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내 채권 ETF 수익률이 왜 이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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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즐거운 연휴 보내고 계신가요? 

 오늘은 채권 ETF의 수익률 특성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채권은 주식, 부동산 등 다른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고, 이자수익(캐리수익이라고도 합니다)으로 가격 변동성을 상쇄하는 장점이 있어서 자산배분 전략의 핵심이 되는 자산이 되겠습니다. 


 먼저 KB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kbstar 우량회사채 ETF의 수익률 표를 보시겠습니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의 볼록성 (Convexity) |

 

 채권 ETF는 분기마다 분배금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종류와 펀드에 재투자하는 종류로 나뉩니다. 비교의 일관성을 기하기 위해서 ETF 수익률은 대부분 분배금 재투자를 상정해서 도출합니다. 

 상기 표는 5/2 기준으로 분배금 재투자를 가정한 기간별 수익률입니다. 뭔가 이상한 점이 느껴지시나요? 현재 3년 만기 AA+ 회사채 민평금리가 연 3.8% 내외이니까 3년 수익률은 10%가 훌쩍 넘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4.49%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채권은 발행사 부도가 나지 않는 한 발행시점에 정해진 액면이자(쿠폰이라고도 합니다)와 원금이 정해집니다. 그런데 채권을 담아서 운용하는 채권 ETF에 투자하면 수익률이 액면 이자율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고 심지어 손실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채권 가격은 수익률(=시장금리)과 부(-)의 관계를 갖습니다. 채권의 현금흐름은 발행 시점에 정해지는 반면, 수익률은 기준금리, 물가, 수요공급 등의 요소들에 의해 변동하죠. 시장금리가 올라가면 고정된 현금흐름을 갖는 보유채권의 상대가치는 낮아지고 가격도 하락할 겁니다. 반대로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보유채권의 상대가치는 올라가고 채권가격도 상승하겠죠.

 실제로는 채권에는 아래와 같이 ‘볼록성’이라는 성질이 있어서 금리가 오르는 만큼에 비례해서 가격이 떨어지지는 않습니다. 이 부분을 이해하려면 채권의 수익률 곡선을 2차 미분하고 테일러 급수로 볼록성의 정도를 추정하는 작업이 필요한데 여기까지 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소시적에 공부한 거라 다 까먹었습니다^^) 어쨌든 시장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에 부의 효과를 미친다는 점만 기억하시면 되겠습니다.

채권의 기초 | 채권의 볼록성 (Convexity) |

 

 보유한 채권을 만기까지 끌고 가면 무조건 수익이 나지 않나 라는 의문이 드실 법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채권 펀드들은 보유채권 일부를 팔고 만기가 좀더 긴 채권을 신규 매입하는 방식으로 ‘가중평균만기(듀레이션)’를 일정하게 유지합니다. 보유 채권을 그대로 들고 가면 시간이 갈수록 만기가 짧아지게 되거든요.

 위의 kbstar 우량회사채 ETF의 경우에도 채권 포트폴리오의 듀레이션을 2~3년 정도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채선물 ETF의 경우에는 보유한 선물의 만기가 도래할 때 차월물로 갈아 끼우는 방식으로 듀레이션을 유지합니다.

요컨대 채권 ETF는 기본적으로 계속 운용을 전제로 하기에,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만기가 도래하지 않습니다. 이 말은 앙님들이 채권 ETF에 투자할 때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지난 3년 동안 시장금리가 크게 상승하면서 채권 ETF 성과가 상당히 부진했습니다. 이 때문에 운용사로 민원이 많이 들어온 모양인지, 작년부터 듀레이션을 유지하지 않고 정해진 시점에 운용을 중단하고 청산하는 만기매칭형 ETF 들이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펀드명에 25-11, 26-12 이렇게 기재된 ETF들이죠. 이런 만기매칭형 ETF들은 발행사 부도가 나지 않는 이상, 만기까지 끌고 가기만 하면 목표 수익률을 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럼 만기매칭형 채권 ETF는 아무런 위험이 없느냐 하면 그것은 아닙니다. 만기까지 유지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금리변동 위험에 노출될 거구요(물론 일반적인 채권 ETF에 비해 변동성은 현저히 작을 겁니다만). 분배금 재투자도 문제가 됩니다. 만기매칭형 특성상 분배금을 ETF에 재투자하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나눠주게 될 텐데, 이 때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자가 수령한 분배금을 재투자할 때의 수익률이 낮아지게 되겠죠.

결론적으로, 앞으로 시장금리가 내려갈 거라고 예상하시면 듀레이션을 유지하는 일반적인 채권 ETF, 시장금리가 올라갈 거라고 예상하시면 만기가 정해져 있는 만기매칭형 ETF를 택하시면 됩니다. 아울러 채권 ETF에 투자하실 때는 분배금을 현금으로 주는지 아니면 자동 재투자가 되는지 확인하실 필요가 있겠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운용사 홈페이지에서 일 단위로 업데이트하고 있습니다. 


 오늘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남은 연휴 가족과 행복하게 보내세요!

