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줄 글쓰기] (10/08) 오늘의 한 단어 -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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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부대~~~~ 차렷!"
어영청을 담당하는 정3품 장군의 목소리가
경희궁 숭정전을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왕께 대하여 받들어~~~ 창!"
"충성!"
이산이 세자시절부터 공들인
정병부대원들이 창이며, 청룡언월도를 번쩍거리며
대오를 맞추어 부대장의 명령에 따른다.
궁중음악을 담당하는 전악사가 박을 "탁!!" 하고 치니
재앵~~ 하면서 음악이 흐른다.
정조 이산이 단상앞에 서며 마이크 각도를 조절한다.
ㅡ '부대 열중쉬어'
"열중~~~ 쉬어"
이산은 좌중들을 바라본다.
'흠, 흠' 잠시 숨을 고른 이산이 즉위교서를 낭독한다.
"아! 과인은 사도세자의 아들이다!"
임오화변(壬午禍變)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던 노론 대신들은
이 첫 마디에 엎드린 몸을 더욱 납작 움추러들게 했다.
그러나 첫마디와는 달리
내용은 양부 효장세자를 추숭하며,
혈연은 끊을 수 없는것이니 사도세자에 대하여도 '장조'로써도 추숭여
아들된 도리를 다하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조의 내심은 달랐다
"이 육실할놈들 다 뒤졌어(뒤주에 갖힐줄 알아라)"
2.
사도세자를 죽이는데 앞장선 정후겸은 유배지로 끌려갔다. 곧 사약이 도착했다.
금도부사가 엎드린 정후겸 앞에서 사약교서를 낭독하였다.
"그대는 언제까지 내 어깨에 담을 주게 할것인가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게할거야)
그대에게 쭉나무 네가지를 달인 약을 주노니 (쭉쭉쭉쭉)
흔쾌히 네번 마시게"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마셔라)
3.
이를 본 홍인한은 홍봉한을 찾아갔다.
"형님 어찌할까요?"
"야 시발 좆됐다" (야심한 밤에 새처럼 도망가자)
"그렇겠지요? 알겠습니다"
정조는 연설문의 파급력을 실제로 보여주었다. ~~끗~~
作 : 숭정전은 경희궁에 있는 곳으로 보통 신하들과 대면식을 했던곳입니다. 소싯적에 교회 청년부 애들과 사진찍으러 갔던 기억이 있는데 진짜 내 애들과 이번가을 산책겸 한번 다녀와야겠네요~ (주차가능)
팬암님의 댓글의 댓글
"혹시... 무식한것들... 무사의 무도를 주도酒蹈 (술춤) 으로 해석했나보군"
정조는 피식~ 하며 비웃음을 쳤다.
벗님님의 댓글
숭정전 앞의 밤하늘이 고요하게 흘러가던 찰나,
정조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가 상상조차 해본 적 없는 기이함이었다.
은빛 복장을 한 이방의 존재들은
발밑으로 흘러내리는 달빛과 섞여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별의 잔해처럼 보였다.
그들의 키는 하늘을 찌를 듯이 컸고,
그 머리 위에 뾰족하게 솟은 촉수는 은은한 푸른빛을 발하며 맥박처럼 깜빡였다.
정조의 눈에 비친 그 빛은 마치 밤하늘을 가르는 별똥별과도 같았다.
순간, 차가운 땀이 이산의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손에 쥔 칼자루는 무겁게 가라앉는 듯했으나, 그의 눈동자는 더욱 매섭게 빛났다.
"모두 잡아죽여라!"
정조의 목소리는 전장의 함성처럼 터져 나왔다.
그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병사들은 창과 칼을 들고 앞을 가로막는 이방인들을 향해 뛰어들었다.
창끝이 은빛 갑옷을 가르고, 철이 철을 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공기를 가르며 울려 퍼졌다.
정조의 눈앞에서 외계인 하나가 병사의 창에 의해 쓰러졌지만,
그들의 움직임은 오히려 더욱 날카로워졌다.
팔이 잘려나간 자는 푸른빛으로 상처를 감싸듯 재생했고,
머리 위 촉수가 더욱 강하게 빛을 내며 싸움터를 감싼다.
그런데, 갑자기 그 외계인 중 하나가 팔을 들어 병사들을 멈추려는 듯한 몸짓을 했다.
그 모습이 어딘가 우스꽝스러웠다.
촉수가 계속 깜빡이며 은은한 푸른 빛이 일정하게 번쩍였고,
그 외계인은 마치 무엇인가를 설명하려는 듯 허둥지둥 몸을 흔들었다.
그들의 몸짓은 묘하게도 춤사위처럼 보였다.
"너희들, 술 마실 때... 그거 뭐라고 했더라..."
그 외계인이 비틀거리듯 춤을 추며 무언가를 말했다.
정조는 순간적으로 당황했다. 이건 전쟁이 아닌가?
그러나 외계인의 말을 듣고 있던 병사들조차 무의식적으로 멈추고 그 기묘한 동작을 바라보고 있었다.
외계인은 계속해서 손을 흔들고 발을 비틀며 춤을 추더니,
흥이 오르는 듯 고개를 흔들고 허리를 꺾었다.
촉수는 박자에 맞춰 더욱 빠르게 깜빡였다.
정조는 그들을 보며 차가운 눈빛을 번뜩였다.
"이 자들이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것이냐?"
그러자 한 외계인이 급히 나서며, 희미한 조선어로 말했다.
"우리는 싸우러 온 것이 아니오.
우리... 우주에 술 마시고... 춤추는... 그거, 조선에서 시작된 거라 들었소."
정조는 그 말을 듣자 황당함에 손에 쥔 칼을 꽉 움켜쥐었다.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것이냐?
술 마시고 춤추는 것이 어찌하여 이 전장에서 나오는 말이냐?"
외계인은 곤란한 표정을 지으며 촉수를 살짝 늘어뜨렸다.
"우리가 마시던 술을 마시면 자연스레 나오는 춤사위가 있는데,
그 춤이 바로 당신들 조선에서 시작되었다는 기록을 찾아내서... 확인하러 온 거요."
정조는 당황스러움과 분노가 섞인 얼굴로 외계인을 노려보았다.
"이 땅을 침범해놓고는 술과 춤 이야기를 하다니,
감히 우리 조선의 땅을 더럽히고서 그 따위 말로 넘어가려 하느냐?"
외계인은 급히 두 손을 들고, 또다시 몸을 비틀며 춤을 추었다.
"아니요! 침범하려는 것이 아니오.
단지... 단지... 우리가 마시는 알코올... 춤사위... 그 유래가... 여기서 시작된 거라..."
정조는 칼을 뽑아들며 그들의 말을 무시했다.
"이 사태가 술과 춤 때문이라면, 나는 너희들을 춤출 수 없게 해줄 것이다!"
그러나 외계인은 계속해서 춤사위를 멈추지 않았다.
그것은 어딘가에서 본 듯한 익숙한 움직임이었다.
숭정전 앞의 병사들도 하나둘씩 멍하니 그들의 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외계인들의 몸놀림은 묘하게도 이곳의 전통 무용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정조는 그들의 춤에 한순간 동요하며, 마음속에서 이상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정말로... 저들이 말한 것이 사실인가?
잘 쓰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