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추억의 힘 - 탁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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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의 글은 그저 개인적인 생각을 풀어놓은 글로 경어체는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 누구를 힐난하거나, 앙님을 대상으로 하는 글은 아닙니다. 양해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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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에서 정부 행사를 본 적이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집중해서 정부 행사를 본 적이 별로 없다.
당연하지 않은가, 재미없는 정부 행사.
어쩌다 TV가 켜져 있고, 시간이 어쩌다 맞아서 정부 행사가 진행 중이면,
건성건성 몇 장면 보다가 시선을 돌렸다.
재미없는 정부 행사.
안다, 정부 행사이지 않은가.
중요한 것이고 기억해야 하는.. 나름의 의미가 있다는 건.
그런데 재미가 없다.
정부 행사가 어떻게 재밌을 수가 있는가.
애국가를 부르고, 높은 사람이 몇이 나와서 연설하고,
짧은 연극 같은 것도 연출하고, 합창도 하고.
뭐, 그런 거지.
올해도 하고, 작년에도 했고, 그전에도 몇 번이나..
다른 분들도 비슷하지 않을까?
재미없는 정부 행사, 그걸 누가 챙겨서 보나.
그런데,
나도 정부 행사를 제대로 본 시기가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재임 시절, 그 시기의 정부 행사는 몇 번 봤었다.
굳이 보려고 시간을 맞춰서 그런 건 아니었는데,
어쩌다 보게 되면, 이전처럼 건성건성.. 이런 게 안 되었다.
이 정부 행사들은 달랐다.
재밌다. 항상 새롭고, 다채롭고 세심하게 신경 쓰는 게 보였다.
뒤에 펼쳐진 장막의 디자인도, 중간 중간의 CG와 배경 음악,
행사에 참석해서 앉아 있는 분들, 등장하는 분들 ..
무엇 하나 관심을 끌지 않는 것이 없었다.
정부 행사에 생명력이 넘쳤다.
살아 숨 쉬는, 보는 이에게 말을 거는 그런 정부 행사였다.
감탄했다.
세상에, 정부 행사를 이렇게 만들 수 있다고?
정부 행사가 나를 이렇게 사로잡을 수 있다고?
그가 만들어내는,
그가 연출해 내는 정부 행사는 달랐다.
도대체 어떻게 저런 작은 것들까지 다 담아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안다.
그 혼자 어떻게 이렇게 정부 행사를 만들겠는가.
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중요한 결정을 하시는 거다.
그가 모시는 대통령의 마음과
그의 마음이 하나의 이런 소중한 정부 행사를 만들어 냈다는 거.
그가 쓴 '미스터 프레지던트'에는
이 정부 행사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가득 담겨 있다.
미처 화면에는 다 담기지 않았지만, 고스란히 보여주고 싶었던 것들,
준비하며, 현장에서 등에 땀방울이 흐를 것 같은 긴장감도 가득하다.
조중동은 그를 치열하게 쫓아내고 싶어 했다.
왜?
잘하니까.
그가 만드는 정부 행사들은 정말 눈이 부시게 빛나니까.
어떻게든 그를 끌어내리려고 여러 수작을 펼쳤지만.. 실패했다.
그도 부담스러웠으리라. 이만하면 충분하다고 여겼으리라.
그래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몇 번이나 이제 그만 내려가겠다고 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임기 끝까지 그를 놓아주지 않았다.
위의 책 '미스터 프레지던트'를 읽어본 소감을 짧게 소개하자면,
그가 중심으로 삼았던 것은 '행사'가 아니라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그가 만드는 것은 '행사'였지만,
말하고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그 행사의 주인공,
바로 '그 사람들'이었다고 읽힌다.
그가 만드는 정부 행사가 왜 그렇게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감동과 감탄을 하게 되었는지를 잠시 생각해 보라.
거기에는 '사람'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인공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 행사를 진행하며 모시는 '우리나라 국민, 그 사람들'이 있다.
그는 이렇게 정부 행사들을 만들었다.
궁금했다.
그는 어떤 사람인가.
SNS의 짧은 글로 접하는 그가 아닌,
감동을 주는 정부 행사를 만들어낸 그가 아닌,
그는 어떤 사람이었고,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
그래서, 이 책 '사소한 추억의 힘'을 읽어보게 되었다.
사실.. 아직 다 읽지는 못했다.
몇 개 에피소드만 읽었을 뿐인데, 그가 보인다.
이 사람이 보인다.
이 책,
한 번 꼭 읽어보셨으면 좋겠다고 추천한다.
왜?
나 역시 따뜻하고 정감 어린 사람들을 좋아하니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니까.
그 이야기들을 듣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지니까.
* 소모임 ‘글쓴당‘에 올린 글인데, ’책 추천’ 글이라서 여기도 올려봅니다.
끝.
diynbetterlife님의 댓글
그가 만드는 것은 '행사'였지만,
말하고 보여주고 들려주고 싶었던 것은 그 행사의 주인공,
바로 '그 사람들'이었다고 읽힌다.“
와… 오늘 겸공 일일 공장장이었던 탁현민의 말이 다시 떠오르네요.
세한도를 국립중앙박물관에 기부하신 손창근옹과의 일화 부분이요.
탁현민은 그 <사람에게서 감동>을 찾아내는 것 같습니다.
벗님이 우리가 탁의 기획에서 받는 감동이 무엇일까.. 를 잘 읽어내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