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 광복 런 - 40.75k
페이지 정보
본문
40.75k 광복 런을 조금 전 10 조금 지난 시간에 마치고,
시체 처럼 누워있다가 이제야 정신을 좀 차리고
글 올립니다.
오늘 40k 초초초 장거리 달리기가 예정되어 있어서
잠을 잘 못잤습니다. 이번 생에 30k 이상은 처음
달리는 거라 긴장과 설렘에, 소풍날 맞이하는 아이처럼
새벽에 자꾸 깨더군요.
1시반, 2시반, 3시......
'안되겠다 일찍 나가자' 하고는 3시 쯤 부터 채비를 했습니다.
전날 밤에 대충 채비를 해놓았기에 ice bag에 파워에이드 4병,
얼음 물 2병 담았습니다.
어제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요즈음 같은 더위에는 10k만 뛰어도
신발까지 젖는 형상이라, '달리는 중간 중간 옷을 갈아입고, 신발도
갈아신자' 하고 옷하고 러닝화도 챙겼습니다.
'옷 갈아입을 곳이 없으니 차에서 갈아입어야 겠다'하고
차를 가지고 트랙으로 갔습니다.
3시반 쯤에 도착을 한 것 같은데, 우와 그 시간에 달리는 분이 계시더군요.
그 여성분 존경합니다. 대단합니다.
사실은 계속되는 신발 구입 실패에 썽이 많이나서 미국에 있는 후배에게
부탁을 했었습니다. '알파플라이 삼을 하나 사서 보내주라'고.
그게 딱 맞게 광복 런 전에 도착을 해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어제 야간에
약 3k 정도를 뛰어봤습니다. 달릴 때 마다 지면과 접촉하는 소리가 '빠각 빠각'
하고 나는데, 뭐, 좋은지는 잘 모르겠더군요. 제가 255mm 정도를 신는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크면 신발 깔창 사용해서 신으면 되지만 작으면 이도 저도 안된다 싶어서
265mm 를 주문했는데, 이게 발에 맞더군요.
신발 끈 풀고 억지로 잡아 당겨서 발을 신발에 넣으면 발가락 앞쪽에 딱 좋을 만큼
남습니다. 발등 부분이 좀 조이나 싶은 생각이 드는데, 막상 착용해서 달려보니
그렇게 조이지는 않더군요. 신발끈을 안매도 될 정도의 조임입니다.
달리는 중에 발의 열감도 느껴봤는데, 그다지 많은 열이 나지는 않더군요. 열이 나나 싶으면
어느새인가 열이 발산되어있고 그렇습니다.
시착하는 날인데 땀으로 적시고 싶지 않아서 옷과 다른 러닝화를 같이 가지고 갔습니다.
815 광복절이라 일전에 신청해서 받은 모자와 티셔츠를 입고 달리기로 했습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바나나 하나 먹고, 카페인 젤 하나 먹고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이때가 3시 50분 정도됩니다.
안입던 반팔을 입으니 엄청 걸리적 거리고 덥더군요.
트랙 2바퀴 돌고 난 후,
차로 가서 모자는 벗고 싱글렛으로 갈아입었습니다. 한결 낫습니다.
그래도 태극기 달고 달렸다 정도로 의미를 부여해야겠습니다.
싱글렛으로 갈아입고 6분 페이스롤 잡고 트랙을 돌기 시작했습니다.
알파3은 여전히 '빠각 빠각' 소리를 내며 지면과 접촉되면서, 쿠션이 엄청 딱딱하다고 느껴지더군요.
'너무 딱딱한거 아닌가? ' 혼자 생각을 하며 신발에 집중하며 달리는데,
한 가지가 장점으로 다가오더군요.
리어 풋으로 달리는데도 뒷꿈치가 안아픕니다! 저는 언젠가 부터 족저근막염이 생겨서
달릴 때 엄청 신경쓰이거든요. 그런데 알파3은 어떻게 달려도 발이 안아픕니다.
'비싼 만큼 제 값을 하는군'
그래도 너무 딱딱하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더군요.
......
11k 정도 달리니 아니나 다를가 양말이 젖어듭니다.
15k 달린 후 옷을 갈아입는데, 아뿔싸, 싱글렛을 하나만 챙겼습니다.
입고 있던 싱글렛을 손으로 짜서 다시 입고, 숏츠 갈아입고,
전마협표 카본화 Super Fly Up으로 갈아신고, 세수를 하는데
가민 워치가 '충격을 감지하였습니다. 비상연럭처로 연락을 할까요?' 합니다.
'으응? 갑자기, 왜? 이게 물을 마셔서 제정신이 아닌가?' 하고
버튼을 눌렀더니 기존에 달렸던 기록이 그냥 저장되었습니다.
그래서, 첫번째 달리기는 15.67k 입니다.
달리면서 생각을 했죠. '40.75k를 맞추려면 어떻게 해야 되는거야?'
개인적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던게,
8.15k x 5회 = 40.75k 였거든요.
그래서 일단 30k를 맞추고, 나머지를 맞추기로 하고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 Super Fly Up이 하늘로 날아야 되는데 자꾸 땅으로 꺼집니다.
