.
하지만 그 평온함 속에 숨어있는 긴장감은 아직 눈치채지 못한 채,
집 안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잠을 청하고 있었다.
침대 위에는 세 쌍의 발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아내의 발은 단단하게 이불 속에 묻혀 있었고,
남편의 발은 이불 밖으로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그리고 아이의 발... 그 작은 발 하나는 이불 속에서 잠겨 있었고,
나머지 하나는 가늘게 열린 창문 틈새처럼 밖으로 내밀려 있었다.
딱 반반. 그 모습은 자칫 우스꽝스럽게도 보일 수 있었지만,
이 밤의 고요함은 그런 사소한 것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나 고요함이 깨지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창문 너머 어둠 속에서 한 남자가 몸을 숙여 서성거리고 있었다.
그 남자는 오늘 하루의 실패를 잊으려 술잔을 비웠고, 그 기운에 이끌려 어리숙한 선택을 하고 말았다.
그의 이름은 아무도 알지 못하지만, 그 어리숙함만큼은 누구나 눈치챌 수 있을 것 같았다.
낡은 바지에 낀 얼룩, 해진 모자, 바람에 흔들리는 어깨.
그는 빈 창틀을 슬며시 부수고, 낡은 창문을 천천히 밀어 올렸다.
작은 찌걱 소리가 밤의 고요 속을 파고들었다.
안방을 향한 그의 기대는 단 하나였다.
"귀금속... 귀금속이 있을까?"
그들이 잠들어 있는 안방에서 뭔가 값진 물건이 나와 주기를 바라는 그 기대감.
그는 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거리며 방 안으로 들어섰다.
침대가 보였다.
그리고 그것이 보았다. 침대 위에서 무언가가 드러나 있었다.
그것은 세 쌍의 발이었다.
이불 밖으로 드러난 남자의 두 발,
이불 속 깊숙이 잠겨 있는 여자의 발,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균형이 이상한,
한쪽은 이불 속에, 한쪽은 이불 밖으로 내밀려 있는 작은 발.
한 치의 틀림도 없이 반반 나뉜 그 모습.
그 순간, 도둑은 숨이 턱 막혔다.
한순간 멈춘 그의 가슴은 마치 폭풍을 만난 배처럼 흔들렸다.
이상하다... 이 쌍의 발들이 그에게 말을 거는 듯했다.
왜 이렇게 기괴한가. 그는 왜인지 모르게 덜컥 겁에 질렸다.
이불 밖에 나와 있는 그 발들이 차가운 공기 속에서 유령처럼 보였다.
달빛은 더 이상 따뜻하지 않았고,
그 대신 기묘한 그림자를 방 안에 드리웠다.
그리고 그 그림자들은 천천히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도둑은 눈을 부릅떴다.
그 순간, 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고요한 방안의 공기조차 무겁게 느껴졌다.
"이건... 도대체.. 뭐야?"
도둑은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뭔가 잘못됐다...
그가 바람에 흔들리는 창문 소리에 놀란 것인지,
아니면 그 발들의 기묘한 배치에 겁을 먹은 것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그의 발은 더 이상 그곳에 있지 못했다.
훅.
거친 숨을 몰아쉬며 그는 문을 향해 급히 몸을 돌렸다.
그 작은 움직임만으로도 온몸이 떨렸다.
왜 이렇게 무섭지?
그가 느끼는 공포는 더 이상 그냥 방 안에 있는 물건들이 아니었다.
그저 침대 위에 펼쳐진 세 쌍의 발이,
그 발들 사이의 미묘한 차이가, 그를 혼란스럽고 무섭게 만들었다.
문을 열기 위해 그의 손이 문고리를 잡았을 때, 작은 소리가 들렸다.
우당탕!
그의 발이 의자에 걸리며 넘어질 뻔했다.
그리고 그 우당탕 소리는 집 안 가득 울려 퍼졌다.
그 순간, 방 안의 침대 위에서 잠을 자던 가족은 작은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그들은 그저 그 잠깐의 소리로 인해 잠시 깼을 뿐이었다.
눈꺼풀은 다시 천천히 내려가며 그들을 평온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그 사이,
어리숙한 도둑은 허둥지둥 방을 빠져나갔다.
그의 심장은 폭발할 듯이 뛰었고, 달빛이 그의 흔들리는 몸을 잠시 비췄다.
그는 땀에 젖은 얼굴로 집 밖을 뛰쳐나가며
다시는 이곳에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확신에 차 있었다.
잘 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