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1일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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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2024.08.01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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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0n2ItsCmLtw?si=S1NOb0n2jd0x9g3N


제가 이짤을 쓰게 될 날이 과연 있을까 싶었는데 

어제 부서 단톡방에 던지고 시원하게 웃고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퇴사 1일차입니다. 정확히는 남은 연차를 10월까지 소진해야 해서 아직 회사에 적을 두고는 있지만 여튼 퇴사입니다(그렇습니다 무려 세달 가까이를 놀면서 월급받을 예정입니다 ㅋㅋㅋ)

무려 한달 반 전부터 인수인계를 해왔고 마지막 날인 어제 점심이나 먹고 나면 슬슬 정리해 나오려 했는데 나오는 마지막 날까지도 야근까지 해가며 계속된 업무와 인수인계를 해야 했습죠..


그렇게 된 사연이… 

나름 오래 다닌 직장이라 송별회를 해주겠다고 이틀 전 저녁 직원들과 회식을 했더랬습니다.

황홀한 숯불위에 더 황홀한 살치살과 갈비살 꽃등심이 저의 퇴사를 축하해줬습니다.

거기까지가 좋은데 내가 참으로 싫어하는 2차(아니 좋은 음식먹고 왜 감튀따위에 맥주를 먹냐고..)에 더해 

내가 더더더 싫어하는 노래방까지.. 내가 주인공인 자리라 빠질 수도 없는 노릇.. 나를 위한 송별회에 내가 싫어하는 걸 해야 하는 사회생활의 아이러니. 웃픕니다.


여튼 그렇게 씐나게 먹고 놀고 다들 헤어졌는데

어제 아침 옆 직원이 절뚝거리며 나타나는 겁니다..

으엥? 뭐야?

가다가 대차게 넘어졌는데 무르팍 다까지고 손 팔꿈치도 다치고 발이 아프다고 출근하자마자 건물에 있는 한방병원에 가더니..

'저 뼈뿌러졌대요.. 이병원에선 안되고 큰병원가래서 나누*병원왔어요.' 마침 가까이에 관절전문병원이 있거든요. 

으헹? 한참 후에 나타난 녀석은 무릎아래까지 오는 보조기를 차고 까진 무르팍은 큰 거즈를 붙이곤 "거기서는 수술하래요 ㅠㅜ"


으악 나의 퇴사는 물건너 가는가.. 정말 다시 불려나오는가…

직원은 자기도 난감한지 점심 식사 후 다시 다른 병원을 수소문해 갑니다. 다행히 수술은 필요없고 붓기빠지면 통깁스로 고정을.... 이 녀석 나의 송별회를 그렇게 온몸으로 할 필요까진 없잖니??

여튼 그러는 동안 이미 인수인계를 끝낸 업무인데 급한 업무다 보니 계속 일은 내가 하고 있고..

상사님은 전날 드신 술이 탈이신건지 네시가 넘도록 안나오시고

오너는 말도 없이 휴가를 가셔서 인사도 못드리고..

뭔가 총체적 난국…


새로운 인원이 충원되는 것이 아닌 기존 인원들에게 일을 쪼개어 주는지라 이사람 저사람에게 계속 내용 전달 파일 전달 

6시가 넘도록 일을 하고 

회사 근처 단골 중식집에 가서 퇴사를 고백하고 함께간 친구로부터 료리 하나, 중식당 사장님으로부터 또 료리 하나 얻어먹으니 … 헛살지는 않았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리고 오늘 아침.. 

저의 퇴사를 모르는 지방의 다른 직원으로부터 새벽부터 업무톡

그리고 사무실에서도 이거 어떻게 하는 겁니까 또 업무톡


카카오톡 탈퇴해야 하나 ㅋㅋㅋㅋ 


여튼 퇴사 첫날 집근처 유명 빵집 오픈런 해서 맛난 빵도 사오고

묵은지에 돼지고기 숭덩숭덩 썰어 듬뿍 넣은 김치찌개를 땀 뻘뻘 흘리며 끓여 점심먹고 션~~~한 에어컨 앞에서 다모앙 하고 있으니 행복합니다.



