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구속연장에 집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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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가지 이유가 있을 겁니다. 대강 추측해보고 정리해봤습니다.
1. 기소청 미리 맛보기 싫어요.
공수처 법에 따르면 공수처가 수사하고 기소/불기소로 입장을 정리해서 검찰에게 넘기게 되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검수완박의 그림입니다. 경찰(국수본)에서 수사를 해서 기소/불기소 의견을 정해서 넘기면 기소담당 공무원(전 검사)은 서류를 검토하고 법리에 맞는지 따져봐서 기소를 하고 공판을 유지하게 됩니다. 즉, 이전처럼 수사인력을 진두지휘하면서 폼 재고 수사권, 기소권을 맘껏 부리는 권위를 잃어버리게 되는 거죠.
윤석열 내란죄 수사의 그림은 기소청의 체험판, 데모판과 같은 거입니다. 이런 그림 검찰 조직 입장에서는 싫어할 수 밖에 업습니다.
2. 공수처 무능력하게 보이게 만들고 싶어요.
윤석열 일당은 검찰에게만 협력하면 자기들을 적당히 빼줄 거라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그 조직의 생리 상 윤석열 만큼은 집어넣고 수사/기소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내란일당 전체를 하지는 않고 윤석열과 그 주변에만 집중하고 나머진 캐비닛에 넣고 후일에 사용하려고 하겠죠. 내란죄의 수사와 기소, 공판을 진행하면서 검찰 조직 자체가 유능한 '칼'임을 차기 권력에게 과시하고 싶은 겁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윤석열의 죄를 재수사/보강수사를 못하고 기소만 하게 된다면? 숟가락을 올릴 구석이 사라지게 됩니다. 공수처에서 마련한 자료만 해도 방대한 양이며 내란죄에 대한 증거와 진술은 차고 넘칩니다. 뭐 더 이상 굳이 찾지 않아도 윤석열 내란죄가 유죄임은 너무 확실하죠. 하지만 작은 흠집이라도 찾아서 공수처는 무능하고 필요없는 조직이지만, '전통의' 검찰은 여전히 유능하며 잘 들어가는 칼임을 과시해야만 합니다. 조직의 생존을 위해서요.
3. 검찰이 관련된 그림은 지워버리고 싶어요.
군은 이번 내란 사태에 있어서 핵심적 증언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선관위에 검사가 곧 올 것이라는 증언도 있고, 검찰 조직이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정황 증거는 나오고 있습니다. 내란죄를 수사하고 있는 조직이 사실 내란죄에 관여된 게 드러난다면? 그 조직은 해체되고 기소청으로 전락할 것임이 너무 분명합니다. 안 그래도 대통령이 바로 전직 검찰의 우두머리여서 부담스러울 텐데, 내란죄에 직접 관여된 것까지 나온다면 아무리 유능한 칼이어도 그 칼은 폐기해버릴 수 밖에 없습니다. 조직의 명운을 걸고 싸우는 검찰은 검찰이 관여된 그림은 지우고 싶을 것이고, "보강수사"는 그들 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뺄 건 빼고 싶으니까요.
정리하자면, 1) 공수처를 무능하게 보여서 2)기소청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는 동시에 3) 검찰이 개입된 흔적이 있다면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은 마음에 구속 연장과 보강 수사에 집착하는 겁니다.
하지만 어떡하죠. 법원은 빡쳐있는 상태이고 사법부의 생존을 위해 법리를 철저히 따져서 2차 구속연장 시도 역시 불발될 겁니다. 이후 기소를 안해서 윤석열이 풀려나는 사태가 일어난다면? 국민의 저항을 막을 수 있을까요? 기소청도 되지 못할 겁니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설 전에 기소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검새님들, 잘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rymerace님의 댓글
검찰은 내란죄 수사권한이 없다 -> 검찰이 공수처의 수사기록을 무시하고 자체수사로 만든 증거는 효력이 없다 -> 추후 적법성의 문제로 내란죄기소의 무력화가 목적일 수 있다.
야옹토끼멍뭉님의 댓글
저기서도 3번이 핵심이겠죠..
검찰조직 해체 및 조직재구성이 필요합니다..
일론머스쿵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