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배반 - 고향을 등진 이들이 가지는 부채 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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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읽어 왔던 압둘라자크 구르나 선생님의 작품들은 망명을 택한 작가의 의식을 대변하는 인물들이 자주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처럼 작가 자신과 일체화되었다고 할 정도의 캐릭터는 아니었습니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고향을 등진 작가 선생님이 얼마나 그곳을 그리워 했으며, 필요한 시기에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지 못한 회원을 가졌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소설속에 등장한 화자 라시드를 포함해서 고향을 혹은 소중한 사람의 곁을 떠나는 이들은 하나 같이 자신의 이 배신적인 행동에 부채 의식을 느끼며 살아갑니다. 그들의 본의가 아닌 역사의 큰 물결에 가련하게 떠밀려 가는 인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안이지만, 이들은 늘 두고 온 사람들과 지역에 대해 죄스러운 감정을 지니는 모습을 보입니다.
3인칭 묘사로 진행되는 1부는 이후 라시드와 그 형인 아민의 서술(하지만, 결국은 라시드가 화자인)이 들어간 2, 3부와는 매우 단절적이고 별개의 작품처럼 보입니다. 서술자의 다름도 그렇지만, 등장 인물간의 앞 뒤 부의 관계가 전혀 매칭되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소설을 다 읽어가는 결말부에 가서야 우리는 알게 됩니다.
몇 세대의 걸친 이야기가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하고..(스포일러라서 결말은...^^;)
그리고, 그 결말은 여전히 현재 불안정하고 불안함을 안고 있지만, 앞선 세대가 겪었던 배반과 두고 온 사연들이 다시 연결되고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가끔 졸문이지만 짧게라도 글을 쓰다 보면 뭔가 위로와 치유를 받는 느낌이 드는데요. 아마도 구르나 선생님도 이 소설을 쓰시는 동안은 그런 마음이 들지 않았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올해 수상하신 한강 선생님의 소설도 그렇지만, 노벨상은 바로 이런 아픔을 딛고 치유하는 과정의 글을 쓰는 사람들이 타는것 같습니다.
광나라님의 댓글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