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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줄 글쓰기[ (9/30) 오늘의 한 단어 -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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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팬암 203.♡.217.241
작성일 2024.09.30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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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생과 외출 나온걸로 치자'


그렇게 잘해주고 신경을 써 주었건만

그녀는 다른 남자의 손을 잡고 산성역 내리막길을 따라 수진리고개쪽으로 걷고있다.

나는 배달 오토바이의 시동을 끈채 조용히 그들을 뒤따르고 있다.


"김군아! 지금 너 어디야!!"

홀 아줌마의 문자 메시지다. 전화를 안받은것도 벌써 두시간째...

이마져 씹으면 짤릴 위험이 크다.

"잠시 외출나왔어요. 30분내로 들어갈게요."

문자를 대충 날리고 걸리버 폴더폰을 접지도 않은채 시티100 앞바퀴 바구니에 대충 던졌다.



걸면 걸린다더니 평소엔 잘 걸리지도 않는 걸리버폰이

오늘따라 문자는 제깍제깍 잘 들어와서 불만이다.



'수진리쪽은 여관이 많은곳이다'

'아니겠지... 아닐꺼야... 샹년아... 아닐꺼야!! 제발!!'


생각이 이에 미치자 다급한 마음에 시동을 걸고 저새끼를 밀어버릴까 생각도 했다.



노을이 짙어지더니 대로 가로등이 한번에 점등되는지 불이 한번 들어왔다가 가늘게 눈을 뜨고 있다.




댓글 1

벗님님의 댓글

작성자 no_profile 벗님 (106.♡.231.242)
작성일 09.30 12:47
운명적인 순간이라는 게 있다.
피하고 싶어도 피할 수 없는 순간, 정말 어쩔 수 없이 따를 수 밖에 없는.
정말 그랬을까? 정말 다른 길은 없었을까.
몇 번이나 시간을 돌려 그 시점에 나를 가져다놓곤 했다.
다른 길, 다른 선택.
어쩌면 새로운 길이 펼쳐질 수도 있었을거다.
내가 그걸 선택했었다면,
눈을 질끈 감고 돌아설 수만 있었다면.

부질없는 짓이었다.
이미 일어난 사건을 없앨 수도 없고, 되돌릴 수도 없다.
함께 기거하는 이들이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한다.
정말 멍청한 짓이었다고, 순간 내가 미쳐서 그랬다고.
그저 하소연일 뿐이다.
무엇 하나 바꿀 수 없는 그저 하소연일 뿐이다.

운명이었을까,
한 계단 한 계단 힘겹게 쌓아올리던 내 삶의 종착지가 결국 여기라는 게,
정말 운명이었을까.
이 지독한 길을 걸음으로써
내가 무엇으로 되어가는 것인지 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잘 쓰셨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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