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고립되기 쉬운 환경이 커진 것 같습니다.
엔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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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월 4일 AM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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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늘 다모앙에서 자주 놀다가 눈에 든 글들이 보여 곰곰히 생각하다가 남깁니다. 종종 제가 비슷한 주제에 댓글로도 썼던 내용이라 그 댓글이랑 크게 다를 것 없습니다.

예전부터(제가 청년이던 때) 지금까지 극우화 되지 않거나 극우화 되어가거나 그렇게 된 사람들과 얘기 하다보면 느끼는게 있어서 적습니다.

이건 단순히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더 크게 느껴지는 건, 서로 다른 의견을 들어보려는 태도 자체가 많이 약해졌다는 점입니다. 한쪽 이야기만 듣고, 한쪽 시선으로만 세상을 보고, 거기서 얻은 확신을 너무 빨리 자기 생각의 전부처럼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걸 두고 요즘 젊은 사람들이 문제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과 직접 이야기해보면 다르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순수하고, 에너지도 좋고, 자기 나름대로 세상을 이해하려는 마음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한쪽 이야기만 듣고 강하게 말하던 사람도, 여러 사람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 보면 생각이 넓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 사람들 주변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좁은 울타리 안에 있던 사람도 사회생활을 하고, 다른 환경을 만나고, 자기와 전혀 다른 사람들과 부딪히면서 조금씩 빠져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어른이 되어서도 충분히 그렇게 됩니다.

문제는 그 기회를 갖기 전에 너무 오래 고립되는 경우입니다.

예전에도 편견은 있었고,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다만 지금은 인터넷과 SNS가 그런 사람들을 너무 쉽게 연결해줍니다. 혼자였으면 지나갔을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면 하나의 세계가 됩니다. 그 안에서는 서로의 말을 계속 확인해주고, 바깥의 의견은 조롱하거나 적으로 만듭니다.

그러다 보면 현실에서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생각을 조정할 기회보다, 온라인 안에서 같은 말만 반복해서 듣는 시간이 더 길어집니다.

그 안에서는 자신들이 세상을 다 알고 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어른들이 모르는 진실을 자기들만 알고 있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옆에서 보면 세상을 더 넓게 보는 게 아니라, 오히려 좁은 방 안에서 목소리만 커지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이걸 개인의 문제로만 돌리고 싶지 않습니다.

물론 본인의 책임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혐오를 말하고, 누군가를 조롱하고, 약자를 공격하는 행동은 분명히 비판받아야 합니다. 그건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닙니다.

다만 그 사람이 처음부터 그렇게 태어났다고 보는 건 너무 쉬운 결론 같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어떤 온라인 문화에 오래 노출되고, 그 안에서 인정받고, 현실의 불안이나 외로움을 그곳에서 위로받았다면 사람은 그쪽으로 굳어지기 쉽습니다.

그게 무서운 지점입니다.

그 안에서는 마음이 편합니다. 나와 비슷한 말을 하는 사람들이 있고, 내 분노를 이해해주는 것 같고, 내가 틀린 게 아니라 세상이 이상한 거라고 말해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현실에서는 복잡하고 불편한 일들이 많은데, 온라인 울타리 안에서는 모든 게 훨씬 단순해집니다.

누가 나쁜지, 누가 적인지, 누구를 조롱하면 되는지까지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니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걸 이용하는 어른들입니다.

청년들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그 불안과 분노를 자기 이익에 써먹습니다. 외로운 사람들을 모아놓고, 너희가 맞다, 세상이 틀렸다, 너희를 무시하는 적이 있다고 부추깁니다. 그렇게 하면 당장은 위로받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사람을 더 좁은 울타리 안에 가두는 일입니다.

사회도 책임이 있습니다.

부모나 주변 어른들이 무심했고, 학교와 사회는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어떤 세계에 들어가 있는지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현실에서 건강하게 부딪히고 배우고 관계 맺을 공간이 부족하니,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 자리를 대신 차지했습니다.

그곳이 건강한 공간이면 괜찮을 겁니다.

그런데 혐오와 조롱과 냉소가 기본값인 공간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오래 머물수록 그 언어가 익숙해지고, 익숙해지면 이상하다고 느끼지 않게 됩니다.

저는 그래서 상식적인 울타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은 혼자 크지 않습니다. 특히 어린 나이에는 더 그렇습니다. 어떤 말을 듣고, 어떤 사람들과 어울리고, 어떤 방식으로 인정받느냐가 생각보다 큰 영향을 줍니다.

좋은 어른, 좋은 친구, 다양한 경험, 현실의 관계가 있으면 사람은 꽤 잘 빠져나옵니다.

저는 그걸 여러 번 봤습니다. 한때는 한쪽 세계에 깊게 빠져 있던 사람도, 사회생활을 하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대로 그 안에만 계속 있으면 빠져나오기 어렵습니다.

자기 말에 박수쳐주는 사람들만 있고, 불편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은 없고, 현실의 복잡함보다 단순한 적과 구호만 남는 곳에서는 사람이 점점 굳어집니다. 사회성도 좁아지고, 도덕적 감각도 무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온라인 문화가 단순한 장난이나 유머로만 소비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일베든, 펨코든, 어떤 커뮤니티든 마찬가지입니다.

그 안에서 혐오와 조롱이 놀이처럼 반복되고, 어린 사람들이 그것을 세상을 보는 기본값으로 배우게 된다면 그건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닙니다.

