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페이지] 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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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전부터 괴롭히던 사람이 있다.
뭐가 궁금했는지 상당히 공격적인 말로 전화를 해왔으며
답변자료를 모아 답변하기 위해 전화를 하면
"나 해외요. 지금 해외에 있다고~" 라고 일방적으로 끊는 사람이었다.
요 며칠전부터 내 업무폰으로는
이것저것 깐죽거리는 말로
메시지를 보내왔다.
나와 통화하면서 교묘하게 짜깁기 한 통화 녹음 파일을 오늘 두개나 보내왔고
물론.. 안 들었지만...
미쳤는가, 그 놈 목소리를 또 듣게...
크리스마스 이브날인 오늘 4시까지도 당장 답변하지 않으면
내 인사에 영향이 미치도록 내용증명을 사측으로 보내겠다며 대들었다.
흡연실에서 한숨을 쉬어가며 뻑뻑 빨아댔다.
오랜 직원 하나가 흡연실 문을 열고 들어온다.
열불나는 내 마음과 달리 찬 바람이 훅 들어온다.
왜그래?
ㅡ 아 미친놈이 하나있어.
뭔데?
ㅡ ㅇㅇㅇ 이라는 놈인데 자 봐봐 이 메시지...
끌끌끌.... 계약서를 보니 나이 꽤 있는놈인데....
어? 근데 ㅇㅇㅇ ?
ㅡ 뭐가?
옛날 ㅇㅇ부서에 있다 퇴직한 그 인간 아냐?
ㅡ 동명이인이겠지...
아니, 이곳에 땅투기를 한것도 이상하고. 흔한 이름은 아니지 않아?
목소리를 가늠해보니 그 인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 왜 진작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나는 내 자신을 원망했다.
그리고 한가지 아이디어.... 그인간이 그인간이 맞는지 확인해보려는 획책 회로가 돌기 시작했다.
ㅡ 네 ㅇㅇㅇ 씨죠? ㅇㅇㅇ회사의 ㅇㅇㅇ 입니다.
어~ 잘 있었어? ㅇㅇㅇ 씨?
방금까지 메시지 보낸새끼가... 금치산자도 아니고...
ㅡ 네. 전에 있던 그 건에 대해서요... 그거 누구땅을 사신거죠? 항상 업무처리하는데 땅주인들이 다양해서요
그는 내 의도를 모른채 또 전화기로 떠들고 있다.
아직도 파악도 안되었느냐며... 잔소리를 늘어놓고
ㅡ 근데 목소리가... 혹시 우리회사 ㅇㅇ부서에서 퇴직하신 ㅇㅇㅇ선배 아니세요?
아니 그게 이 일과 무슨상관이야!
걸렸다. 이놈.
ㅡ 맞아요. 근데 지금 연말이고 크리스마스 이브인데 갑자기 자료를 던져주고 다섯시까지 답변안하면 민원을 넣겠다고요? 이게 말이나 됩니까 선배님?
선배라고 하질 말던가 ㅇㅇㅇ씨 나랑 근무는 안했지만 오늘따라 까칠하게 구네? 내가 언제 그랬어!
ㅡ 아! 선배 맞네요! 잘 아시겠지만 지금 ㅇㅇㅇㅇ신청 기간이구요. 단발성 질문에 대해서는 제가 1월 중순에나 답변드리겠습니다. 미안한데 전화 끊을게요!
그는 지금까지도 메시지로 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체가 탄로난것에 대해서 매우 불쾌하다고 한다.
역시 벌레는 패야 제맛이다.
"팰리스 나비다 이 새끼야!"