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소 (112.♡.147.178)
2026년 4월 27일 PM 02:08
30년 전에 벌어진 초코파이 에피소드입니다.
사정이 있어서 1993년에 공군학사장교 사관후보생로 입대하였습니다.
3개월간의 기초군사훈련 과정 중에 가족들과 면회가 있었습니다. 입대 전에 이미 어느 정도 군사훈련과 내부 사정에 대해 미리 알고 있던 형(?)들은 집에 편지를 보내서 취식할 음식물 목록을 보냈었습니다. 그런데..조교가 학교 선배인지라...넌즈시 빼앗길 물량까지 미리 준비해달라는 뒤뜸을 해 줍니다. 그래야 자기들도 생색을 낼 수 있다면서요..
그래서 내무반에서 동기생들끼리 의논한 끝에 제일 저렴한 초코파이 한 상자씩을 가져오기로 하고 집에 부탁을 했습니다..편지를 받아본 가족들 입장에서는 자식이 먹고 싶다고하니까 초코파이 한상자를 12개들이가 아닌..진짜 한 박스 (덕용이라고 부르더군요..98개짜리)를 차에 싣고 오신겁니다...
500여명 정도 되는 사관후보생 1인당 덕용 박스가 모였으니..말 다했지요..장관이었습니다. 아마도 두돈반 트럭으로 운반한 것으로 기억됩니다.
일단 조교들에게 압수형태로 상납(?)하고 자유시간이나 기타 맛있는 것들은 몸 안에 탄띠 형태나 미리 약속된 장소에 은닉을 해 놓았습니다.
한편 빠앗긴 초코파이는 무단 취식물에 해당하기때문에 소각예정이었습니다..문제는 이 장면을 사령관님이 직접 순찰을 도시다가 본겁니다. 당연히 그냥 넘어갈 줄 알았는데..사령관님 생각으로는 ..나이가 들어서 군대를 온 것도 쉽지 않을텐데..뺏지 말고 돌려주라고 한겁니다..초코파이 49,000개를요...사만9천개,,맞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네..먹어서 없애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겁니다. 저녁 식사후 실내 교육장에 전원 집합하여 하루에 3개씩 2주 정도 먹으로 것으로 기억합니다. 나중에는 별별 짓을 다해서 버렸습니다.
초코파이라면..그 때 생각이 납니다...역시나 사정이 있어서 그냥 진주에 지원했습니다..보급특기로요.. 아울러 사령관님 이름도 아직까지 잊혀지지 않고 있습니다..이*식님...정말 좋으신 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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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디_엘바토
04.27 · 17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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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젖소
→ 디_엘바토 작성자
04.27 · 112.♡.147.178
후보생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훈련도중에 집에 가라고 하면 임관은 물건너 가는 상황이었습니다...그냥 시키는대로 해야하는 상황이었습니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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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깨몽
04.27 · 112.♡.217.132
그 넘의 '초코파이'...
그 때만 해도 그다지 '초코파이'를 (그 정도로)좋아하지도 않았는데 왜 군대 들어가 있으니 단것 중에서도 초코파이가 그렇게 땡겼는지...(혹시 밥에 뭔 독이라도 탔나...? ^^;;)
그런데 재밌는 것은 훈련병 기간 끝나고 나오자 마자 정말로 중국집 가서 짜장면 먹고 초코파이 사 먹는 녀석들도 있더라고요... ^^
그러고 보니 옛날에 '벌크 제품'(대용량 제품)을 '덕용'이라 불렀었습니다.
덕용(德用)은 일본 한자에서 왔다는데 정확한 뜻은 요즘의 '가성비 제품'에 해당한다고 합니다.(그러니까 가성비를 내세워서 양이 많은 대신 조금 싸게 넣었다는 뜻이 되겠네요...) -
젖젖소
→ 깨몽 작성자
04.27 · 112.♡.147.178
아..그렇군요. 저는 그냥 단순히 도매용 포장인줄 알았습니다.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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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흐르는강물처럼흘러서
04.27 · 106.♡.245.70
저도 초코파이 이야기를 하나 써봅니다.
90년도에 사후로 진주에서 4인 1실로 내무실을 배치받고 훈련을 받았습니다.
입실시 소지품검사를 예상하여 내무실 천정이 석고조립품이라서 그 위에 먹을 것을 일부 올려놓고 나머지는 압수(?)를 당했습니다.
몇일후에 내무실 동기 1명이 생일이라고 해서 숨겨놓은 음식물로 파티를 기대하며 들떠있었습니다.
그런데 천정위에 먹을 것을 꺼내보니 흔적만 있고 초코파이 부스러기가 남은 봉지가 있더군요.자세히 보니 쥐가 먹어버린 흔적이었습니다.
그것을 본 생일자의 눈에 눈물이 고이는 것이 보였습니다.
잠시후 모두들 아무말 없이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지금도 초코파이를 보면 그 동기생의 눈망울이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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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젖소
→ 흐르는강물처럼흘러서 작성자
04.27 · 112.♡.147.178
앗..저보다 3년 선배 기수이시군요..필씅..ㅋㅋ 사후91기입니다. 정말 굶주려(?) 보니 나이와 상관없이 조금은 비참해지더군요..^^; 아참..혹시 현재 대구에 신부님으로 계시는 허인 중위님을 아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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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농약벌컥벌컥
04.27 · 211.♡.184.190
부모님첫면회가 여름쯤이었는데 지방에서 포천까지 차한가득 수박사오셨던게 기억나네요 ㅋㅋㅋ 그때 중대장은 진급에 눈이멀었던 대위였었는데 첫마디가 부모님면회오셨다가 아니고 당숙왜 안오셨냐고 버럭했던기억이 수박도 상당수 지차로 빼돌렸다더군요 ㅋㅋ 훗날들으니 결국 소령진급못하고 전역엔딩. 그리고 수박을 실로 자를수있는걸 처음알았죠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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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젖소
→ 농약벌컥벌컥 작성자
04.27 · 112.♡.147.178
ㅋㅋㅋ..역시나 군대에서는 안되는 일도 되는 일도 없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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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loverjj
04.27 · 118.♡.7.130
오 엄청난 선배님들이 계시네요! 필승 사후 113기입니다!
저희 때는 선배님들이 주말에 날잡아서 피자랑 햄버거, 초코 다이제 엄청 사다주시고 ‘지금 다먹어’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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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젖소
→ loverjj 작성자
04.27 · 112.♡.147.178
어서 오세요 ..후배님. ^^ 아마 제 기억으로는 100기 이후부터인가(?) 1년에 두 기수씩 이었던걸로 기억합니다만..여름 군번이시면 엄청 고생하셨겠군요. 진주는 이상하게도 5월까지 춥고..10월까지는 더운 동네라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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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음식물을 소각합니까!! 당직사관들이 먹으면 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