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남매의 2026학년도 대학 입시를 마무리 하였습니다.
Awacs

Lv.1 Awacs (222.♡.249.156)

2026년 2월 3일 PM 03:29 · 수정됨(02. 06.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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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개월은 어떻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 없었습니다. 윤가 놈의 내란이 있던 2024년 12월, 6월 대선에, 쌍둥이들의 고3 수험생활까지 정말 "다사다난"했던 2024~2025년이었습니다. 회사일보다는 아이들 논술, 면접, 실기시험이 모든 것의 우선이었지요.


쌍둥이들은 엄마 뱃속에서 34주 2일만에 나왔습니다. 그래서,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바로 산후조리원으로 가지 못하고, 신생아 중환자실의 인큐베이터에 아들은 17일, 딸은 18일 동안 있어야 했습니다. 그래도 초유는 먹여 보겠다고 다짐한 와이프는 나오지 않는 모유를 가슴이 헐도록 밤을 새가면서 억지로 짰지만 나오는 양은 많아야 30~40ml 정도였습니다. 그래도 그 찰랑찰랑한 초유를 정성껏 포장해서, 매일 아침 7시, 매일 저녁 7시 하루 2번 신생아 중환자실로 제가 직접 가지고 가서 먹였어요. 워낙 작은 아이들이라 1.8kg로 태어난 딸, 2.2kg으로 태어난 아들은 한번에 7~8ml 정도의 양을 주사기로 받아 먹으면서 천천히 건강을 회복해 무사히 퇴원하고 산후조리원에서 2주 잘 보낸 후에 집으로 무사히 복귀했습니다. 이게 벌써 20년 전이네요. 엊그제 같은데 말이지요.


다모앙에도 쌍둥이 부모님들이 계시겠지만, 쌍둥이들은 모든 것이 2배인데, 수 백개의 신생아용 기저귀를 주단위로 소모하기도 했고, 분유도 미숙아 전용 분유를 한참 먹어야 했습니다. 분유와 기저귀, 물티슈 등의 필수 물품들의 물류가 끊어지면 안되기에 기저귀와 물티슈는 현관 앞에 탑을 만들어 쌓아 두었지요. 게다가 매주 100리터 초대형 쓰레기 봉투로 기저귀를 포함한 다양한 쓰레기를 버렸던 기억, 두 녀석이 식사 시간이 달라, 한 아이를 먹이고 트림시킨 후에 눕히면 그 다음 아이를 또 먹이고 트림시키고 조금 있으면, 바로 첫 아이의 식사시간이 돌아와 뜬 눈으로 밤을 새면서 분유를 먹이던 추억, 퇴근 후에 너무 작았던 아이들을 싱크대에서 받은 목욕물로 목욕 시키던 일들이 생생하게 떠오릅니다.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은 그 후에 큰 병 없이 잘 자라 주었지만, 아들은 어린 시절 천식으로 몇 년을 고생했고, 지나고 보니 이게 가습기 살균제 영향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딸은 상대적으로 건강하게 자랐지만, 질풍노도의 시기 중학교 시절, 친구들과 편의점을 털어먹다가 결국엔 아토피가 아주 세게 와서 한 3년 고생을 했습니다. 딸인데 접히는 모든 곳들이 피범벅에 각질도 눈처럼 하얗게 쌓여서 매일 돌돌이와 청소기로 청소하던 기억도 납니다. 지금은 다 나았어요.


이 녀석들은 일반 고등학교로 바로 진학하지 않고, 서울시에서 하는 오디세이학교(https://odyssey.hs.kr/)를 가 보겠다고 해서 그 곳에서 1년동안 다양한 친구들과 이런 저런 경험을 쌓았습니다. 아들과 딸은 서로 다른 캠퍼스를 신청해서 따로 학교를 다닌 덕분에 몇 년만에 서로 다른 생활반경을 가지게 되었죠. 그 덕분에 사회성 없던 아들은 인생 친구들을 이 곳에서 많이 사귈 수 있었고, 딸도 이 세상은 생각보다 험한 곳이라는 것을 체감하면서 정말 공부 열심히 하겠다는 생각도 다지게 되었습니다. 아들은 내성 발톱 수술은 한 후인데도 학교 친구들과 함께 한라산 정상 등반에 성공도 하고, 친구들과 모여 다양한 사회활동도 해보고, 상도 받아 보는 경험도 했습니다.  


그리고 맞이한 3년의 고등학교 생활은 생각 이상으로 쉽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공부를 잘 따라가기 어려워 했고, 딸도 미대를 선택하면서, 입시지옥의 끝판왕이라는 미대입시를 시작하게 되었죠. 저도 와이프도 미술에는 조예가 전혀 없기에, 그냥 하고 싶은거 하라고 지원만 해 준 것이었는데 몰라서 용감했나 봅니다. 