댓글 20 / 1 페이지

남극백곰님의 댓글

작성자 남극백곰 (223.♡.203.125)
작성일 08.01 14:23
퇴사하고 6달 지나도 업체에서 연락이...왔던 기억이.남미다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29
@남극백곰님에게 답글 6달이라니 후덜덜하군요..ㅠㅜ

TwoSonPlace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TwoSonPlace (211.♡.34.204)
작성일 08.01 14:48
@여름숲1님에게 답글 퇴사한지 2년 반 지났는데 납품했던 서버 disk fault 났다고 전화오더라구요...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53
@TwoSonPlace님에게 답글 내부 업무가 많고 직접 거래하는 거래처는 많지 않다보니
퇴사 이틀전 담당자 변경안내 메일을 모두에게 돌려서 저는 아마도 연락이 안오지 않을까 싶은데요.
또 모르죠..어떨지 ㅎㅎㅎ

Kubernetics님의 댓글

작성자 Kubernetics (211.♡.234.36)
작성일 08.01 14:23
퇴사시 1순위로 해야 하는게..
단톡방, Teams(or groupware), 메일 탈퇴를 제일 1순위로 해야 하더라구요..
안하면 계속 연락와요..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30
@Kubernetics님에게 답글 연가처리되고 있어서 아직 회사에 적을 두고 있으니 아직은 좀 그렇습니다.
더구나 관리부서라.. 그렇게 칼처럼 못하겠어요 ㅠㅜ

하늘사랑4U님의 댓글

작성자 하늘사랑4U (115.♡.233.125)
작성일 08.01 14:25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일단 쉬세요.
푹~~

가장 중요한거
회사 나 퇴사한다고 안돌아가는거 아닙니다.
어떻게든 돌아갑니다.
신경 끄세요. ^^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32
@하늘사랑4U님에게 답글 그렇습니다
돌아갑니다..
실제 돌아갈 수 있도록 업무인수인계 파일에 대분류 소분류 넘버링해서 해야하는 업무시기와 업무파일 위치적시하고
파일 폴더에는 텍스트파일 하나씩 추가해서 업무 진행방식 다 설명써놓고..
이쯤 했으면 할만큼 했습니다.. 신경끄겠습니다 ㅎㅎㅎ

뜨쉬뜨쉬님의 댓글

작성자 뜨쉬뜨쉬 (125.♡.213.71)
작성일 08.01 14:27
다리부러진 직원 안됐네요
부러졌는데 어떻게 걸어다니는지 의아하지만
고생길이 열렸다는게 ㅠ
잠깐의 휴식 잘 즐기시길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33
@뜨쉬뜨쉬님에게 답글 그래도 걷긴 걷더라구요.. 엄청 절뚝거리고..
그리고 보조기 차고 주사+약 하니까 훨 덜아프고..
그리고 저 잠깐 휴식 아니예요.. 은퇴입니다..우하하하하
(물론 나중에 일하고 싶으면 다른 업종으로 알아볼까 싶어요)

DUNHILL님의 댓글

작성자 DUNHILL (118.♡.3.188)
작성일 08.01 14:30
유 아 위너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34
@DUNHILL님에게 답글 받아들이겠습니다!

인장선님의 댓글

작성자 인장선 (122.♡.150.92)
작성일 08.01 14:39
퇴사하고 1년 넘게 연락 왔었읍니다 ㅠ_ㅠ그래서 번호 바꿀까 고민했는데 안 바깠습니다 ㅋㅋ  열심히 즐기시면서 재충전 하시기 바랍니댜 ^_^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1 14:53
@인장선님에게 답글 네 재충전하며 삐걱거리는 몸도 좀 고치고 그러려구요 ㅎㅎ

오구님의 댓글

작성자 오구 (210.♡.52.40)
작성일 08.01 14:40
퇴사... 음.. 최소100일차 입니다. 날짜가 잘 기억도 안나네요 ㅋㅋ
아직도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ㅎㅎ
축하드리고 잘 즐기시길!!!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23.♡.54.3)
작성일 08.01 14:54
@오구님에게 답글 그렇습니다..
저는 꿈을 이뤘습니다..백수!! ㅋㅋㅋㅋ

사람만이희망이다님의 댓글

작성자 사람만이희망이다 (175.♡.133.89)
작성일 08.01 14:56
새롭게 시작되는 삶도 힘차게 응원드려요 고생하셨습니다 :)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3 18:10
@사람만이희망이다님에게 답글 ㅎㅎ 고맙습니다

지낭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지낭 (39.♡.198.92)
작성일 08.03 17:13
건강은 좀 어떠세요?
은퇴시라니 "FIRE" 성공이시네요.
즐겁고 행복한 시간 만끽하시길 바래요~

- 퇴사일까지 슬렁슬렁 최소한 근무하면서 미사용 연차수당을 받는 경우도 있던데, 여름숲1님의 지금은 약간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느낌이실 듯 합니다.

여름숲1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no_profile 여름숲1 (211.♡.231.115)
작성일 08.03 18:09
@지낭님에게 답글 그러네요
애매한 포지션이라 외부에서 오는 전화 받아 직원에게 연결도 시키고
직원들 전화도 받고 그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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