뒷꿈치 통증이 그대로 올라와서 제대로 달릴 수가 없습니다.
알파3에 비교하니 거의 쿠션화 수준입니다. ' 그동안 이런걸 신고 연습을 하고 있었나?'
사람이 참 간사한게 그 동안 몰랐던걸 새로운 문물을 접하고는 바로 비교 해버리네요.
Super Fly Up은 더 이상 신고 달릴 수가 없더군요 뒷꿈치 통증에, 푹푹 꺼지는 수준의
쿠션에. 달리면서 페이스를 보니 6'30''가 넘어갑니다. 6' 페이스를 맞추려고 용을 쓰니
금방 종아리 근육이 올라옵니다. '안되겠다"
딱 트랙 2바퀴 돌고 다시 차로 가서 알파3을 신고 달리니, 뭐 , 이건 신세계입니다.
발 통증 없지, 그 딱딱하게 느껴지던 쿠션이 엄청 반갑습니다. 페이스도 금방 다시
6'으로 잡힙니다.
제 다리가 신발을 들어올리는게 아니라 신발이 제 다리를 밀어주는 느낌입니다.
아, 신발 좋습니다.
'이래서 좋은 신발을 신으려고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새 신발을 적시고 싶지 않아서, 20k에 환복하고, 25k에 환복했습니다.
환복하는게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땀에 젖은 옷 벗어야지, 땀에 젖어서 옷이 잘 입어지지도 않고, 특히 양말을 신을 때, 발이 젖어있으니, 발과 다리에 힘을 주다보니 해당 근육이 쥐가 나려고 하더군요.
29k를 돌고 있는데 해가 슬슬 트랙에 비춥니다.. 태양에 10분 만 노출되도 바로 '아웃'이라는
생각을 하며 딱 30k에 멈추고는 계획한 대로 가로수 밑을 달리기로 하고 차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집 주차장에 주차하고 다시 마지막으로 환복을 했습니다.
정말이지 '내가 바보 같은 생각을 했구나' 싶습니다.
힘은 힘대로 들고, 땀에 절어서 옷은 안입어지고 , 장거리 후의 근육들이라 쉬이 피로해지고.
신발이 젖거나 말거나 그냥 그대로 달리는게 제일 낫지 싶습니다.
30k, 이때 부터 다리가 말을 안듣더군요.
차를 운전해 오는 동안 쉬어서 그런가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머지 10.75k는 정말이지 걷다 뛰다 했습니다.
걸은게 더 많지요. 오르막길은 도저히 달릴 엄두가 안나서 대놓고 걷고,
그나마 내리막 길 나오면 잠시 뛰고.
페이스가 9분이 넘게 나왔네요.
힘들긴 힘드네요.
별 준비없이 40k를 도전했으니 힘든게 당연하겠죠.
집에 들어와서는 쓰러졌습니다.
어지러워서 '더워서 그런가?' 싶어서 선풍기 앞에 누워서 한 30분 있다가 일어나도
계속 어지럽더군요.
'목욕을 해야겠다' 싶어서 욕조에 물을 받고, @저스트리브 님이 소개해줬던
발포 태블릿이 생각나서 하나 물에 타 먹고 다시 앉았는데,
문득 '저혈당인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예전에 들었던 근육에서 당을 뽑아쓴다고
하던 말이 생각나더군요. 다리에 경련이 날 듯 하고 있었거든요.
바로 사탕을 먹으면서 꿀믈을 타서 마시고, @해바라기님의 식염 포도당을 2개 먹고
앉아있었습니다. 한 20분 지났나..... 조금 나아진 듯 한데 비슷한 증상이라서, 다시
꿀물 한잔에 식염포도당 2알, BCAA 한잔....
그렇게 한 30분 지나니 슬슬 좋아지더군요.
식사 하고 좀 살아나서 글을 좀 찾아보니 저혈당 맞는것 같더군요.
탄수화물의 중요성!
한 번 해봤으니 나중에는 실수하지 말아야죠.
새벽 4시부터 시작해서 10시까지 6시간 넘게 달리다니 스스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듭니다.
5시간 안으로 끝내고 싶었는데, 옷 갈아 입고, 신발 갈아신고 한다고 시간 다 보냈네요.
다음번에는 더 잘 할 수 있겠죠 뭐.
40k 달리고 나니 자신감이 생깁니다
'풀코스 완주 가능하겠구나!'
몸 회복을 위해 내일은 하루 쉬어야 겠습니다.
그나저나 이제 그 놈의 Super Fly Up으로는 못 돌아갈 것 같습니다 ,하...아....
레이싱화가 괜히 레이싱화가 아니더군요.
신발만 사면 돈 들일 없다고 한 분 이리 나와 봅니다. ㅋ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굇수님들은 맨발로 뛰어도 가능합니다 ㅎ
이런이런님의 댓글의 댓글
달리다 죽더라도 달리러 가려구요^^
레메디스트님의 댓글
기념비적인 날이네요.... 광복적에 최장거리 기록 갱신!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
갑자기 저도 도전의식이 불끈 올라옵니다!!!
