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에 대한 이야기 #2
페이지 정보
본문
//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 #1
https://damoang.net/writing/2078
컴퓨터라는 건 참 놀라운 물건이었습니다.
전기로 작동하는 전자 제품이었는데,
이 물건이 사용자의 '명령'을 알아듣고 '실행'이라는 걸 합니다.
냉장고의 전원 버튼, 온도 다이얼,
텔레비젼의 채널 다이얼, 볼륨 조정,
전화기의 수화기를 올려놓은 버튼, 번호 버튼들,
이런 건 딱 부여되어 있는 기능들만 할 수 있는데,
컴퓨터라는 이 물건은 '명령들'을 번호를 달아서 주욱 입력한 후에
'해봐!'라고 RUN을 누르고 엔터 버튼을 탁 치면,
이 명령들을 알아듣고 반응을 합니다.
10 PRINT "냉장고"
RUN
이걸 해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이건 가지고 놀 수 있는 분야가 무긍무진하겠구나.
바로 깨달았죠.
그렇게 컴퓨터라는 물건에 친숙해지게 되었습니다.
아, 다시 키보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봅시다.
애플II 호환기종, 정확히는 APPLE II+ 호환 기종을 사용했었는데,
본체에 붙어 있는 키보드의 옆면과 아랫면에는
또 다른 기능을 가능하게 하는 글씨가 씌여 있었습니다.
그냥 누를 때는 번호와 영문처럼 위에 적힌 기본적인 걸로 눌렸고,
펑션 키를 함께 누르고 누르면 또 다른 게 나와요.
와, 신기합니다.
이렇게 갯수가 한정된 키보드에 더 많은 기능들을 할 수 있게 구현해놓은 것이었죠.
컴퓨터 만든 사람들 참 머리가 좋습니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하실 수 있었던 것인지.
지금 생각해보면
애플II+ 호환 기종에 달려 있던 키보드의 타격감은 그리 좋은 건 아니었습니다.
본체를 열어보니 키보드 바로 아래에 커다란 기판이 붙어 있어서,
키보드를 누를 때마다 옆에 자판도 함께 살짝 눌리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꾹꾹 눌러야 해서 힘이 좀 들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런 거 그 당시에는 신경쓸 겨를도 없었습니다.
이런 신묘한 물건을,
더더군다나 지니의 램프 같은 걸 지금 다루고 있는데 뭐가 아쉽겠습니까.
그 당시에는 그랬습니다.
저의 첫 번째 키보드 경험담은
여기서 이만 줄여도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써보겠습니다.
// 키보드에 대한 이야기 #3
https://damoang.net/writing/2119
끝.
팬암님의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