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자신은 다른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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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반학기동안 학교문제로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학폭문제를 조사하다보니 혼자 이일을 해결하고자 이리저리 뛰어다는 흔적이 보여 마음이 더 아프더군요
교육청으로 넘겨서 일은 마무리 되어갑니다
어차피 이제 곧 졸업이기도 하구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면 사춘기가 오며 날새우며 대립하던 엄마와 딸은 외계인침공에 똘똘뭉쳤고
다시 예전과 같은 엄마와 딸로 돌아갔습니다.
부모는 아이가 왜그렇게 예민했는가에 대해 알게 되었고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부모가 두손 두발 다 걷어올리고 자신을 위해 맨앞에 나서서 자신을 보호해주고 싸워주는 부모를 봤습니다
첫째가 다시 말이 많아지고 거실로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기타를 배워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어제는 네식구가 기타교습소 가서 기타도 사고 첫 강습도 같이 봤죠
아이가 자신은 다른별에서 온 외계인이라고 하더군요
엄마 아빠랑 박물관에 가고 전시회를 다녀오고 공연도 보고 도서관 가서 차마시며 책 읽는게 좋은데
음악도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싶은데
대중문화라고는 롤정도밖에 모르고 그나마 야구좋아하는 정도 입니다.
소위 여자아이들의 문화라고 하는 걸그룹 굿즈 사 모으고 춤추고 노래방가고 마라탕먹고 화장하고 이런거
잘 모르는 아이입니다. 해보려고 노력했는데 잘 안된답니다
그래서 여자아이들은 배척하고 놀리고 남자아이들은 말이 안통한다고 합니다..
어제 밤에 아이가 이야기 하더군요 조금 넓은 세상을 보고 싶답니다.
분명 세상에는 자신과 같은 별에서 온 친구들이 있을거라고 그런 친구들을 만나보고 싶다합니다.
그래서 이사를 고민중입니다. 좀더 넓은 곳으로 가볼까 하구요...
경상도 와서 타지생활 8년째인데.. 이번 일로 정나미가 다 떨어지네요
12월에는 학교를 보내지 않고 캐나다에 있는 사촌동생 집으로 보내볼까 합니다. 그녀석 워홀로가서
엄청 고생하다 이제 8년만에 영주권따고 자리잡았다고 한번 놀라오라는데
저는 가기 힘들고 예뻐하던 조카 일을 이야기하니 거기 와서 며칠 고모랑 같이 그렇게 보고 싶어하던
라이온킹 공연도 보고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가보고 메트로폴리탄미술관도 가보자고 하더군요..
아이에게 이야기 하니 고민하더랍니다. 왜냐 물어모니 고모는 분명 나를 엄청 사랑하니까 내 모든것을
맞춰줄것 이라.. 자기 고향별 친구를 만날 기회가 있을까? 라고 하더군요
그럼 혼자 가보라 했습니다. 한국에서 캐나다까지.. 고모가 일주일짜리 현지 캠프도 보내주려고 하더라고
거기서 한번 도전해보라고
어제 가지고 있던 몇년을 모은 마일리지를 다 털었네요...
언젠가 아내와 12년전 못간 신혼여행을 가려고 열심히 모았는데
가는것 오는것 7만 마일이던데.. 하필이면 돌아오는 비행기가 한자리뿐이고 프레스티지밖에 없더군요..
2만 마일 더 줬습니다.. 정말 탈탈 털어서 4000마일 남았습니다 ㅋ
엄마아빠도 아직 못타봤는데 ㅋㅋㅋ 딸에겐 이야기 하지 않을겁니다.. 무슨 자리라고 ㅋㅋㅋ
신혼여행은 지금 하는 일을 봐서는 황혼여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르죠..이사를 해야 할것 같으니..정말 타지역으로 가게되면 이 병원 그만 두는데
그때 혹시나 아내와 함께 신혼여행 갈 기회가 생길지.. 그건 이제 제돈으로 가야합니다 ㅠㅠ
이게 일을 추진하면서 내가 무슨 미친짓을 하는건가...싶긴 한데....
