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생업이 글장이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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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4.12.11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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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생업이 글장이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생업이 글장이였으면,
어찌되었든 맡는 어떤 글을 써야 하는 입장이었다면,
그걸 요구받은대로 잘 쓰고 있을까.
현실은 들끓는 분노 때문에 참을 수가 없는데,
말랑 말랑하고 즐겁고 행복한 어떤 다른 세상을 그려낼 수 있을까?
저는 이게 잘 안될 것 같습니다.
어려워요.
저와 현실이 완전히 동떨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네 소중한 사람들이
어느 미친 넘의 황망한 명령을 받고 한 순간에 죽어나갈 수도 있었다는,
북한에 몇 번이나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전쟁을 일으키라고 들쑤시고,
하다 하다 안되니,
조작이든 뭐든 명분을 만들어서 반대편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모두 죽이려고
수 십 년도 더 된 계획을 현실화해서 늦은 저녁 계엄이라는 내란을 일으키고,
지금 이 순간에도 관련 자료들을 없애고 두문불출하며 인사 처리만 해요?
이번에 걸려서 그렇지, 또 다시, 또 다시 저런 미친 짓을 펼칠 게 분명한데,
아직 잡아넣지도 못하고 있어요.
현실이 이러한데, 어떻게 글을 쓸 수 있을까요.
어떻게 평온하게 지낼 수 있을까요.
속보가 나올 때마다 가슴이 덜컥거리고,
얼른 저 미친 넘을 잡아넣었다는 그런 긴급 속보를 접하고 싶은데,
이조차도 요원하니..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를 않습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생업이 글장이가 아니라서.
서정시인 같은 게 아니라서.
끝.
댓글 1
소금쥬스님의 댓글
글쓴당을 알게 되면서
저의 무궁무진(?)한 소재로 글 올리고 싶어서 노력합니다..
제가 글 쓰는걸 이렇게 좋아할줄은 정말 못랐는데
우리 글쓴당과 경로당에 글 쓰다보니
여러가지 소재 더 개발해서 활기차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지금 제가 도전 못하는 삼행시도 해봐야 하는데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