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마와 김규현 변호사의 얘기를 들으니 80년대 변혁운동이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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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4월 18일까지 헌법재판소가 판결을 하지 않으면 국가체제를 다시 만들면 된다는 얘기를 하는 걸 듣고 사실 깜짝 놀랐어요. 김규현 변호사는 아예 혁명이라는 단어를 꺼내더군요. 지금은 잊혀진 단어인 줄 알았는데 그 단어를 꺼내서 감회가 새롭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꺼낸 혁명은 80년대 변혁운동이 추구하던 사회주의 기반의 민중혁명과는 전혀 다른 얘기입니다. 이들은 헌법 1조에 기반한 민중혁명을 얘기하는 것이고 굳이 80년대식 용어로 따지만 부르주아 혁명입니다. 김규현 변호사가 87년 6월 항쟁을 예로 드는데 딱 맞는 얘기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무수히 많았던 혁명론을 상기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실로 오랫만에 그 단어를 공개적으로 꺼냈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변혁이론 자체가 광주민중항쟁의 피맺힌 한에서 출발해 민중 혁명을 생각하면서 이뤄졌고, 이게 어떻게 가능한가를 놓고 치열한 사상투쟁이 일어났죠. 크게 두 계열로 나뉘었던 자주파와 평등파의 대립도 여기에 기반한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조국, 노회찬, 이진경 씨가 다 이때 기관지를 통해 어떻게 혁명을 할 것인가 얘기했던 사람들입니다. 이들이 주장했던 게 바로 민중민주주의혁명(PDR)이었습니다. 그 PDR의 방법론에서 차이가 나서 예전 PD그룹들이 서로 기관지로 싸웠던 거구요. 지금 극우 논리를 펴는 사람들 중에 이때 관련 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자주파의 논리는 아예 달랐지만 여기서는 별도로 얘기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다 1991년 소련(소비에트)가 붕괴하면서 혁명론이 대거 사라집니다. 이후에도 혁명을 주장하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극히 소수였고, 대다수가 혁명을 포기하고 합법정당에 의한 의회 혁명을 꿈꾸게 됩니다. 당시 변혁운동을 지배했던 마르크스, 레닌주의는 사실 스탈린주의일 뿐이었고 이는 스탈린의 패악질로 인해 벌써 서구 유럽에서는 사라지고 신좌파 이론이 등장했지만 우리는 뒤늦게 스탈린주의에 합류했다가 소련 붕괴 이후 서구 사조에 재결합한 형태였습니다. 이게 진보정당이 되고 지금까지 이어져 왔죠. 진보정당조차 이제 존재기반을 상실해 많은 이들이 기존 정당에 적을 두는 상황입니다.
그후 오랜 기간 잊혀졌던 단어가 혁명입니다.
혁명 얘기가 나올 정도로 시대가 엄혹함을 새삼 느낍니다.
이런 얘기 나오기 전에 헌법재판소가 우리를 일상으로 다시 되돌리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시머리에꽃을님의 댓글

역사이래 프랑스대혁명과 공산주의혁명 이외의 민중혁명이 성공한 사례가 있었을까 싶기도 하고요
어쨌든 우리가 그러한 시도를 해야할 때가 온다면 정말 가보지 않은 길을 개척하며 가야한다라는 무겁고 또한 역사적인 사건이 될것이라 봅니다
또한 혁명 이후에 어떤 시대를 맞이하게 될지도 궁금하고요
Saracen님의 댓글

통만두님의 댓글

BLUEWTR님의 댓글
아직 시간있습니다. 해보자구요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