글로는 다 쓸 수 없는 고 3의 뒷바라지 후에, 아들은 수시 논술로 아기 독수리가 되었고, 딸은 미대 정시로 이중섭 화백의 황소가 그려진 학생증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쌍둥이들이 이 험한 수험생활을 딱 1년만 하고 대학에 가게 되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수만휘 같은 입시 사이트의 절절하고 안타까운 재수, N수생들의 절규를 뒤로 하고 이제 인생의 새로운 발걸음을 내 딛게 되는 쌍둥이 남매들에게 축하를 보내고 싶습니다.


졸린 눈을 비비면서 대치동 라이딩을 했던 기억들, 쌍둥이다 보니 수시 12개 학교의 입시요강을 읽고, 원서를 쓰고, 논술고사와 실기고사, 면접을 따라 다녔던 기억, 아들은 수시 5광탈 후에 마지막 학교에서 최초합을 받아들고 엉엉 울던 와이프의 모습. 같은 시간 추합 6번을 받아 들고 합격자 등록 마지막날까지 손꼽아 기다리다가 결국 추합 4번에서 수시 입시를 마치게된 딸의 절망스러운 표정. 그리고 정신을 추스리고 다시 미대 정시 특강을 받으면서 12월부터 1월까지 매일 12시간 이상 손목이 부러져라 그림을 그리던 딸의 초췌했던 모습. 미대 정시 3개 학교 중 2개 학교에서 또 다시 예비 번호를 받아들고 황망해 하던 모습, 그리고 마지막 학교의 발표를 앞두고 재수학원을 알아보던 중에 받아든 최초합과 1년 장학생 선발 소식까지. 정말 다이나믹했던 지난 12월과 1월 이었습니다.


다모앙에도 고3, 예비 고3, N수생 학부형들이 많이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이번에 아이들과 같이 고3 수험생활을 견뎌 내신 우리 동지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씀도 전하고 싶고, 이런 좋은 놀이터를 만들고 가꾸어 주신 @SDK 님이 돈 내고 자랑할 자리도 만들어 주셔서, 이렇게 몇 글자 적고 "다모앙 축하메시지"도 한번 신청해 보려고 끄적끄적 거려 보았습니다. 


고진감래(苦盡甘來)...이 사자성어 만큼이나 지금 상황을 잘 설명하는 것이 어디 있을까 싶습니다. 


이번 입시에서 성공하지 못한 다모앙 동지들도 있으실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합니다만, 쌍둥이들을 자랑도 하고 싶고, 또 개인적인 기록으로도 남기고 싶어 게시판에 일기를 적어 보았습니다. 함께 축하해 주시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2026.02.03. 15:00

댓글 (56)

  • StarLeo

    StarLeo Lv.1

    02.03 · 211.♡.200.139

    고생많으셨습니다. 아이들 잘키우셨어요!
  • Awacs

    Awacs Lv.1 → StarLeo 작성자

    02.03 · 121.♡.114.190

    다모앙의 모든 엄마, 아빠 화이팅입니다~!!!
  • 채게바라

    채게바라 Lv.1

    02.03 · 36.♡.184.203

    감축드립니다.
    가정에 늘 행복한만 가득하소서~
    {emo:damoang-emo-042.gif:120}
  • Awacs

    Awacs Lv.1 → 채게바라 작성자

    02.03 · 121.♡.114.190

    감사합니다.
    매일매일 감사하면서 살겠습니다.
  • 레드엔젤

    레드엔젤 Lv.1

    02.03 · 118.♡.112.3

    고생하셨습니다.^^b
  • Awacs

    Awacs Lv.1 → 레드엔젤 작성자

    02.03 · 121.♡.114.190

    감사합니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지만, 과정 과정 모든 순간에 감사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911카브리올레

    911카브리올레 Lv.1

    02.03 · 221.♡.6.83

    고생 많으셨네요. 두배로 힘든 쌍둥이를 대학까지 보내놓으셨으니 이제는 좀 쉬셔도 되겠네요.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 Awacs

    Awacs Lv.1 → 911카브리올레 작성자

    02.03 · 121.♡.114.190

    감사합니다.
    그래도 부모는 항상 새로운 걱정거리를 찾아 다니겠습니다만, 살짝 쉬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ㅎ
  • Awacs

    Awacs Lv.1 → 911카브리올레 작성자

    02.03 · 121.♡.114.190

  • 선녀와나훗꾼

    선녀와나훗꾼 Lv.1

    02.03 · 106.♡.8.11

    쓰신 글만 읽어도 그 상황이 파노라마처럼 쫙 펼쳐지네요. 좋은 부모님이 있으니 좋은 아이들로 성장한 겁니다. 자부심 갖으셔도 됩니다. 앞으로는 그 이상 더 멋진 인생들을 자녀분들 앞에 놓여져 있을거고 우리의 역활은 곁에서 믿어주고 응원하고 서포트 해주는 거겠지요. 남일 같지 않아 기분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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