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화강 이야기 - 4. 울고도리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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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habash 211.♡.120.164
작성일 2024.12.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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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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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를 싸리로 만들고 살 깃은 두루미날개로 넙적하고 길게 달았으며 

     살촉우에다가는 고라니뿔로 크게 호각을 만들어…” - [태조실록] 제1권

   

합격 통지를 받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탈락한 동료들의 고별 메세지가 하나 둘 올라온다.


‘그동안 행복했었다’는 문자를 들여다 보았다.

그동안 기쁨을 함께 나누었던 분들에게는 이별과 상실의 순간이고,

그동안 기쁨을 함께하지 못한 나에게는 아쉬움과 허탈한 순간이다.


이제서야

첫 인사를 드렸을 때

동료가 아닌 경쟁자로서

실력 대결을 하자던 분의 말씀이 이해가 간다.


2024년 한 해는

꽃 길만 걸을 수 있겠다는

첫 날의 부푼 기대는

차가운 태화강 바람에

산산이 흩어져버렸다.


자연속에서 1년을 지내는 것은

그간 치열하게 살아온

나에게 주는

안식년이라 생각하고

편히 쉬었다 가려던 나에게

첫 날 부터 진검 승부를 걸어올 줄이야.


화살을 만들때 사용했다는 대나무 위로

커다랗고 하얀 백로 한 마리가 날아 간다.


쉬이이익.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다.

울고도리살이

소리를 내며 귓가를 스치고 지나갔다.


내가 쏜 화살은 아니다.

-여기서 분명히 밝혀 두어야겠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12.♡.121.35)
작성일 16:06
시간을, 세월을 앞질러 날아간 화살일까.. 잠시 상상해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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