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놀이] 2. 전기를 잃어버린 세계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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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팬암

작성일
2025.04.23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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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아. 우리집 발전기좀 돌려주러 올래?
친구 재팔이의 문자였다.
ㅇㅇ이는 초등학교 6학년때부터 체육시간이면 줄곧 스텐드에 앉아있었다.
그러다가 중학교는 자퇴하기 이르렀다.
우리는 오락실을 자주 다녔다.
학교에서 끝나면 재팔이를 만나 오락실을 갔는데, 그곳에 가려면 우리동네에서 유명한 "40계단"을 올라가야만 했다.
나는 재팔이를 업고 40계단을 올라 4인용 게임을 즐겨하곤 했다.
언젠가 재팔이의 누나에게 나랑 재팔이랑 오락실에 있는걸 걸렸다.
누나는 지금 신촌세ㅇㅇㅇ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있는데 그때 날 혼낸것을 매우 미안해 했다.
누나는 그당시 남동생의 유일한 친구였던 나에게 혼냈던건 혹시나 나에게 나쁜것을 배웠다고 오해했노라며 사과했었다. 다 큰 나이에 그런일이 있었나? 하고 잘 기억못하던 나는 괜찮다고 하고 끝냈다.
재팔이는 20대때부터 누워서 지냈었고
지금은 트랙볼 마우스도 손톱으로 굴리지 못할정도로 상태가 심각해졌다.
지금 재팔이는 생명유지장치로 연명을 하고 있는데
번ㅇ 주공아파트에서 사는 재팔이는 여름철이면 정전을 걱정한다.
노후된 아파트의 변전기가 갑자기 전기가 나갈것을 염려해 집에 야마하 발전기를 구비해두고있다. 발전기 소음이 심해서 한달에 한번정도만 잠깐 돌려주러 가곤한다.
이런 근육병 관련 장애인들은 전기를 잃어버린 세계를 상상할수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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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벗님님의 댓글
누구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무엇이네요.
육신에 고정된 시선으로, 세상을 그렇게 단 한 가지로만 바라보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마음 속으로는 타인의 삶, 타인의 시선을 고려한다고는 하나, 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소리인지..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