물론 어떤 사이트를 당장 없애자는 식으로만 말하면 문제는 단순해집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런 공간이 사람을 고립시키고 망가뜨리는 방식에 사회가 훨씬 더 민감해야 한다고 봅니다. 표현의 자유라는 말만 앞세우며 아이들과 청년들이 혐오의 언어를 배우는 걸 그냥 두는 건 무책임합니다.

정치권도 마찬가지입니다.

청년을 표로만 보고, 분노를 자극해서 자기 편으로 만드는 방식은 결국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합니다. 누군가의 외로움과 불안을 이용해서 세력을 만드는 건 정말 나쁜 일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흔들리기도 하지만, 생각보다 잘 회복되기도 합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다른 세계를 보고, 현실에서 자기 역할을 찾으면 바뀝니다. 저는 그걸 직접 봤습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원래부터 나쁜 사람들이라서가 아니라, 충분히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사람들이 잘못된 울타리 안에서 오래 방치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결국 필요한 건 조롱이 아니라 이끌어주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나이에 고립되지 않게 하고, 현실의 관계 안으로 나오게 하고, 다양한 사람과 부딪히며 생각을 넓힐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무조건 감싸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잘못된 말과 행동은 분명히 비판해야 합니다.

다만 동시에 생각해야합니다.

왜 이런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만들어졌는지.

누가 그 순수한 아이들의 심리와 분노를 이용했는지.

왜 우리는 그들이 더 넓은 세상을 보기 전에 방치했는지.

젊은 사람들과 이야기해보면 밝은 에너지가 너무 좋습니다.

그 에너지가 혐오와 조롱으로 쓰이게 둘 게 아니라, 더 건강한 방향으로 흐르게 해야 합니다.

그건 청년 개인만의 숙제가 아닙니다.

어른들의 책임이고, 사회의 책임이기도 합니다.

휴가내고 생각을 많이 하게 되면 꼭 이런 장문의 글을 쓰게 되네요. 또 현생을 살아보려 오프라인으로 돌아갑니다. ㅎㅎ

모두 행복한 한 하루되세요.

댓글 (15)

  • heltant79

    heltant79 Lv.1

    05.04 · 61.♡.152.133

    그래서 혐오방지법이 빨리 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누구를" 이라는 단서가 붙지 않아도 그냥 혐오라는 행위 자체가 범죄라고 정해져야, 사람들이 최소한의 선을 넘지 않는 건전한 공론장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거라 봅니다.

  • 셀라비

    셀라비 Lv.1

    05.04 · 61.♡.40.20

    사회가 청년을 원하는건 선거때만이 거의 유일한것 같은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 이웃삼촌

    이웃삼촌 Lv.1

    05.04 · 211.♡.152.144

    원래 젊을 땐 남의 말 안들어요.

    언젠가 정반합으로 맞춰지겠죠.

    그들도 젊은 세대에 혀차는 때가 올 겁니다.

  • 크리안

    크리안 Lv.1

    05.04 · 58.♡.211.195

    "사회적 책임" 핑계는

    어떠한 누구도 할수 있는 전가의 보도같은거죠.

    사회적책임 보다는 투표의효능이 더 효과 좋습니다

  • 엔뜨

    엔뜨 Lv.1 → 크리안 작성자

    05.04 · 86.♡.95.102

    크리안님 말 처럼 민주주의 사회에서 투표가 세상을 바꾸는 힘입니다. 사회적 책임은 핑계일 순 있으나 무시하면 안되는거죠. 어른의 책임, 사회 구성원으로의 책임을 무시하면 투표는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emo:damoang-emo-004.gif}

  • 지상의별들 Lv.1

    05.04 · 118.♡.7.183

    인간의 뇌라는 것이 본능적으로 자신이 인지하는 세상의 중앙값에 향하게 되어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집단극화라는 용어가 있죠.

    이 집단극화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그 특정 집단 이외의 사람들을 만나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죠.

  • 살살타

    살살타 Lv.1

    05.04 · 39.♡.121.81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사람을 접하고 다양한 경험을 해 봐야 합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여행입니다.

  • SnowmanBlack

    SnowmanBlack Lv.1

    05.04 · 219.♡.45.14

    겸공 분석에 공감되는 지점이 있더라구요.

    요새 수학여행 소풍을 안가서 서로 어울리는 일이 줄어든 영향이 20대를 고립, 극우화 시킨게 아닌가 하는 분석이요

  • 엔뜨

    엔뜨 Lv.1 → SnowmanBlack 작성자

    05.04 · 86.♡.95.102

    좋은 사회가 울타리가 되어 주어야 하는데 한아이를 키우려면 마을이 나서야 한다고 하죠. 마을엔 다양한 인격 인성들과 사회적 감시망의 축소판이라 생각하는데 핵가족으로 그 울타리가 없어진 느낌입니다. 이또한 그런 사회에서의 부작용을 느끼면서 자란 제 또래의 결과물인 셈이죠.

    결국 사회는 살아있는 생명체라고 보고 자정작용을 멈춰선 안되며 부작용을 조금이라도 보듬고 개선하고 챙겨주고 주류는 이를 간과하지 않는 선순환만이 최선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분석을 겸공에서 했었군요. 찾아서 시청해야갰네요.

    고맙습니다. {emo:damoang-emo-004.gif}

  • heltant79

    heltant79 Lv.1 → SnowmanBlack

    05.04 · 61.♡.152.133

    수학여행이나 소풍을 안 가는 것은 어린 세대 고렵의 결과이지 원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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