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못생긴 서울을 걷는다 - 욕망이란 분칠을 한 서울에게 바라는 작가의 작은 소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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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2024.07.23 17:25
분류 독후감
143 조회
5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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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꽤 와닿기에 집은 책이었습니다. 제 자신이 바로 이 책에 설명된 못 생긴 서울 지역에 살았고, 일부 삶은 그 근방에서 걸쳐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상계동(이 책에서 등장하는 백사 마을을 포함해서)은 참 지역적으로도 우여 곡절이 많은 곳이었습니다. 80년 중반까지만 해도 소와 논밭이 있고, 가끔은 말을 타고 다니는 노인도 있을 정도로 서울이라는 장소적인 느낌과 현대라는 시대적인 느낌과는 꽤 먼 지역이자 시절의 배경이었습니다.

그렇기 된 연유에는 무자비하고 개발 중심적인, 그리고 이것들은 다분히 욕망이 점철된 지역 편입의 역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상계동은 본래 경기도 남양주에 속했지만(그래서, 불암산을 넘으면 바로 경기도 남양주입니다.), 80년대 초 서울 도봉구에 편입되었다가, 지금의 노원구로 정착된 곳입니다.

이에 따라 처음에는 집이라고 할 수 없는 움막촌으로 시작했던 곳이, 곧 도시 현대화와 재개발 열풍으로 인해 한 때 강북에서 가장 큰 아파트 단지가 설립된 곳이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은 현지 주민은 물론 그 지역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도 없는 무지비한 개발광풍에 의해서였습니다. 그러나,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오래된 판자촌이나 낡은 근린 시설들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새것! 새 집! 새 건물! 새 아파트! 그리고, 이것들이 종착지인 집값!

어쩌면 서울은 바로 이러한 욕망을 낡고 볼품없는 건물을과 그에 따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잔인하게 내치는 곳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의 저자분은 바로 이러한 부분에서 신중하지 못한 재개발의 문제와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가 간과했던 여러 구도심 지역의 사라져가는 장점들을 짚어내고 있습니다.

과연 재개발은 하는 것이 온당한 것인지, 그렇다면 어떤 과정과 관점으로 가야 할지. 저자분의 고민이 책 곳곳에 묻어 있습니다. 개발 우선주의를 주장하는 분들이나 재개발에 따른 수익을 얻고 싶어하는 분들에게는 매우 불편한 책일지도 모릅니다. 저희 집안 역시 상계동 뉴타운 관련으로 이 책에 대한 양가 감정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을 곰곰히 읽다 보면 과연 그 개발이라는 것이 누구를 위한 것이고, 종국에는 나 혹은 우리가 그 개발 지역에 다시 돌아올 수 있거나 정착이 가능한가라는 의문을 가지게 합니다. 사실 상당수 뉴타운 혹은 재개발 지역 주민들이 아파트 완공 이후에 입주하지 못하고 다른 곳으로 이전했습니다. 최근 공사 개발비의 상승과 기타 집값의 미온적인 상승(혹은 하락)으로 그걸 떠안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재개발 지역의 문제점은 비단 원주민의 집값 감당만으로 끝나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우리가 간과하는 폐지 줍는 노인들이나 낡은 가내 수공업자들이 만들어 내는 도시내의 실제적인 페기물 처리나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생태계 등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저자의 후기에 인상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조감도로 서울을 내려다 보는 사람들은 서울을 그저 아름답게 바꾸기만을 바란다고 합니다. 그러나, 투시도로 서울을 그 안에서 보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이루어지는 도시 주민들의 생태계를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매우 어려운 문제를 저자분은 피하지 않고 책이 완결되는 내내 의지를 피력합니다. 한 편으로는 도시 공동체에 대한 지나친 낙관이나 이상향을 부르짖느 것처럼 보일 부분도 있습니다만, 서울이라는 도시 자체가 사실은 소비 외에 얼마나 많은 지방이라는 외부인들과 환경을 착취(쓰레기 매립지, 전기 공급, 기타 혐오 시설등의 입점 금지 및 제안 등)하면서 유지하고 있는지 떠올려 보면 저자분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합니다.

댓글 2

문곰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문곰 (61.♡.222.77)
작성일 07.24 15:07
제목부터 엄청 도발적이네요!
다른 도시의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어지는데,
다른 도시는 이런 책 조차 나오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해보면 가슴아파집니다 ㅠ

레드엔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레드엔젤 (118.♡.112.3)
작성일 07.24 16:19
@문곰님에게 답글 말씀 들어보니 그런 부분도 있네요. 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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