댓글 19 / 1 페이지

Phil2030님의 댓글

좋은 글 감사합니다. 채권투자가 좀 직관적이지 않아서 어렵더라구요. 좋은 지침을 주신 것 같습니다.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채권투자는 은행예금 대비 장점이 많기 때문에 꼭 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 저도 퇴직연금의 약 40%는 미국/한국 장기국채와 AA- 등급 이상 회사채 ETF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전환사채콜옵션님의 댓글

pb들이 국채 장기채 추천을 꽤 하더라구요.
30년만기이니 곧(?) 금리내리면 채권가격이 상승할 것이라서고 하면서요.
/Vollago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그 말은 곧 금리를 안 내리면 가격이 안 오른다는 얘기도 되지요^^ 채권투자는 이자가 매력적이냐 아니냐가 우선이고 시세차익은 차선인데 시세만 얘기하는 건 본질과 조금 거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전가복님의 댓글

만기매칭형 etf의 또 다른 문제는 펀드가 보유하고 있는 채권과 펀드의 만기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보유하고 있는 채권이 만기가 되면 상환금으로 단기금융상품을 사게 됩니다. 보유한 채권이 펀드보다 만기가 긴 경우에는 채권을 팔게 됩니다.

그리고 펀드에 자금이 유출입이 됨에 따라 채권을 사고 팔게 되고 비용의 증가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률이 낮게 나올 수 있습니다.

그 외 생각지도 못한 다양한 위험들이 있으니 투자전에 반드시 투자설명서를 정독하시기 바랍니다.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보유채권이 한 개가 아니고 그 채권들을 전부 동일한 만기로 구성할 수는 없으니까 단기채를 섞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요. 그럼에도 금리변동 위험에 덜 노출되면서 현 시점에서 만기까지의 현금흐름을 어느 정도 고정하려는 목적이라면 나쁜 상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볼 때 운용 종료 시점에 가까워져서 통안채 같은 저금리 단기채 비중이 너무 높아진 만기매칭형 ETF를 매수할 필요가 없겠죠.

BARBOUR님의 댓글

저는 주린인지 무슨말인지 잘모르겠네요.
책보고 블로그 보고 공부하는데 다들 도움이 되신 유투브나 블로그 있으신가요?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저는 주식투자를 하는 데 있어서도 채권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입장입니다. 현금흐름할인모형(DCF) 같은 밸류에이션 기법들이 사실은 채권가격 결정이론과 동일한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교육자료는 운용사에서도 많이 게시를 해 놓고 있는데 저는 시장 중립적 입장에 있는 한국은행 자료들을 추천 드립니다.

https://www.bok.or.kr/portal/bbs/B0000217/view.do?nttId=205526&menuNo=200144&pageIndex=#

Life2Buff님의 댓글

사실 채권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잘 모르기도 해서 그동안 채권에 투자를 해 본 적이 없는데, 이 글을 보고나니 채권 투자도 고려해 봐야겠단 생각이 드네요.
오늘도 덕분에 많은 걸 배우고 가네요. 감사합니다.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이 채권 투자를 경험해보기 괜찮은 시점이긴 합니다. 다만 처음부터 난이도 높은 장기채나 저등급 회사채를 들어가시기보다 한은 통안채, 단기국채, 은행채 위주로 감을 잡아 보시는 걸 추천 드립니다. 분배금이 나오는지 재투자하는지, 현물에 투자하는지 파생상품에 투자하는지도 확인해 보시구요.

북극곰님의 댓글

채권이 생각보다 입문하기가 망설여지기는 합니다.
차라리 적당한 RP로 굴리다가 도전해볼까 싶기도 한데 (AA등급정도 채권으로 도전)
소액 투자하는 저 같은 경제무지렁이 입장에서는 듀레이션이나 이런 저런 통화정책 공부하는 것이 더 힘들더라고요...
주식도 사실.. 산업리포트를 읽어야하는데 생각보다 지능이 떨어져서 그런가 빨리 이해가 안 되는 것이.. 요즘 고민입니다 ㅎㅎ
그나저나 요즘 달러원 환율이 높아서 달러 보유하면 미국채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해요...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달러 가지고 계시면 미 국채 중장기물 괜찮을 것 같습니다. 지금 환율에 원화로 투자하려니 속이 쓰리고, 그렇다고 헷지드 ETF 투자하면 환헤지 비용이 2퍼센트 가까이 나오니 망설여지는 상황이죠.

북극곰님의 댓글의 댓글

그러고보니 미국채는 소액투자가 편한 편이기는 하죠...
사실 규모가 작아서 이런저런 공부용도로 여러 곳에 분산투자해보고 있습니다만...
초보자 입장에서 채권 투자 관련 괜찮은 입문 서적이 적어서 공부하기가 마땅찮은 것이 아쉽기는 합니다.

블루캣님의 댓글의 댓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채권이야말로 금융시장의 근간인지라 더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습니다.

엔뜨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채권에 관심을 조금씩 가지던 차였는데
종종 관련글 올려주시면 정독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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