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모니불이 미륵불보다 먼저 성불한 이유는?
페이지 정보
본문
불교문헌에 전하는 일화 중엔 종종 석가모니와 미륵이 가까운 사이였는데 석가모니가 어떠한 이유로 인해 먼저 성불했다 이런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그 중 하나로서, 인도의 상좌부계 부파인 설일체유부의 문헌인 '아비달마대비바사론'에는 어째서 석가모니가 먼저 성불했는지를 전하는 일화가 있습니다.
177권에 실린 일화에 따르면, 과거의 부처님 중 저사불(제사불, 보사불이라고도 함)이라는 부처님이 계셨고, 당시 석가모니와 미륵은 둘 다 저사불의 보살 제자였다고 합니다.
저사불이 신통력으로 부처가 될 두 보살 제자의 능력을 살펴보니, 수행자 자신의 깨달음은 미륵이 석가모니보다 먼저 성취하지만 두 보살이 성도하여 부처가 된 이후 가르칠 손제자들이 깨달음을 성취하는 속도는 석가모니의 제자들이 미륵의 제자들보다 더 빨리 성취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에 저사불은 교화력이 더 뛰어난 석가모니가 그렇지 못한 미륵보다 먼저 성불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고, 석가모니를 먼저 성불시키기 위해 일부러 석가모니를 데리고 산에 간 뒤 7일간 밤낮으로 삼매의 불빛을 장엄하게 뿜는 화광삼매(화계정)에 들어 그 모습을 본 석가모니가 자신을 찬탄해 공덕을 쌓도록 유도합니다.
저사불의 계획대로 석가모니는 화광삼매에 들어간 저사불을 보고 환희심에 빠져 7일간 밤낮으로 잠들지 않고 게송을 읆으며 저사불을 찬탄했고 그 덕분에 미래가 바뀌어 원래 부처가 되려면 3아승기겁 100겁이라는 까마득한 기간 동안 공덕을 쌓아야 하는 것을 석가모니는 100겁 중 9겁을 앞당겨 91겁만에 성불하게 됩니다.
참고로 1겁이 우주 하나가 형성되고 파괴되는 데 걸리는 까마득한 시간이고 아승기겁(무량겁)은 아예 측정불가 수준의 긴 시간을 말하는 것인지라 9겁이나 단축했다는 것은 진짜 확 앞당겨진 것이죠.
이 일화는 비바사론 외에도 '아비달마구사론', '아비달마순정리론', '대반야경', '불지경론', '아비달마장현종론'등에도 언급되는 일화로 인도불교에서 널리 받아들여진 일화였던 걸로 보입니다.
P.S 전생의 석가모니가 저사불을 찬탄해 성불을 앞당겼다는 게송은 이것입니다.
천지(天地)와 이 세계[界]와 다문실(多聞室)과
서궁(逝宮)과 천처(天處)와 시방(十方)에도 없으시며
장부(丈夫) 우왕(牛王)이신 대사문(大沙門)은
땅ㆍ산ㆍ숲을 두루 찾아도 같을 이 없습니다
출처 : 서지 - 불교학술원 아카이브 (dongguk.edu)
에피네프린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