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먹먹했던 [행복의 나라]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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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하고 기다렸던 영화 [행복의 나라]를 운좋게 시사회 당첨돼서 개봉전에 볼 수 있었어요.
이미 다음 주말 무대인사 회차 예매해 둔 상태라 또 보겠지만ㅎㅎ
우리 현대사 특히 독재자 박정희 시해와 이어지는 80년대 상황은 많이 영화화돼서 익숙한 편인데, 연결된 또하나의 관련작품이 나온거라 궁금했네요.
박정희 시해한 김재규 중정부장의 명령에 따라 거사에 가담했던 부하들중 유일한 현직 군인 박흥주 대령 역을 이선균 배우가 맡았는데
상명하복 명령에 충실했던 현직 군인의 기개와 강직함을 잘 표현했다고 느껴졌습니다.
영화 첫 장면부터 그가 등장하는데 가슴이 뭉클해져서 솔직히 몰입이 안되더라구요.ㅠㅠ
박대령을 변호하는 변호인으로 조정석 배우가 연기했는데, 1980년대 분장이 너무 약하고 혼자 현대적인 느낌이 들어서 연기가 붕 뜬다고 해야하나 개인적으론 이질적으로 느껴졌어요.
지금 조정석의 다른 작품 파일럿이 상영중인데 행복의 나라가 같이 붙어서 괜찮을까 걱정될 정도였습니다.
영화 배경도 그렇고 최소한 추석 이후 찬바람 부는 가을에 개봉했으면 더 좋지않았을까
바캉스 시즌인 더운 여름 성수기에 개봉하기엔 너무 어둡고 무거운 작품이 아닌가 생각들었네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행복의 나라가 참조했을 거 같은 비슷한 류의 영화 [변호인]과 [서울의 봄]이 엄청나게 잘 만든 작품이었구나만 실감했어요.
마침 바로 직전 개봉돼서 천만 돌파한 서울의 봄과 배경이 같고 출연자들도 겹치는 경우가 있어서 비교가 바로 되는 ㅠㅠ
서울의 봄에선 악역으로 출연했던 배우들이 여기선 정반대 포지션이라 개인적으론 캐릭터 몰입이 안되더라구요.
김재규역과 참모총장 부관ㅠㅠ 자꾸 서울의 봄 역할 생각나서ㅠㅠ
영화의 주제가 사법살인이나 다름없는 1심 판결 후 바로 사형집행해버린 당시 신군부와 결탁한 사법부의 만행을 묘사하기엔 많이 약했던거 같아 아쉬웠습니다.
군데군데 쓸데없이 슬픔이나 웃음을 강요하는듯한 어색한 장면들도 아쉬웠구요.
마지막 장면은 진짜 변호인을 의식한 연출인거 같았는데 정말 약했습니다.
변호인과 서울의봄에서 느꼈던 슬픔과 분노의 감정이 이 작품에선 여운이 길게 가지않더라구요.
음악의 차이일수도 있구요.
조정석 배우의 변호인 연기가 너무 가볍고 요즘 사람같단 인상만 들어서 많이 아쉬웠네요.
변호인에서 송우석 변호사처럼 돈좋아하고 속물같은 인물이지만, 특정 시국사건을 맡으면서 변화하는 모습이 너무 장난끼있고 파워가 약했단 느낌.
전두환 역 유재명 배우도 연기 잘 했지만 아무래도 황정민의 전두광보단 파괴력 약했다고 느껴졌고
전반적으로 영화가 군더더기가 있고 템포가 느렸네요.
어떤 후기에선 우리가 전두환에게 하고싶었던 말이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일은 일어나지않았기에 희망사항을 과하게 연출한거 아니었나 솔직히 어색했습니다.
이선균 배우
상황은 다르지만 여론재판 받아 생을 달리한 그의 현실이 영화속 배역과 비슷하다보니 그게 너무 슬퍼서 마지막에 눈물이 났습니다.ㅠㅠ
영화보다 더 잔인한 현실ㅠㅠ
그의 마지막 대사가 우리에게 남기는 마지막 인사같아서 가슴이 먹먹해서 자리를 못 뜨겠더라구요.
이선균 배우 생각해서라도 영화가 흥행하길 바라지만 제 느낌은 글쎄요 입니다.
전두환 나쁜 놈인건 충분히 알고 있으니
(그럼에도 천수 누리고 잘먹고 잘 살다간게 더 짜증나지만)
우리나라 첫 단추 잘못 꿴 이승만 박정희 독재정권 까는 영화나 많이 나왔으면 좋겠네요.
역사세탁을 하도 해대서 전두환이 보고배운 오리지널 빌런들이 보수의 우상같이 떠받들여지는 현실이 어이없어서 말이죠.ㅎㅎ
극중 배역 박태주 대령의 강직하고 충직한 군인 모습을 보니
현실에서 채해병 사건에 부하들이 한짓이라며 떠넘기는 어떤 해병대 사령관의 비겁한 짓과
원칙대로 처리하고도 엉뚱하게도 항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정훈 대령이 떠오르더라구요.
진작에 심판받고 청산됐어야할 쿠데타 세력들을 살려준 국민들 덕분에 부끄러운 과거역사는 오늘도 반복되는 현실 ㅠㅠ
영화라도 보고 깨닫는 사람들 생겼으면 합니다. 진심
이선균 살려내라 ㄱㅐㅅㅎ들아ㅠㅠ
영화보니 분통터져서 횡설수설햐게 되네요. 휴ㅠㅠ
ellago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나라 현실이 x같은데 지금과 별 다르지않은 과거 상황을 영화로 보니 속에서 천불이 나더라구요.
왜 잘못된 선택을 몇년마다 반복하며 나라를 후퇴시키고 있는지 답답하고 화나요. ㅠㅠ
조정석 배우 역할을 딴사람이 맡았으면 더 좋았을걸 아쉬웠습니다.
하필 파일럿과 같이 붙어서 캐릭터가 몰입안되는 단점도 있지만 과연 흥행은 어찌될지
베니와준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