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봐라 (211.♡.103.155)
2024년 8월 10일 AM 10:37 · 수정됨(19:54)
새벽 5시. 기온 25도, 습도 93%
마라톤 스카웃 제의 받았습니다.
오늘은 새벽에 나가서 달리고 왔습니다.
어제 야간 달리기는 건너뛰고 오늘 다녀왔습니다.
어제밤에 얼려두었던 파워에이드 2병, 얼음물 1병을
ice bag에 넣고서는 5시에 잠이 덜 깬 얼굴로 나섰습니다.
지난 주에, 얼려둔 파워에이드를 들고갔더니 1시간 가량 지나고나니
녹아서 시원함이 별로더라고요. 그래서 토요일이고 하니 작정하고
ice bag까지 준비했습니다.
트랙에 도착해서는 슬금슬금 워밍업을 하면서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한 3k 정도를 뛰었나? 아리따운 아가씨- 약 30중 후반 정도로 보이는- 두 분이 와서는 몸을 풀더군요.
그 중 한분은 키도 늘씬하시고, 숏 팬츠가 짧은게 아주 달리기 잘하시는 분 처럼 보이더군요.
그렇게 몸을 스트레칭을 마치고, 한 분은 트랙을 돌면서 서서히 달리기 시작하고, 다른 한 분은 허벅지에
고무줄을 끼우고서는 인조 잔디를 걸음마 연습하듯 아장아장 걸어다니시데요.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 분들을 지난 주에도 봤던 기억이 납니다. 두 분이 와서는 고무줄을 끼우고서는
걸어다니시던.
한 10k 정도 달렸을까요, 키 큰 분은 인터벌을 하는지 빠르게 달렸다가 느리게 달렸다가를 반복하면서
계속 달리시고, 다른 한분은 계속 고무줄 운동을 하시데요.
저는 15k까지 달리고 끝냈습니다. 숨을 고르며 ice bag에서 음료를 꺼내서 마시고 있는데 이 두 분은
모여서 100m 달리기를 하시더군요. 한 분은 거리를 봐주고, 다른 한 분- 키가 큰 분-은 달리고.
그런데 전력 질주를 하는 자세가 좀, 어딘가 모르게 좀 어설픈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더군요.
음료를 마시며 젖은 옷을 손으로 짜고 있었죠. 윗 옷을 짜고, 아래 반바지를 손으로 짜는데,
땀이 신발에 떨어지는걸 피하려고 다리를 벌리고 짜고 있는데 이 두 분이 제게로 오시더군요.
바지를 짜는게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에 혼자 실소를 하며 멋쩍어 하고 있었습니다.
두 분이 제게로 온다고 생각했는데 제게 오는게 아니라 제 옆의 수도로 가더군요.
수돗가에서 키 가 작으신 분이 저를 보며,
"땀을 많이 흘리셨네요?"
"아, 네 땀으로 다 젖었습니다" (다행입니다 땀으로 알고계시네요)
"엄청 많이 뛰시던데….."
그 옆의 키 큰 분이,
"많아, 한 10k 뛰시던거 같던데….."
"아,,, 10k 조금 넘게 뛰었습니다"
"그러니까요, 엄청 잘 뛰시던데"
"아닙니다. 이제 1년도 안됐습니다"
키가 작으신 분이,
"저는 지금 재활하고 있어요."
"재활이요? 왜요?"
"십자인대가 파열되서 재활하고 있어요"
"달리시다가요?"
"네, 여기 트랙에서 달리는데 갑자기 '뚝' 하더니 끊어졌어요"
"아, 그래서 고무줄로 재활 운동하셨군요......"
.
.
.
이런 저런 얘기 끝에 그 분들이 40후반이란 것과, 친 자매란 것과 키 큰 분이 동생인데
경기도 도민 체육대회 100m 시합에 나간다는 것을 알게됐습니다.
