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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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입니다.
여자 사람은 어깨를 내려오는 긴 헤어스타일도 있고,
퍼머, 염색, 커트 등 다양한 스타일을 연출하시니,
단발이라고 하면 ‘아, 그러시구나’라고 하실 테지만,
하루만 깎지 않아도 거뭇거뭇 수염이 자라나는 남자들은
따로 부연하지 않으면 보통은 단발입니다.
한동훈 씨 미안.
아티스트가 아니고서는 장발로 사회생활을 한다는 건
연차가 조금 되어가고 있는 저희로서는 아무래도 무리인 듯하고,
아니, 자신을 내보이기를 부끄러워하는 저 같은 내향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라서, 흔하디흔한 그런 남자의 단발머리입니다.
그래도, 바람이 불거나 조금씩 앞의 머리카락이 슬며시 내려올 때는
마치 멋진 샬랄라 미남이 머리카락을 넘기는 것처럼 그렇게 한 손으로
멋지게 앞머리를 넘깁니다. 혼자만 그래요, 혼자 생각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제가 머리를 넘길 때마다 커다란 거울로 제 모습을 비춰주지 않아서요.
오늘도 그렇게 저는 제맛에 취해서 그렇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발이긴 한데, 옆머리와 뒷머리가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
문제는 직모라고 직선으로 쭉쭉 자라는 머리카락이었는데
이 친구들도 나이를 먹나 봐요.
분명 직모였던 친구들이었는데, 뒤통수의 머리카락들이 조금씩 꼬입니다.
성향을 드러내는 거예요. 자신들은 직진할 수 없다며 항변하는 거예요.
그래서 요즘 앞머리를 넘기고 슬쩍 손을 돌려 뒤통수의 머리카락을 쓸어봅니다.
손가락 사이사이로 걸립니다. 서로 합세해서 스크럼을 짜는 겁니다.
내 머리카락인데, 내 소유물인데.. 지들끼리 편을 먹은 거예요.
하아.. 참 마음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오늘의 결론이 뭐냐면,
‘심심풀이 이른 노닥거리는 것 같은 글쓰기’도 괜찮다는 겁니다.
글을 쓰는 데 무슨 제한이 있겠어요.
그냥 막 쓰면 되는 거죠.
끝.
팬암님의 댓글
주진우 기자가 가명을 쓰나? 라고 생각할정도였습니다.
기분나쁘게 오셨었는데 오랜대화끝에 유쾌하게 악수하고 보내드렸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