한 15년 정말 앞만보고 저기 저 밑 시궁창에서 박박 기어 올라왔는데 여전히 인생은 하드코어레벨이군요
저만 잘 하면 될줄 알았는데 앞으로도 두 딸이 행복하고 더 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직도 자신을 외계인이라고 칭한 그 한마디가 계속 마음속을 맴돌아서 마음한켠이 묵직해집니다.
살아가고 눈치보며 생존하는것에만 집중한 부모가 참 미안하더군요
달짝지근님의 댓글
아이는 지나가는 성장통으로 일찍 철들고 감수성이 풍부해서 분명 남다른 아이가 될거에요
레드현님의 댓글
고약상자님의 댓글
감정노동자님의 댓글
Eugenestyle님의 댓글의 댓글
해와별님의 댓글
아이의 환경이 달라지면 괜찮아질 겁니다. 그게.. 사실 학군지니 뭐니 나누고 싶지는 않은데요.. 먹고 살기 바쁜지역에 아이들은 걸그룹 보이그룹 대중가요 드라마 등이 삶의 전부고 취미 여가생활, 문화생활이 거의 없다시피 한 거 같아요. 다 같은 걸 하지 않으면 괴롭히고, 체육시간에는 앉아서 수다떨고만 싶어하고 등등..
저는 분당쪽으로 옮기면서 여자인데 농구나 축구도 하는 애들, 미드랑 해외문학 보며 외고 준비하는 애들, 승마나 사격, 악기하는 애들 등등 다양한 걸 인정해주고 스스로 삶을 진취적으로 사느라 바쁜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해결됐습니다. 다양함을 인정하고 성취를 좋아하는 분위기인 곳으로 옮겨가셔요. 아이가 스스로를 꽤 괜찮은 사람으로 여기며 컸으면 좋겠어요.
마놀린A님의 댓글
원더와이즈님의 댓글
아이가 행복한 길로 고민하고 이끌어주시는 부모님 멋지세요!
오일팡행주님의 댓글
아이도 이제 그걸 이제 알겠지요
사랑하고 사랑하면서 행복해지시길 빕니다
FV4030님의 댓글
Rania님의 댓글
저희 아이가 따님과 비슷한 성향, 이유로 중학교 1학년 때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요.
오타쿠(?) 성향을 가진 아이가 마침 재능도 있어서 한애고 입학했고 그곳에서 착하고 비슷한 아이들끼리 지내면서 지금은 드리워진 그늘 다 걷어내고 본인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시선을 맞추고 아이의 외침에 귀 기울여준 부모님의 모습에서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큰 힘을 얻었을 겁니다.
따님 어린 나이지만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라 분명 본인만의 아우라를 가지고 자기의 길을 갈거에요.
얼룩덜룩기린님의 댓글
파란단추님의 댓글
물건을 뺏기기도 하고 맞기도 하고...
나중에 저한테 이야기하는데...자기가 쓰래기통같다고 하더라구요...
정말....마음이 미아진다는 표현밖에는...
진짜 밤새 울었어요
그런 녀석이 고딩이 되서 같이 윤석열 욕하고있어요.
지금은 마음이 너무 아리시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아이도 글쓰신 앙님도 평안해지시길 바랍니다.
특히나 부모님이 내 편이라는 느낌은 아이가 앞으로 살면서 가장 큰힘이 되어줄꺼라 생각해요.
아이가 고향별의 친구를 만나길 고대하며 믿습니다.
WinterIsComing님의 댓글
레고레고님의 댓글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교사와 아이들을 보면서 고민이 많이 되네요.
사실 저도 제 아들도 학폭 피해를 입었지만 오히려 가해자를 보호하는 학교를 보면서...
공교육 현실의 쓴 맛과 아이들의 반응을 보고 아직도 고민중입니다.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바래봅니다.
HowRU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