제가 묻지 않았습니다. 알게된 경위는,
저 보고 시 대표로 경기도 도민 체육대회 10k 마라톤에 참가하랍니다.
참가 자격이 연령대 별로 있어서 참가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본인들이 나이를 먼저 알려주더군요.
그 와중에 자전거를 탄 제 나이 또래의 남자분이 오셨습니다. 그 분들과 서로 아는 사이인데
이 분이 시 대표 중 한 명으로 10k 마라톤에 참가한답니다. 트랙을 달리면서 오다가다 몇 번 본 분이더군요.
Sub3를 노리고 있답니다.
제가 그랬습니다 " Sub3요???!!!! 넘사벽인데, 저 한테 왜 그러세요?"
더 이상 애기를 하다가는 본전도 못 찾을 것 같아서 한번 살펴보겠다고 하고는 얼른 자리를 떴습니다.
'10k를 1시간 안에 들어오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무슨 대표 선수야…..'
걱정이네요, 내일 아침에 트랙에 가면 또 만날 것 같은데....
고글로 얼굴을 가리고 가야겠습니다 ,복장도 좀 바꾸고.
댓글 (25)
-
아아깽이
24.08.10 · 116.♡.98.156
닉 값 하실 때가 됐네요 -
해해봐라
→ 아깽이 작성자
24.08.10 · 1.♡.225.139
ㅋㅋㅋㅋㅋ
다른 사람을 위해서 참겠습니다. 저는 다음 생에....ㅎㅎ -
해해바라기
24.08.10 · 125.♡.5.183
‘아리따운’에서 부터 한 글자씩 정성스럽게
읽어 나가는데 “저 한테 왜 그러세요”에서
저도 빵 터져가지고 ㅋㅋㅋ
조상님께 해학의 피를 물려 받으신 해봐라님~
“오콩비마변”~~~!
완벽한 급수에 박수를 보내며
새벽런 잘 즐기고 오셨나요?
마사지 잘 하시고 지는 여름을 맘껏 즐기시길
바랍니다. 수고하셨습니다^^
“그래도 우리는 달린당”
추가)아이템 추천(출처:유투브 고빵)
[https://damoang.net/data/editor/2408/comment_2109605303_xo1JL5w4_c19cde12d2a981305bc255bb7e8e1af6b70f9974.jpeg] -
해해봐라
→ 해바라기 작성자
24.08.10 · 1.♡.225.139
ㅋㅋㅋㅋㅋ
유튜브 보고 왔습니다.
이 더운데 저 복면을 쓰고 달리다니 대단하네요.
저 복면에 고글 쓰면 절대 못 알아보긴 하겠네요 ㅋ.
감사합니다. -
Lliva123
24.08.10 · 122.♡.229.11
얼굴에 점 하나 찍고 나갑시다 ㅎㅎㅎ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주말 아침부터 수고 많으셨습니다. -
해해봐라
→ liva123 작성자
24.08.10 · 1.♡.225.139
매직을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고글에, 점 하나 찍고.
'난 절대 어제의 내가 아녀' -
레레메디스트
24.08.10 · 223.♡.188.140
ㅋㅋㅋㅋㅋ
인터뷰 미리 준비하세요 ~
미리 축하드립니다!!!! -
해해봐라
→ 레메디스트 작성자
24.08.10 · 1.♡.225.139
ㅋㅋㅋㅋㅋ
인천시도 있을 겁니다. 준비하시죠.
다른 분들을 위해 제가 참도록 하겠습니다. ㅎㅎ - 런
런리니야
24.08.10 · 122.♡.102.18
쌔하네요 ㅎ 신천지 조심하세요 ㅋㅋ -
해해바라기
→ 런리니야
24.08.10 · 117.♡.5.223
갑자기 등골이 서늘합니다.
사실이라면 완벽한 빌드업인데..
어쩌다 이렇게 못믿을 세상이
되어 가는지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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