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학년말, 피해 부모들의 딜레마(feat. 판단의 기준)

"소장님,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것에 대해서는 고민 중입니다."

​"왜요?"

​"이제, 한 달만 있으면 학년이 끝나기도 하고, 가해 학생들과 다른 반으로 배정되면 일정 부분 해결이 될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의 시기에 학교폭력으로 신고하는 것이 올바른 대응인지 모르겠습니다."

​"음.... 딸의 의견도 같나요?"

​"아니요, 딸은 별다른 이야기하지는 않았고, 남편과 제 생각입니다."

​"남편분은 뭐라고 이야기하던가요?"

​"딸에게도 한 달만 잘 참아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음............... 어머님"

​"네?"

​"학년말에 발생되는 학교폭력은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대부분 우발적인 폭력이 아니라, 지속적인 폭력이 이어졌다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피해 학생의 상처는 아주 깊습니다. 지금의 사안도 마찬가지입니다. 딸이 오랜 시간 동안 학교폭력의 피해를 어머님께 이야기하지 못한 것은, 스스로 감내해 보려고 노력한 겁니다. 그런데 도저히 감당할 수 없어서 어머님과 아버님에게 도움을 요청하였는데, 만약 어머님이 현재의 시기를 이유로 학교폭력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딸의 입장에서는 어떤 마음이 들까요?"

​".................."

​"잘못하다가는 원망의 대상이 가해 학생들이 아니라, 부모가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그 상처는 평생 지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남편분과 다시금 잘 상의해 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소장님"

지금 같은 학년말에 학교폭력이 발생되어 신고를 하면 대략 내년 2월쯤에 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하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개최됩니다.

그러다 보니, 피해 부모들은 학폭위 처분 자체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합니다.

처분이 나왔을 시기에는 학년이 끝나서 가해 학생들이 다른 반으로 배정되거나, 졸업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의 피해 부모들은 딜레마에 빠지곤 합니다.

​늘 강조하지만, 학교폭력 신고에 대한 결정은 부모들이 일방적으로 선택해서 결정할 사안이 아닙니다.

더욱이 학년말이라는 시기를 이유로 학교폭력 신고를 주저한다면, 이는 자녀를 위한 결정이 아니라, 부모를 위한 일방적인 결정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학교폭력 신고 여부의 결정은 자녀와 충분히 대화를 통하여 판단해야 하고, 발생된 학교폭력의 유형과 피해의 정도, 자녀의 자존감 등 여러 가지의 환경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부모들이 종합적으로 고민해야 합니다.

​단순히 학년말이라는 이유로 학교폭력 신고를 주저하거나, 자녀를 설득하여 신고를 하지 않는다면, 추후 자녀에게 원망의 대상이 가해 학생이 아닌 부모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판단의 기준은 '시기' 가 아니라, 학교폭력의 유형과 그로인한 상처의 깊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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