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을 쓰리게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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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demon 211.♡.77.225
작성일 2024.10.26 22:10
분류 살아가요
64 조회
0 추천

본문

서늘한 바람이 붑니다.

그래서일까, 왠지 마음이 가라앉는 느낌입니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의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도 느끼셨을 그런 계절의 변화.

살아있는 동안 머리 속에 스쳐지나가는 생각과 느낌의 대부분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고 놓쳐버린다는 사실이 가끔 쓰립니다.

그렇게 또 하나의 계절을 보냅니다.

댓글 2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10.28 10:36
의식하지 않아도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머릿 속에 담깁니다.
송곳으로 매듭 하나를 잡아서 끄집어올리지 않는 한
보이지 않은 깊은 바닷 속처럼 조용히 자리하고 있을 겁니다.
어느 날 문득, 익숙한 온도와 습도, 차갑게 살갗을 간지럽히는 그 기운과 마주하게 되면
어느 먼 선조의 숨결일까, 한 숨일까 하고 잠시 걸음을 멈추게 됩니다.
그들의 삶이 내게 느껴지듯, 오늘의 내 삶도 후대의 어떤 이들에게 머물게 되지 않을까,
힘겨운 어떤 나날, 아주 보잘 것 없고 부끄럽기만 하지만 작은 위로가 되어주지 않을까,
그런 마음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누구에게 전해지지도 않을 테지만, 그저 어떤 선례처럼.

demon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demon (175.♡.184.223)
작성일 10.2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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