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계절의 정원, 태화강 이야기 - 22. Pacta Sunt Servan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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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shabash 211.♡.120.164
작성일 2025.01.06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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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자연주의 정원을 걷다가

자그마한 웃음 소리를 들었다. 

주변을 둘러봐도 아무도 없는데.


잠시 후, 다시 들려오는 웃음 소리. 

역시,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거센 돌풍이 

정원에 식재된 식물들 사이로 

한차례 휘몰아치고 갔다. 


바람에 부딪치는 소리는 아닌 듯한데?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톱풀을 바라보다가

무언가 바닥에서 반짝이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봄, 이 근처에서 활짝 핀 튤립과 수선화에게 

내년 봄에 다시 만나자고 인사를 했었다. 


대답은 듣지 못했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손톱만한 크기의 새싹들이 

지난 봄에 한 약속을 지키러 온 듯

여기 저기 솟아오르고 있었다. 

댓글 2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12.♡.121.35)
작성일 01.06 18:08
무엇 하나 머물지 못할 듯 보이는 삭막한 그런 곳에서도
자연은 살아 꿈틀거립니다.
무슨 의미일까, 무엇은 전해주고자 함 인가.
넘어지고 부서지고 상처입고 부들부들 떨며 현실에 무너지더라고,
다시금 일어날 수 있다는, 네 삶이 무엇인지 마치 증명이라고 해보라는 듯,
그렇게 자연은 살아 꿈틀거립니다.
네가 나이고, 나가 너이듯 '살아있는 존재'로서 그렇게 말을 겁니다.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팬암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41)
작성일 어제 10:24
제가 살고있는곳은 땅이 얼어버려서 새싹도 못 자랄것 같습니다. 새싹이 귀엽다는 생각은 이 사진으로 처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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