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워드. (2015). 『문구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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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만년필을 사용합니다. 만년필은 만년을 가는 붓, 오래 가는 붓이라는 뜻이지만, 만년필의 역사는 그리 오래되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200여년 남짓되죠. 현대적 의미의 만년필, 최초로 시장에서 불티나게 팔리게 된 만년필은 1884년에 루이스 에디슨 워터맨이 만든 아이디얼 만년필이니, 잘해야 140년 전에 발명된 물건이 만년필입니다. 그리고 제가 늘상 쓰는 만년필인 라미 2000은 1960년대의 설계된 이후 지금까지 그 형태가 유지되고 있으니, 더욱이 만년과는 거리가 멀죠.
저는 포스트잇을 사용합니다. 종이책을 읽다가 필기할 공간이 부족하면 포스트잇에 만년필로 필기를 하고 잉크가 마를 때까지 기다린 다음에 종이 위에 붙입니다. 일상에서 접하는 지류 대부분은 만년필로 필기를 하면 획이 번지고 종이가 뚫리는 대참사를 만듭니다. 그런데 1977년 처음 판매되기 시작해 오늘날까지 몇 안 되는 미국의 특산품으로 남아 있는 이 포스트잇 위에 필기를 하면 그런 일이 없습니다.
저는 스테이플러를 사용합니다. 노트패드 위에 만년필로 필기를 하고 관련된 부분을 뜯어서 스테이플러로 철을 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스테이플러는 일본의 맥스에서 만든 HD-50F입니다. 이 녀석은 종이 뒷면에 생기는 요철을 만들지 않고 평평하게 철을 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녀석 덕분에 1968년 출시된 스윙라인 747 리오 스테이플러 이래 판에 박힌 디자인을 하고 종이에 무수한 요철을 세겨 준 스테이플러에게는 작별을 고할 수 있게 되었죠.
만년필, 포스트잇, 스테이플러뿐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문구에는 역사가 있습니다. 일상의 표면 아래에 숨겨진 기원이 있죠. 제임스 워드가 쓴 『문구의 모험』은 그 기원을 일화와 일상으로 풀어냅니다. 글을 쓸 때 갖추는 도구라는 뜻의 문구(文具)가 키보드와 스마트폰에 더 적합한 단어가 된 현대에 우리의 평생을 함께한 문구의 역사를 산뜻하고 친근한 문체로 풀어냅니다. 클립과 핀, 볼펜과 만년필, 종이, 연필, 지우개 등등 대표적인 문구, 제품, 역사를 소개합니다. 지금 내 바로 옆에 조용히 있을 문구를 새롭게 보고 싶다면, 이 책으로 통해 주변과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해 보시길 권합니다.
문곰님의 댓글
그런데 책장에서 안보이네요;; 어딜 갔을까요;;
내용도 내용인데, 파란 색을 쓴 책 표지를 정말 좋아합니다 ㅎㅎㅎ
포도포도왕포도님의 댓글의 댓글
someshine님의 댓글
너무 신기하고 재미난 책일 것 같아 저도 꼭 한번 읽어보려고요 ㅎ
일단뜯어님의 댓글
저는 아무 펜이나 잡고 독서 시작할 때 1쪽을 옮겨 씁니다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취약해서 시작했고
2달정도 되어가는 거 같습니다
저도 이 과정을 꾸준히 하다보면 저만의 노트 저만의 펜을 구비하는 그날이 올 때 참고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