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이야기 - 4. 울고도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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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2.19 14:12
본문
“…대를 싸리로 만들고 살 깃은 두루미날개로 넙적하고 길게 달았으며
살촉우에다가는 고라니뿔로 크게 호각을 만들어…” - [태조실록] 제1권
합격 통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탈락한 동료들의 고별 메세지가 하나 둘 올라온다.
‘그동안 행복했었다’는 문자를 들여다 보았다.
그동안 기쁨을 함께 나누었던 분들에게는 이별과 상실의 순간이고,
그동안 기쁨을 함께하지 못한 나에게는 아쉬움과 허탈한 순간이다.
이제서야
첫 인사를 드렸을 때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서
실력 대결을 하자던 분의 말씀이 이해가 간다.
2024년 한 해는
꽃 길만 걸을 수 있겠다는
첫 날의 부푼 기대는
차가운 태화강 바람에
산산이 흩어져버렸다.
자연속에서 1년을 지내는 것은
그간 치열하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안식년이라 생각하고
편히 쉬었다 가려던 나에게
첫 날 부터 진검 승부를 걸어올 줄이야.
화살을 만들때 사용했다는 대나무 위로
커다랗고 하얀 백로 한 마리가 날아 간다.
쉬이이익.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울고도리살이
소리를 내며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쏜 화살은 아니다.
-여기서 분명히 밝혀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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