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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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기쁘기도 하지만 정말 빡세기도 했네요.
추위, 그리고 수많은 인파… 아내와 함께 여의도를 향했습니다.
2시쯤 현장 도착해서 어찌어찌 자리를 잡긴 했는데 무대가 보이지 않는…
바닥에 앉아 2시간을 기다렸습니다. 중간중간 구호, 음악 나왔지만 귀에 잘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휴대폰은 완전 먹통이 되더군요. 두 대를 가지고 있었는데 하나는 kt 알뜰폰, 또하나는
skt 알뜰폰인데 kt는 달랑 한칸에 인터넷 먹통, skt는 안테나는 서너개가 뜨지만 역시나
인터넷은 먹통입니다. 그런데 바로 앞에 있던 분은 유튜브를 보시더군요. 이게 제 폰이
알뜰폰이어서인지 아니면 5G와 LTE의 차이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분 덕분에 어깨너머로 표결 진행 상황을 볼 수 있었습니다.
박찬대 원내대표의 연설이 너무 길게 느껴졌습니다. 바닥에 앉아있으려니 정말 힘들더군요.
추위는 그럭저럭 참을만 했지만… 좀 두터운 바지를 입고 나왔는데 아랫도리도 내복을 입을걸
살짝 후회했습니다.
투표 끝나고 우원식 국회의장의 발표에 순간 찾아온 정적… 그리고 가 204표가 들리는 순간
여의도는 순식간에 스탠딩 콘서트장이 됐습니다.
저희 부부는 그 때 이미 한계다 싶어 빠져나오기 시작했는데 수많은 인파를 헤치고 나오는게
쉽지 않았습니다. 지난 토요일에는 여의도역의 인파가 너무 많아 여의나루역으로 걸어가서
어렵지 않게 지하철을 탔는데 오늘은 여의나루역도 사람들의 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게다가
이쪽에서 진입한 사람들과 저쪽에서 진입한 사람들이 싸우는 장면도… 경찰이 있었지만 진입 줄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더군요. 그러고보니 여의도 내 도로 통제도 제대로 하지 않아 차들도 이리저리
엉키던데, 역시나 오세훈이 그렇지… 싶었습니다. 사전에 뭐든 할 생각이 없었던 것 같더군요.
하여간 여의나루역도 진입 포기, 마포대교를 건너기로 했습니다.
마포대교 위에서 찍어봤습니다.
마포대교 건너서 5호선 마포역에 도착했더니 경찰이 서 있다가 진입할 수 없다고 합니다.
한 정거장 더 가래요. ㅎㅎㅎㅎ
지하철 포기하고 버스를 탔습니다.
적당히 사람 좀 적은 곳에서 저녁식사 하고 집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힘들긴 했지만 결과가 좋아 뿌듯하기도 했고요, 두번다시 이런 일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과 함께…
시위 현장을 가득 메운 젊은 사람들, 그리고 그 시위현장 자체를 즐기는 젊은 사람들을 보니…
국힘당 너네들 이제 어떻게 할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우리 노땅들과는 달리 얘들은 지치지도 않고 즐길줄도 알고 쉽게 잊지도 않습니다.
이들이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겠구나 하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파란하늘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