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못난 오빠입니다만 - 못났지만 가족인 오빠를 대하는 동생의 성장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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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6.10 18:08
분류 독후감
144 조회
2 추천

본문

누구보다 발랄한 여고생인 시노에게는 한 가지 비밀이 있습니다. 바로 자기 방안에 틀어 박혀서 몇 년째 두문불출중인 오빠의 존재입니다. 그녀는 학교 친구와 아르바이트 장소의 지인들에게는 그 사실을 숨기고 있었습니다. 그것만 빼면 이 꽃다운 여고생의 앞날은 언제나 창창할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 오빠인 타모츠 드디어 방탈출 게임 열쇠를 찾은 것처럼 자기 방을 나오면서, 시노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기 시작합니다. 당연히 가족인 아버지는 자기 아들의 히키코 모리 탈출에 반가워 하고, 시노 역시 한 편으로는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오빠의 존재를 도대체 어떻게 커버해야 할까요?


여기까지의 소개만 본다면 이 만화는 그럭 저럭 사회 생활 부적응자였던 오빠의 귀환에 따른 소동을 그린 코미디 정도로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 이들 남매는 그런 코미디같은 상황 속에서도 한 인간으로서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고분 분투합니다.


멀리서 보면 희극이었을지도 모를 이 작품은 두 남녀 주인공인 남매의 일상에 다가서면서 비극까지는 아니더라도 각자 인생의 고단함을 토로하는 리얼리즘으로 표현됩니다.


오빠인 타모츠는 중학생 날라리 시절에는 그럭저럭 가족들과 어울리 수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방안에 스스로를 가두게 됩니다. 설상 가상으로 부모들의 관계는 삐걱 되고 있었고요.


개인적으로 타모츠라는 캐릭터에 감정 이입이 꽤 되었는데요. 제가 사실은 그러한 삶을 젊었을 때 살았기 때문입니다. 20대초까지는 정말 세상에 무서운게 없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이룬게 없는 자신의 초라한 처지와 다른 친구들이나 지인들의 성장에 겁이 덜컥 났던 시기였습니다.


사슬에 묶인 코끼리 이야기처럼, 한 번 그렇게 각인된 기억은 꽤 오랫동안 사람을 방안에 가둬두게 됩니다.


'난 뭘해도 안될꺼야...'


라는 무력감이 사람을 잠식한다고 할까요. 그런데, 사실 이러한 상황에서 탈출은 굉장히 소소한 것부터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인 타모츠가 아버지와 다투고 있는 동생을 위로하기 위해 방안을 나오는 첫 발걸음을 띄고, 이후 자신의 꿈을 찾아 가는 과정에서 경험하는 킥복싱에 대한 동경으로 발전하듯이요.


돌이켜 보면 저 역시 시작은 스스로의 용돈 벌이 정도로 생각했던 편의점 알바 시절이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당시 난방이 안되던 가계라서 추운 겨울에는 어떻게든 운동이나 몸을 움직였는데, 나중에 샤워할때 우연히 보니... 가슴 근육이 커져 있더라구요.-_-a


그때까지 저는 운동을 해도 안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게 아니었을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에는 이런 저런 시도를 해 보니.. 흠... 제 배 근육은 여덟 조각이라는 걸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부터는 정말 한 번 해보자라는 마인드가 들어서게 되었습니다. 이 만화의 주인공인 토모츠 역시 처음에는 낯선 환경에 실패와 두려움으로 다시 방안으로 돌아가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주변 지인들의 도움과 동생의 응원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 가는 여정에 오릅니다.


그만큼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보호와 지지를 받기에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친구들이나 관련 업계 분들의 지인 여러분의 지지로 이만큼까지 살아 간다는 걸 느끼고요.


오빠인 타모츠의 성장과 더불어서 동생인 시노 역시 만화 속 내내 좌충우돌에 여러 험난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오빠에게 가지는 양가적인 감정에 대한 고민과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고, 독립적인 공간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있는 캐릭터입니다. 그 과정에서 겪는 좌절 속에서도 언제나 꿋꿋하게 일어서는 이 여고생을 볼때면, 개인적으로 좀 부끄럽기도 합니다.^^;


타모츠와 시노의 지인들의 이야기도 인간의 삶에 대해서 잠시 생각해 볼 여지들이 있습니다. 모두가 슈퍼 스타가 되는 건 아니고, 때로는 원치 않고 하기 싫은 일도 생활과 소중한 사람들이나 자신의 미래를 위해 해야 한다는 걸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앞서 설명한 대로 이러한 지인들이 이들 남매에게 또 다름 의미에서 힘을 실어주는게 바로 이 작품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가끔 '내 인생은 왜 이렇게 초라한가?'라는 생각이 들때 이 만화를 읽어 보시면 어떨까 싶습니다.


사실 초라한 인생이란 없는 거지요.

댓글 2

취백당님의 댓글

작성자 취백당 (122.♡.154.147)
작성일 06.11 08:03
지금 황미나 선생님 근황이 궁금해집니다.
어린 시절 유일하게 북해의 별이었나? 아뭏튼 황미나님의 작품은 몰입도 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기회가되면 순정만화도 다시 꼭 읽어보겠습니다.
소중한 글 감사합니다

레드엔젤님의 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223.♡.10.11)
작성일 06.11 09:32
황미나 선생님. 오랜만에 듣네요.^^ 개인적으로 무영여객을 보고 와! 이분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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