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딩 조카와 첫 집회 참석 후기 (반면교사,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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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꼬마와 집회 오려고 종각 쪽에 주차하고 1호선을 타고 얼마 되지 않아 할머니가 저를 치고 문 앞으로 가더라구요.
지하철에서는 뭐 늘 있는 일이고 조카랑 같이 있으니 그런가보다 했는데 어떤 아주머니가 할머니한테 왜 사람을 치고 가냐고 하시더라구요.
할머니가 미안하다고 하고 끝날 줄 알았는데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면서 바쁘게 나가는데 뭐가 문제냐고 어린 게 ㅈㄹ이라고 더 큰소리를 치더라구요.
아주머니도 못 참고 나이랑 이게 무슨 관계냐고 하다가 나이가 벼슬이란 얘기까지 나오고 서로 밀치고 해서 옆에서 사람들이 말리고, 조카는 다른 칸으로 옮기자고 해서 제가 더이상 못 참고 “할머니, 애가 보고 있어요. 조용히 내리세요.” 했는데 잠깐 움찔하는 시늉만 하고 더 소리를 지르셔서 하아… 자리를 옮겨서 시청에서 내렸습니다.
내리자마자 조카에게 누가 잘못 했냐고 물으니 할머니라고…;; 애가 꽤 놀랐길래 지하철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니 너무 놀라지 말라고, 그렇지만 저렇게 살면 안된다고 반면교사 삼자고 하고 걷다가 남대문 근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늦게 와서 김민석 의원 연설부터 들었는데 조카가 무슨 얘길 하는 건지 이해를 하지 못 해서 좀 설명해주니 누가 윤석열을 찍은 거냐고 해서 ‘아까 그 할머니’ 같은 사람, 질서 안 지키고 잘못 해놓고 사과는 커녕 적반하장이고 자기 밖에 모르는 사람들이 찍은 거라고 해주니 이해가 빨리 되는 것 같았구요.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다모앙 같이 노래 부르기 덕분에 조카도 가사를 외워서 같이 부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아직 어리지만 근현대사와 현재 상황에 대해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구요.
이기적인 할머니 덕에 시청에서 내린 것도 다행이고 날씨도 참 좋고 다 좋네요. 다음에도 또 기회 되면 같이 와야겠어요.
이다모앙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