해바라기님의 댓글
있었는데 딱 맞춰서 올리셨네요.
무려 6시간을 40K를 넘기기 위해 너무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약속을 목숨처럼 여기고 해내시는 모습에
축하와 존경의 박수를 노냅니다!
젖은 러닝양말은 예쁘게 벗으려고 하면
잘 안되더라구요. 그냥 발목 잡고 뒤집히게
확 벗어 버려야 쥐나는 것도 방지되는 것
같습니다.
어질어질한 것은 혈당이 떨어 졌을 수도
있는데 제 경험상 체열상승으로 땀이 많이
나면서 전해질 불균형이 생기고 탈수로
인한 혈액량이 줄어 들면서 뇌로 신소공급이
원활하게 되지 않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수분 전해질 보충 잘해주시고 푹 쉬시면
서서히 돌아 오더라구요.
장거리완주 하시느라 다시 한 번 수고하셨다는
말씀을 납깁니다.
해바라기님의 댓글의 댓글
https://youtu.be/uUYaroL6mM0?si=oEKgFH1LeD0q4EpQ
위에 영상은 내과의사가 설명하고
아래는 한의사가 설명하는 영상입니다.
시간날실때 보시면 도움이 되실 듯 합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양말 까뒤집는게 제일 쉬운게 맞는것 같습니다. 예쁘게 벗으려고 하다가 힘만 더 들고 ㅎㅎ.
감사합니다 덕분에 힘이 납니다. ㅎㅎㅎ
바람향님의 댓글
한 번 해보셨으니 더 먼 거리라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무조건 해내시겠네요.
이른 새벽부터 고생하셨으니 몸에 충분한 휴식 시간을 주시고 맛난 음식 드시기 바랍니다. ^^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도 몸에 열이 나네요. 맛있는거 많이 먹고 회복해야겠어요 ㅎㅎ
아싸라비아님의 댓글
liva123님의 댓글
알파3가 참 좋은가 보네요. 죠스바 모델도 참 이쁘네요.
좋은거 많이 드시고 충분한 휴식 취해주세요~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눈을 이렇게 높혀 놓아서, 돈 나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감사합니다.
저스트리브님의 댓글
잠을 잘 못 주무시고 이른 시간부터 6시간을 뛰셨으니 퍼지지 않으시는게 이상한 일이지요.
전해질타블렛은 한 알에 물 양이 200ml 정도와 세팅되어 있나봅니다.
500ml 생수 한통이면 두 알 정도는 타 먹어야 되겠더라구요.
회복 잘 하셔야겠어요. 핫핑크 싱글렛 매우 잘 어울리시구요~^^
광복런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한독립만세~!!!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맛있고 좋습니다. 집사람도 한 번 마셔보고는
피곤할 때 먹으면 피로가 싹 가신다며 칭찬하다군요.
대 한 독 립 만 세 !
감사합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다시 자고 일어났더니 댓글이 많이 달렸네요 계속 잠이 옵니다 ㅎㅎ
단트님의 댓글
정말 더운 날에 고생 많으셨습니다 ㅠㅠ
40.75K 장거리 러닝이라니 숫자만 들어도 아득합니다 ㄷㄷㄷ
이렇게 더운 날에 이 정도로 달리셨으면 가을 마라톤은 확실히 완주하시겠습니다
정말 정말 수고 많으셨고 잘 휴식해 주시고 맛있는 거 많이 많이 드세요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몸에 열이 가시지를 않네요 ㅎㅎ.
가을 마라톤도 다시 슬슬 준비해야죠.
힘들었지만 개인적으로 만족합니다.
끼융끼융님의 댓글
춘식이님의 댓글
역시 성공하실 줄 알았어요~ ^^
맛있는거 많이 드시고 내일은 푹 쉬세요~~~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두목의 응원 덕분입니다
하루는 더 쉬어야 될 듯 합니다. ㅎㅎㅎ
shade님의 댓글
저는 아침에 8.15km 2번 뛰었는데 혼자서 하려니 금방 지치더라구요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횟수 보다는 실행했다는데 의의를 둬야겠습니다.
이 더위에 815 두번도 장거리입니다.
감사합니다.
포체리카님의 댓글
와우 해봐라님 정말 해내셨네요 ㅎㅎ
이제 풀코스 가능하시겠어요 ㄷㄷㄷㄷ
대단하시고 멋지시고 자랑스럽습니다!!
해봐라님의 댓글의 댓글
열심히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날씨가좋네요님의 댓글
저두 용기를내 내년 8.15엔 2번 뛰어봐야겠네요! 될지는 모르겠지만..하하..
해봐라님의 댓글
내년에는 세 번도 달리실걸요, 일년 뒤인데? ㅎㅎ
이런이런님의 댓글
수고하셨습니다
저는 밤새 아파서 잠도 제대로 못자고 아침에 누웠다가 이제 일어났어요 ㅜ 이따 밤에 독립군의 마음을 가슴에 담고 주로로 나가봐야겠어요
저도 알파3신고 니가야할까요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