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지 않아.

알림
|
X

페이지 정보

작성자 큐리스 211.♡.194.72
작성일 2024.08.22 07:10
분류 살아가요
175 조회
4 추천
쓰기 분류

본문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곧 내가 타는 기차가 온덴다.

그런데 난 안뛸꺼야.

그냥 오늘은 천천히 살아보려구.

댓글 4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8.22 10:05
이미 좌석을 배정받은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제가 타는 대중교통은 '다음' 차였던 것 같습니다.
방금 도착했거나 지금 문이 열리는 게 아니라, 이미 문이 열려 있고 출발을 대기중인 상태라면
그건 제가 탈 차량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게 되더군요. 그래서 항상 마음이 편안합니다.
아직 제가 타야 할 차량은 오지 않은 것이니까요. 아직 저에게는 몇 분의 여유가 있는 것이니까요.
신호등도 마찬가지 였던 것 같아요. 지금 파란 불은 제가 건너야 하는 급한 순간이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거든요.
물론, 이런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는 한 10분 정도 먼저 출발해야 합니다. 분침을 조금 당겨놓은 것이지요.
누구도 모르는, 저만의 여유를 이렇게 항상 즐기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괜찮은 것 같아요.  ^^

큐리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큐리스 (115.♡.31.45)
작성일 08.22 11:05
@벗님님에게 답글 매번 이렇게 좋은 댓글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이제 나이가 점점 들면서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저를 학대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리고 다음신호등에 건너면 뭐 어때요 ㅎㅎㅎ 그런 마인드로 조금은 여유로워지더라구요.

어디가니님의 댓글

작성자 어디가니 (210.♡.254.193)
작성일 08.22 13:18
한 계단, 한 계단, 두 계단, 세 계단, 점프! 만점짜리 착지는 아니었지만 무릎을 꿇진 않았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자 닫히기 시작하는 지하철 문이 보인다. 숨을 고를 새로 없이 다시 돌진, 마음을 한두 발짝 뒤에서 겨우 쫓아가는 중년의 몸뚱아리. 그렇지만 35년 출퇴근길 노하우가 있다. 이번에도 반쯤 닫힌 문을 뚫고 세잇프!
시간상 굳이 뛰지 않아도 되었지만 역사에 도착해 있는, 막 출발하려는 지하철을 놓칠 순 없지. "지금 뛰면, 나중이 편하다" 이 신조로 IMF며 19코로나며 다 헤쳐온 나 아닌가. 가쁜 숨을 몰아쉬고 열차 안을 둘러보지만 6시 출근 열차 안에 내 엉덩이를 밀어넣을 자리는 없다. 에어컨이 세게 나오는 곳으로라도 움직여야지. 분명 이렇게 열심히 사니 "나중이 편"해야 할 텐데, 내 나중은 나중하고도 나중, 혹 내 몸뚱이가 썩은 뒤 그 나중에 오는걸까?

반대 상황으로 글을 써봤습니다.

큐리스님의 댓글의 댓글

대댓글 작성자 큐리스 (115.♡.31.45)
작성일 08.22 16:28
@어디가니님에게 답글 오홋 신선합니다~~ 뭔가 직장인의 페이소스가 느껴지는 ㅎㅎ 멋진글이세요.^^
쓰기 분류
홈으로 전체메뉴 마이메뉴 새글/새댓글
전체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