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중매 (211.♡.2.238)
2026년 7월 18일 PM 11:28
동네 레코드숍이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 추억의 노래를 한 번쯤 들어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우리나라에선 온 동네 청년들이 노래방에서 목을 죽어라 쥐어짜며 부르느라 목청을 다 나가게 만들었던 당대 최고의 팝송이었죠.
하지만 정작 미국 본토에서는 빌보드 핫 100 차트 59위 따리에 그치며 다소 초라한 성적을 거둔 노래였습니다.
하필 이 곡이 발표된 1991년, 너바나를 필두로 한 얼터너티브 록 열풍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는 바람에 스틸하트 같은 정통 메탈 밴드들은 쩌리 취급을 받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중저음의 묵직한 리듬감을 선호하던 미국 대중에게 밀젠코의 4옥타브를 넘나드는 초절정 고음은 귀를 피로하게 만드는 소음처럼 여겨지기도 했습니다.
원곡 기준 6분 30초에 달하는 긴 재생 시간 또한 라디오 방송 피디들이 선곡을 기피하게 만든 요인이었죠.
하지만 태평양을 건너 대한민국에 상륙하면서, 이 초절기교의 곡은 기적 같은 반전을 맞이합니다.
특유의 애절하고 서정적인 단조 선율과 가슴을 찢는 듯한 울부짖음이 한국인 특유의 '한(恨)'의 정서와 완벽하게 맞아떨어진 것입니다.
마침 1990년대 대한민국에 불어닥친 노래방 열풍은 이 곡에 날개를 달아주었습니다.
"고음을 잘 질러야 노래를 잘하는 것"이라는 묘한 경쟁의식이 퍼지면서, 남성들의 '고음 부심'을 자극하는 절대적인 도전 곡이자 보컬 끝판왕 노래로 자리 잡게 됩니다.
특히 MBC 코미디 프로그램 '오늘은 좋은 날'의 인기 코너였던 '허리케인 블루(이윤석, 김진수)'에서 폭발적인 립싱크 개그 소재로 쓰이며, 그야말로 전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운명의 장난처럼 밴드의 전성기는 그리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1992년 2집 활동을 이어가던 중, 보컬 밀젠코 마티예비치가 공연 무대 위에서 거대한 조명탑이 쓰러져 깔리는 비극적인 대형 사고를 당했기 때문입니다.
이 사고로 밀젠코는 코뼈와 턱뼈, 두개골이 골절되는 치명상을 입었고, 밴드는 결국 강제 해체되는 아픔을 겪습니다.
다행히 밀젠코는 초인적인 노력을 통해 기적적으로 재활에 성공하며 다시 무대로 복귀했습니다.
특히 그는 미국 본토에서 잊혔을 때 자신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보내준 한국 팬들을 결코 잊지 않았습니다.
훗날 한국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가면을 쓰고 직접 출연해, 한국의 전설적인 보컬 임재범의 '고해'를 열창하며 변치 않은 클래스를 증명하기도 했죠.
마침 오늘 대학 동창 친구의 모친께서 갑작스럽게 소천하셔서 조문을 다녀왔습니다.
미리 선곡을 해두고 써놓았던 글인데, 오늘의 슬픈 소식과 맞물리니 참 공교롭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애절한 이 노래의 선율이 남겨진 이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길 바라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댓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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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명
07.18 · 175.♡.22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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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기고양이
07.18 · 14.♡.156.50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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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윤사모
07.18 · 124.♡.160.101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본문 글을 읽고 보니 곡명이 다르게 느껴지네요. 고인을 추모하는 곡으로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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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래비티
07.18 · 220.♡.99.52
이 곡은 고딩 때 대딩 때 여러 추억이 얽힌 곡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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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RanomA
07.18 · 125.♡.92.52
진짜 고딩, 대딩 때 애들 많이 듣고 불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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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슬리아
07.18 · 220.♡.25.200
애절허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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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indBlade
07.18 · 176.♡.3.89
친구분 모친의 명복을 빕니다.
쉬즈곤은 그야말로 한국 남자들은 노래방 가면 무조건 불러야 하는 노래지요.
스틸하트의 노래들어보면 쉬즈곤 말고도 좋은 노래 많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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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루리라
00:10 · 211.♡.227.107
가사와 멜로디가 참 슬픈 노래죠.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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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azicshot
00:14 · 183.♡.124.216
노래방 남자 노래 다 망쳐놓은 장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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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55th
00:53 · 175.♡.143.39
94년인가 블랙 색상의 립스틱이 유행할때 cf선전에 배경곡이었죠.
제목을 몰라서 요즘 나오는 어느 쇼츠처럼 레코드가게에 가서 목청높혀 부르며 설명을 한후 구입한 앨범이라 아주 오랫동안 기억이 나네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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