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대청봉 후기 (오색 - 소공원 feat. 착한탐방)
페이지 정보

본문
설악산은 이상하게 망설이게 됩니다.
먼 거리도 있지만 정말 힘들고 험한 산이란 인식이 있어서인지 쉬이 가기 겁내하는 산 중에 하나입니다.
2년 전 공룡 탈 때도 훈련이랍시고 북한산 의상능선 몇 번 타고 갔고 이번 대청봉 등산 전에도 이런저런 준비를 많이 하고 올랐네요.
대청봉은 정말 간만이었는데 대학생 때 권금성까지만 가는 일정이었는데 몇몇 친구들과 호기롭게 산에 왔으면 정상 찍어야지 하며 대청봉까지 갔었네요.
아무 준비 없이 정말 물 식량 없이 운동화에 청바지 차림으로 동네 뒷산 마실가는 느낌으로 갔는데 중간에 한 명 낙오한 거 빼곤 모두 대청까지 갔었죠.
그때 코스는 소공원 - 천불동 계곡 - 대청봉 - 오색 하산이었고 천불동은 계곡 물놀이가 가능했던 시절이라 너무 즐거웠지만 그 뒤론 지옥같은 오르막, 아마 희운각 대피소 지나 대청까지 가는 길이 아니었을지.
갖은 고생 끝에 대청봉 올라서 파는 컵라면 먹고, 지금은 대피소 생겨서 없어진 듯요, 정상에서의 풍광에 정말 감동이 ㅠㅠ
대청봉 다시 가야 하는데 미뤄두기만 하다가 산방기간 전에 가야지 큰 맘 먹고 출발해 봅니다.
이번엔 남설악 탐방 오색에서 시작했네요. 뭐 착한탐방 코스라 빼박이기도 합니다 ㅋ
오색이 가장 빠르게 정상 찍을 수 있는 코스라 일출 보러 가는 코스죠. 시간이 짧지만 그만큼 힘든 코스인데 전 생각보다 힘들진 않았습니다. 짧게 오르고 천천히 길게 내려 오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조망이 트이지 않아 답답하지만 그냥 걷기만 하게 되는 장점이 있더라구요. 빙판길이 좀 있긴 했지만 큰 어려움 없이 정상까지 갔네요.
정상 직전 만난 아저씨가 똥바람이 소백 저리가라할 정도로 어마어마하다고… 정말 정상에서 아무것도 못 했네요.
똥바람 정말 어마무시하더군요.
저 멀리 중청 보이네요. 대청봉에서 보는 경치 정말 멋집니다.
용아장성도 보이네요.
울산바위랑 공룡능선도 보이네요.
저 멀리 속초 바다도, 미세먼지만 없었어도 더 멋졌을텐데 바람만 덜 불었어도 좋았을텐데 다음에 또 오르라고 아쉬움을 준 거라 위로해 봅니다.
악전고투 끝에 희운각 대피소 근처까지 왔네요.
경사가 가팔라 험한 코스인데 눈까지 녹지 않고 쌓여 있어서 아이젠 착용하고도 내려 오는게 쉽지 않았네요. 반대로 여길 올라야 된다 생각하면 아찔합니다.
희운각에서 일출 산행할 때 이용하는 코스로 알고 있는데 끝도 없는 오르막 정말 쉽지 않은 코스네요.
희운각 대피소 지나서 천불동 계곡으로 내려 옵니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천불동 계곡은 압도적으로 아름답습니다.
비선대까지 오면 다 왔구나 안심을 하게 되는데 문제는 여기서 소공원까지 3km가 남아 있다는 거죠.
무장애길이라 편하지만 이미 체력도 고갈되고 발바닥도 아프고 만신창이 상태로 가기가 쉽지 않아 어찌 보면 전체 산행 중 가장 힘든 구간이 아닐런지 ㅎ
오색에서 소공원까지 7시간 30분 정도 걸렸고, 오색- 대청봉 3시간 대청-소공원 4시간 30분, 컨디션은 생각보다 괜찮았네요. 아마도 중간중간 바나나 초코렛 때려 넣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네요.
착한탐방 배지 득템합니다 이쁘군요 ㅎ
전엔 공룡 타고 속초에서 1박 했는데 이번 양양 숙박도 괜찮네요. 낙산해변 근처에 숙소를 잡고 버스 편으로 오색으로 이동하고 소공원 하산 후에 다시 버스로 낙산 돌아 왔는데 갈아타는 불편함은 있지만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자차로 이동하면 들머리 날머리를 달리 가져가기 쉽지 않으니 대중교통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라 생각됩니다.
당분간 설악산은 안 오지 않을까 싶네요 ㅎㅎ
-
첨부0 회 다운로드등록일 2025.02.28 20:07
투명야옹님의 댓글의 댓글
과거소년코난님의 댓글

내년에 도전해보겠습니다
푸르른별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